국제 정치·사회

샌더스 "월가와 맞서 싸울것"...바이든 "중산층 다시 복원"

[美 대선 풍향계...아이오와를 가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 탄 샌더스

"역대 최고 투표율 보여주자" 독려

바이든 "예전만큼 중요한 곳 아냐"

여론조사 열세에 후폭풍 차단 힘써

부티지지측 지지자 문제제기로

76년 역사 여론조사 취소되기도




“우리는 월스트리트, 건강보험사, 주류회사, 화석연료 기업 그리고 군수기업 등과 맞서 싸울 것입니다.”

1일 (현지시간) 오후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의 US셀룰러센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개혁대상을 꼽자 그의 지지자들이 “버니! 버니! 버니! 버니!”를 외치며 화답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3일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며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키자. 미국을 확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날 센터에는 무려 3,000명 가까운 지지자들이 몰렸다. 행사장 1층과 2층이 꽉 들어찼다. 이들은 ‘Bernie(버니)’가 적힌 흰색과 파란색 손팻말을 계속 흔들며 물결을 만들어냈다.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최근 샌더스 의원의 지지도가 급상승 중인 것을 반영하듯 열기가 뜨거웠다. 그는 “(3일에) 친구·가족·동료와 코커스에 와달라”며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보여주자”고 독려했다. 투표율이 낮으면 진다는 게 샌더스 의원의 판단이다.


샌더스 의원과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워털루와 시더래피즈 등 아이오와 곳곳을 누비며 유세를 했다. 그는 “미국의 뼈대를 되살릴 것을 약속한다”며 “이 나라의 정신을, 근로층과 중산층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황인과 흑인, 남자와 여자, 동성애자가 모두 함께”라며 지지층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워털루를 찾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메디케어포올(국가운영 단일건강보험)’ 비용이 얼마나 들지를 그들이 왜 모르는지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모든 학생의 빚을 탕감하는 데 얼마나 들까”라며 샌더스 의원의 공약에 견제구를 날렸다.

관련기사



그는 혹시 있을지 모를 아이오와에서의 후폭풍을 차단하는 데도 힘썼다. 그는 이날 CNN에 “아이오와는 예전만큼 중대한 지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이오와에서 지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은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16개 주가 한번에 경선하는 다음달 3일 ‘슈퍼 화요일’을 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아이오와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샌더스 의원이 25%로 1위를 차지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17%에 그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에게도 뒤졌다.



이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시더래피즈와 아이오와시티, 백인 지지층이 두터운 부티지지 시장은 시더래피즈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경선의 치열함을 보여주듯 지역지 디모인레지스터와 CN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셀저앤드컴퍼니와 이날 오후8시 발표할 예정이었던 여론조사 결과 공개가 전격 취소됐다. 지금까지 디모인레지스터는 코커스 이틀 전 자신들의 마지막 여론조사를 공개해왔다. 아이오와주에 있는 부티지지 시장의 지지자가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는데 선택지에 부티지지가 없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디모인레지스터 측은 “레지스터는 지난 76년간 아이오와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해왔다”며 “한 응답자의 설문에서 특정 후보가 누락됐는데 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위태롭게 할 수 있어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티지지 시장 지지자들의 열정은 만만치 않다. 이날도 ‘피트를 위해 투표하자(vote for Pete)’는 배지를 단 뉴욕·뉴저지 인근 지지자 20명가량이 단체로 부티지지를 응원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디모인에 도착했다. 디모인 주민인 로버트 앳킨스는 “코커스가 화요일이면 좋겠다”며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아이오와의 경우 백인이 90%를 넘는데다 지난해 부티지지 시장이 이곳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부티지지 지지층은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돌풍 이후 대선에서 승리한 사례를 부티지지가 재연하기를 바라고 있다.

같은 날 치러지는 공화당 코커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코커스에 앞서 아이오와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재선되지 않으면 아이오와의 농업은 망할 것”이라며 “나는 아이오와에서 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디모인에 사는 이민자 출신 테클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에게 너무 각박하다”며 “그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모인·시더래피즈=김영필특파원 [email protected]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