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축] "재건축 물량 잡아라" 업계 열전

「2000년대 분양시장을 좌우할 재건축 물량을 수주하라」재건축 수주가 주택업계 하반기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시공사가 선정된 잠실 3단지와 오는 24일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하는 잠실 4단지를 시작으로 그동안 시공사 선정을 미뤘던 서울 저밀도 5개지구 아파트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작업과 조합창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 조합창립을 추진하고 있는 저밀도 아파트단지는 잠실 4, 개포 1, 개포 4, 반포주공 3, 영동 1, 개나리 2차 등 1만2,300여가구. 또 6,600가구인 가락시영아파트도 연말을 목표로 조합창립을 준비중이다. 주택업계로서는 신규택지공급이 드문 서울지역에서 재건축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내년이후 분양전선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수주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저밀도 지구의 경우 수요층이 두텁고 상징성이 강한 강남지역이란 점에서 주택업체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올해 6건의 수주 실적을 올린 현대건설과 청담도곡지구의 해청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한 현대산업개발 등「현대」2개사는 저렴한 시공비를 무기로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이들 2개사는 LG건설과 손잡고 지난 5월말 잠실 3단지 수주전에 참여, 경쟁사에 비해 평당 12만원이나 낮은 시공비를 제시함으로써 완승을 거뒀다. 두회사는 하반기 반포, 개포 등 다른 저밀도 지구의 수주경쟁에서도 높은 지명도와 저렴한 시공비로 다른 업체들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삼성도 재건축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90년들어 파격적인 이주비제시등으로 재건축바람을 부른 장본인. 사업부문 분리등으로 추춤했으나 올들어 1,374가구(신축가구) 규모의 당산동 강남맨션 등 3건의 재건축 수주실적을 올렸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수주활동을 펴는 실무진들이 상당한 전권을 가지고 있다』며 『꼭 따야 되겠다고 판단할 땐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경계대상 1호』라고 말한다. 삼성은 오는 24일의 잠실 4단지 시공사선정에 앞서 이벤트업체를 동원한 대대적인 홍보활동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택시장에 최근 두각을 보이고 있는 LG건설은 하반기 대지면적 1만평 이상의 대형단지위주로 재건축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LG건설 관계자는 『반포나 잠실 등 상징성이 강한 지역에는 꼭 1개단지 이상 수주할 계획』이라며 『고급 브랜드로 떠오른 LG브랜드의 이미지를 살리고 쾌적한 단지조성 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건설, 롯데건설 등도 최고경영진의 독려속에 재건축 시장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용인, 구리토평, 방이동에서 잇따라 분양성공을 일궈낸 베스트빌 브랜드로 잠실 4단지 수주전에 단독으로 뛰어든 상태. 알루미늄샷시 무료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롯데건설은 재건축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월 한 아파트 재건축 주민설명회에는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즉석에서 200만원의 이사비용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경쟁사를 제치고 시공권을 따내기도 했다. 주택업체관계자들은 하반기 재건축 수주전에 업체들을 사활을 걸다시피 할 것이기 때문에 이주비 상승 등 과열양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이학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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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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