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3일] 경영난 불구 사회복지예산 안 줄이는 삼성

삼성그룹이 계열사 사장단협의회에서 올해 저소득층 지원 등에 투입하는 사회복지 부문 예산을 줄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1,100억~1,200억원을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해 쓰기로 한 것이다.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예산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차대전 이후 처음이라는 세계경제 위기로 생존이 기업경영의 최대 화두가 된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물론이고 세계 초일류기업도 마찬가지다. 살아 남기 위해 기업들은 마른 수건도 다시 짜낼 정도로 내핍경영에 나서고 있다. 투자ㆍ고용ㆍ마케팅 등 경영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푼이라도 줄이고 조이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 예산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삭감 우선순위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에 돈을 쓰는 것이 중장기적 효과는 있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그래서 투자보다는 비용으로 여겨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삼성이 사회복지예산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삼성의 이번 결정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고 생활의 어려움을 더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이야말로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지지 못한 계층, 힘없는 사람들일수록 고통이 더 큰 반면 이들에 대한 사회의 지원과 관심은 줄어들어 삶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도 기업 이미지 제고에 적지않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삼성의 사회복지예산 유지는 길게 내다보는 경영이기도 하다. 삼성이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추어 이번 삼성의 결정은 다른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극심한 불황을 헤쳐나가기 힘들겠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경제적 약자를 돕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업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사회공헌에 쓰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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