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K패션 성공신화 이루려면

지난달 말 제일모직은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세계 시장을 겨냥한 패션 한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아이돌 스타를 통해 K팝 열풍을 주도해온 YG의 신문화 개척 역량과 제일모직의 패션 비즈니스 노하우가 결합되면 막강한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 대기업들의 한류 활용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K팝 열풍을 마케팅에 채용하는가 하면 톡톡 튀는 젊은 감성을 승화시킨 브랜드를 창출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이 안간힘을 쓰는 동안 정부 역시 10 Soul, 컨셉코리아, 슈퍼K컬렉션 등 곳곳에서 패션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문화관광부ㆍ지식경제부ㆍ서울시가 개별 지원하는 형태다. 결국 이러한 행사들은 중장기적인 계획이나 한류를 통한 장기적인 시너지 창출보다는 단편적인 마케팅 행사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다. 행사를 추진하는 업체들의 역량이 부족해 오히려 한류의 전체적인 수준을 떨어뜨리고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한마디로 눈앞에 보이는 실적에 급급한 홍보용이라는 비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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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지난 1980년대부터 이세이 미야케, 겐조 다카다, 요지 야마모토 등 자국 패션 디자이너를 국가적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세계 톱 디자이너로 키워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K브랜드를 창출하려면 정부의 지원 방식이 현재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대규모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류 패션을 총체적으로 진두지휘할 태스크포스팀이 만들어지는 게 급선무다. 이를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콘텐츠의 전문성을 높여 제조업과 문화 사업의 연결고리를 찾아나가야 한류가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5,000원짜리 청바지 원단도 어떤 디자인, 어떤 스토리를 입히느냐에 따라 500만원짜리 금싸라기 청바지가 되는 세상이다. 한국 패션은 이제 정체성이나 제품력으로는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어깨를 겨루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5,000원짜리가 500만원이 되는 K패션 성공 신화의 꿈이 이룰 수 있도록 정부의 스마트한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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