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법인구조조정 설문] 66% "사업 축소.철수 계획"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현지법인들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사업장 철수, 투자계획 철회 등 축소지향의 구조조정에 매달릴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해외 현지법인의 존립기반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일 국내 대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현지법인의 구조조정 현황 및 향후 경영계획」설문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현지법인의 구조조정이 계속된다= 응답기업의 21.4%가 앞으로 해외투자계획을 철회하거나 현지법인을 아예 철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사업분야 축소, 일부 지분매각, 인력조정, 생산성향상 등 구조조정을 계속한다는 기업이 44.6%였고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는 기업은 19.6%,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11.6%에 불과했다. 현지법인 경영이 상당기간 위축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97년이래 현지법인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은 전체의 67.4%에 달했으며 이들중 69.8%가 구조조정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부정적 평가도 30.2%로 만만치 않았다. 특히 30.5%의 기업들은 해외 생산기반 축소로 인한 미래 경쟁력의 약화를 걱정했다. 21.7%는 현지법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손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법인의 자생력이 부족하다= 현지법인의 경영개선 과제에 대해 낮은 수익성과 높은 모기업 의존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현지법인의 자금조달원은 모기업의 출자나 송금이 55.9%, 모기업의 지급보증을 통한 현지국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도 21.1%를 차지했다. 모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현지법인은 20%정도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또 투자결정 단계에서 충분히 사전조사를 하지 않았다거나 투자수익성을 평가하는 절차마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래 전략의 핵심은 수익성 위주 경영이다= 이같은 문제들은 기업들의 미래 경영전략에 반영됐다. 설문대상 기업들은 외형위주 성장성 중심경영에서 수익성 중시위주로 전략을 바꾸고 현지시장의 잠재력과 현지법인의 매출액 증가전망에도 불구,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경영능력 제고와 대외 홍보효과, 현지화 등을 중시하는 세계화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선진기술과 경영능력을 배우기 위해 전략적 제휴형태의 투자를 더욱 늘리겠다는 기업이 많아 현지직접투자의 장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정부나 재계가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의 설비투자와 자본재 수요처로서 해외현지법인을 활용하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록 국내사정이 어렵더라도 현지법인에 대해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민간협의체 구성 등 기업차원에서 능동적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건의사항= 금융관련 건의사항이 많았다. 현지법인과 연관된 외환거래를 추가로 자유화하고 현지은행들이 현지법인에 대한 대출금 만기연장이나 신규대출을 조속히 정상화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현지법인에 대한 본사의 지급보증 한도액을 늘리고 국내은행의 투자승인절차를 간소화하는 조치도 촉구했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고있는 가운데 정리비용의 송금절차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외에 수출부품을 사용한 완제품에 대한 세금감면과 통관절차 간소화 대사관, 무역관 등 현지기관의 지원강화 해외사업 청산을 위한 규정및 절차 마련 중동국가에서 건설업 입찰 참여조건으로 의무화하고있는 현지업체와 합작기업 설립규정의 완화 또는 철폐 등을 건의했다. /손동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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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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