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나집 말聯총리, 수쿠크법 무산 아쉬움 에둘러 피력

"한국, 제3국 투자때 금융중재자 역할 하겠다"<br> 5일 李대통령과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모하마드 나집 빈 툰 압둘 라작(왼쪽)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회담장으로 이동하면서 대화하고 있다./왕태석기자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모하마드 나집 빈 툰 압둘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5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수쿠크법(이슬람채권법)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나집 총리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슬람 금융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제3국 투자사업 진출시 금융중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세계 최대 수쿠크 발행국인 말레이시아가 한국업체의 오일머니 확보를 돕겠다는 뜻으로 ‘수쿠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한국 정부가 수쿠크법 입법화를 추진하다가 기독교계의 반발로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나집 총리의 ‘이슬람 금융 허브 역할’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수쿠크 발행 확대를 핵심적인 금융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금융 시스템의 하나인 이슬람채권을 한국이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의 수쿠크법 입법화 무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이밖에도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ㆍ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앞으로 양국 간 FTA 체결시 경제ㆍ통상 분야는 물론 전반적인 양국관계가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적극적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말레이시아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에 대한 말레이시아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나집 총리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오는 5~6월 북부 해상 가스전 광구에 대한 개발계획을 공표할 예정”이라며 “한국기업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정상은 생명공학ㆍ방위산업ㆍ원전ㆍ금융ㆍ관광ㆍ하천정비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나집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하천정비사업에 청계천 복원 및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을 통해 축적된 한국의 우수한 하천정비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기를 희망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녹색기술 등 신기술 분야의 중요성에 공감한 뒤 그동안 양국 에너지 부처 간 많은 협력사업이 발굴된 것을 평가했다. 또한 바이오연료ㆍ태양광에너지 등 녹색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모색해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나집 총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오찬간담회 겸 사업환경 세미나에 참석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오찬 환영사에서 “말레이시아와 한국은 각각 동남아와 동북아의 대표적 경제개발 성공 모델 국가로 아시아 미래를 위해 협력관계를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바이오연료와 전기차 전지 등의 녹색기술 분야와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통신ㆍ교통 산업에서 더 많은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집 총리는 연설을 통해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1960년 수교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관계를 진전시켜 왔다”며 “양국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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