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위대한 침묵' 조용한 유혹

대사도 조명도 음향효과도 없는 '다큐 영화'의 이변<br>입소문 타고 26일만에 2만명 돌파… 확대 개봉키로


SetSectionName(); '위대한 침묵' 조용한 유혹 대사도 조명도 음향효과도 없는 '다큐 영화'의 이변입소문 타고 26일만에 2만명 돌파… 확대 개봉키로 김지아기자 [email protected]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사람이 침묵한다. 하얗게 쌓인 눈을 치우는 수도사의 얼굴은 빨갛게 얼어붙지만 춥다는 호들갑 대신'서걱서걱'소리만 남고, 식사 후 남은 음식 찌꺼기는 식사 시간 동안 남겼던 온갖 소리를 안고 배수구로 흘러간다. 영화'위대한 침묵'속으로 관객들이 소리 없이 발걸음을 향하고 있다. 화려한 영상과 현란한 음향효과가 점철된 겨울 극장가에 등장한 조용하고 강한 유혹이다. 영화는 해발 1,300미터 알프스에 위치한 로마 카톨릭교 카르투지오 수도회 그랑드 샤르트뢰즈(La Grande Chartreuse)수도원의 모습을 그렸다. 238개 좌석의 단관 개봉으로 시작했지만 조용한 소문을 타고 개봉 26일만에 관객 2만명을 돌파했고, 결국 지난 달 31일 코엑스 메가박스ㆍ압구정 CGVㆍ구로 CGVㆍ광주극장 등에 확대 개봉이 결정됐다. 162분이라는 긴 상영시간과 수도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라는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와 소재가 낳은'이변'이다. 영화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2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1984년. 필립 그로닝 감독은'침묵'에 관한 영화를 기획하고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수도원에서는 "아직 때가 아니다. 10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1999년 그로닝 감독은 긴 기다림 끝에 수도원으로부터"이제 준비가 됐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로닝 감독은 6개월간 수도원에서 수도사와 같은 생활을 하며 2년에 걸쳐 촬영을 한 끝에 2005년 영화를 완성했다. 수도원 측은 영화 촬영을 허가하는 대신 몇 가지 조건을 내 걸었다. 첫째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을 것, 둘째 자연적 소리 외 어떤 음악이나 인공 사운드를 추가하지 말 것, 셋째 다른 스태프 없이 감독 혼자 촬영 할 것 등이 그것이다. 덕분에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40여분 동안 관객은 수도원의 수도사와 함께 하고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렇다 할 대사도 없고 수도사의 삶과 수도원의 정경이 대부분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지루하지 않다는 평가다. 영화 속 수도사들은 자급 자족을 원칙으로 하기에 스스로 농부도 되었다가 기술자가 되기도 한다. 성경을 읽고 미사를 드리지만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단순히 종교인의 삶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시간이기 때문이다. 신년 연휴에 이 영화를 찾은 국내관객은 4,000여명에 이르렀다. 이로써 영화는 수 많은 대작 영화들 사이에서 박스오피스 8위에 오르는 선전을 했다. 개봉한 지 한 달째지만 여전히 영화의 객석점유율은 90%를 상회하고 있고 특히 중년층이 자주 찾는 오후 시간대에는 표를 구하기 더 어렵다. 수입사 진진의 관계자는 "초기에는 중년층이 많이 찾았는데 요즘은 입소문을 타고 젊은 층에서도 찾고 있다"며 "단순한 영화 관람이 아닌 새로운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영화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수입사 측에서도 이런 흥행을 예상하진 못했다"며 "씨네코드선재 운영이래 매회 매진은 최근 들어 거의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 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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