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완만한 유가 상승 고맙다" 2분기도 휘파람 부는 정유

국제 유가 배럴당 50달러로 올라

정제 마진 하락폭 상쇄 효과

국내 4개사 총 영업익 2조 넘을듯






국내 산업 전반이 불황을 겪는 가운데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정유사들이 2·4분기에도 휘파람을 불 수 있을 듯하다. 유가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린데다 줄어드는 정제마진의 영향이 우려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등 주요 시장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늘리고 국제 수요도 장기적으로 하강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총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조7,000억원을 웃돌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만큼은 아니지만 올 1·4분기(1조8,500억원) 수준은 넘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모두 저유가로 매출은 줄어드는 대신 전분기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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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유업계는 정유 부문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이번 분기 들어 대폭 줄면서 지난 1년여간 이어졌던 호황기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올라 배럴당 50달러선에 접근하면서 정제마진 하락폭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완만한 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이 미리 사놓은 원유의 재고평가 이익으로 이어진다. 한 대형정유사 관계자는 “재고평가 이익이 좋아 두 달치 실적이 전 분기보다 좋았다. 타사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산업이 시황 악화로 줄줄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1년 넘게 계속돼온 정유사들의 좋은 실적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중국·인도·중동 국가들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증가 추세와 장기적 수요 감소를 염려하고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기자간담회에서 “정유화학 산업은 ‘알래스카의 여름’ 같은 짧은 호황 뒤 긴 불황이 찾아오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은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 생산기지에 적극 투자하며 알래스카의 겨울에 대비할 방침이다. S-OIL은 2013년부터 ‘슈퍼(SUPER) 프로젝트’로 중질유 탈황설비와 파라자일렌(PX) 시설 고도화에 1조원 넘게 투자했으며 오는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해 프로필렌·휘발유 같은 고급제품의 생산량을 늘리는 ‘RUC·ODC’ 계획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짓는 현대케미칼을 올해 말까지 완공해 정유부터 화학제품에 이르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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