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톡톡 펀드매니저] 김기백 한투운용 펀드매니저 "가치주 골고루 투자...후보株 500여개로 늘렸죠"

특정 종목 아무리 많이 올라도

정해진 편입 비중 절대 안바꿔

중소형주펀드 중 수익률 1위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 30대 펀드매니저가 뜨고 있다. 30대 최고운용책임자(CIO)가 탄생하기도 하고 승승장구하는 헤지펀드업계에도 30대 펀드매니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경력이나 나이가 아닌 수익률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펀드시장을 이끌어갈 ‘뉴페이스’들의 투자철학과 전략을 들어본다.

김기백(33·사진)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취미처럼 ‘펀드 유니버스’를 늘리는 중이다. 직접 운용하는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의 편입 후보로 현재 500여개 가까운 종목을 살펴보는 것도 모자라 앞으로 매년 100개씩 늘려 총 1,000개 종목을 투자후보군으로 만들어 놓겠다는 계획이다.

김 매니저가 다양한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운용하는 펀드의 투자철학 때문이다.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는 다양한 가치주에 조금씩 골고루 투자하다 보면 높지는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쌓아나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펀드다. 실제 이 펀드는 설정액이 약 250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편입 종목은 100개 가까이 된다. 100개 종목을 편입하려면 1,300~1,500개 종목을 분석해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최종적으로 선별된 종목에는 전체 투자자산의 1~1.5%를 투자한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아무리 많이 올라도 편입 비중은 절대 바꾸지 않는다. 이 같은 투자철학을 지켜온 결과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는 지난 2007년 설정된 후 한 번도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 올 들어 수익률은 2.03%로 중소형주 펀드들 중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매니저는 “팀원 4명이 각각 연 300~400개 기업을 탐방하고, 한 기업도 여러 번 방문해 옥석을 가려내고 양질의 이익을 내는 기업을 저렴하게 매수하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투자원칙”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매니저는 2012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한 후 리서치팀을 거쳐 2013년 말부터 중소밸류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가치주 투자에 대한 그의 믿음은 견고하다. 김 매니저는 “2011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만 집중적으로 담은 ‘압축펀드’가 유행했지만 결국 반짝 수익률을 낸 후 시장에서 외면당했다”며 “특정 업종에 집중 투자하면 초과 수익률을 낼 수는 있겠지만 증시 하락기에는 그만큼 하락 폭도 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아직까지 변동성이 큰 바이오·헬스케어주를 편입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매니저는 “바이오·헬스케어주 중에서도 시장에서 소외됐지만 경쟁력을 갖추고 자본을 쌓아가는 종목이 있다면 앞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 미래를 내다보고 가치주 투자를 하고 있지만 혈기왕성한 ‘젊은 펀드매니저’의 본능마저 숨기기는 어렵다. 특히 단기 수익률에 연연해 펀드를 판매하는 자산운용사들의 관행은 반드시 바꾸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매니저는 “투자자들을 쉽게 설득하기 위해 단기 수익률이 높은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운용사들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펀드의 특성상 단기 수익률보다 중장기 수익률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