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IT업계 추가 구조조정

"불황따른 매출 감소 고강도 비용절감으로 만회" '마른행주도 다시 짠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본격적인 불황을 앞두고 구조조정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미 수 차례에 걸쳐 몸집 줄이기에 나섰던 루슨트, 시스코, NEC 등은 23일 좀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모토롤러, 에릭슨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 장비 업체들도 적자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매출신장을 통한 성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비용절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게 최근 구조조정의 목표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세계적 경기침체 가능성이 좀더 구체화되면서 이 같은 IT 업계의 몸집 줄이기와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 봤다. 한편 시스코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이날 증시는 IT 기업들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요IT업체, 추가 구조조정 착수 이미 8,500명의 직원을 정리한 바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는 23일 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적자사업부문을 폐쇄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스코는 적자폭이 큰 지역유선통신업자를 고객으로 한 텔레콤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이를 책임지던 케빈 케네디 부사장을 해임키로 했다. 또 라우팅ㆍ 인터넷 스위칭 등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부문을 11개로 세분화해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파산이란 벼랑 끝 위기까지 몰렸던 루슨트도 이날 인원을 절반으로 감축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주력사업에만 집중, 2002년에는 흑자를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루슨트는 이날 증권사 애널리스트와의 면담에서 현재까지 발표한 감원 규모보다 많은 50%의 가량의 인원을 정리, 현재 약 10만6,000명의 직원을 6만명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 동안 발표됐던 수치보다 많은 것으로 루슨트는 이를 위한 유동성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최대 반도체 업체인 NEC도 최근 일본 내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컴퓨터, 통신장비,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자국 내 공장 3개 정도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4,000명의 직원을 이미 내보낸 NEC가 추가 감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불황 대비한 위한 것 전문가들은 주요 IT 기업들의 감원 등 최근 구조조정을 매출감소에 따른 경영악화를 비용 줄이기로 만회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실제 내년도 흑자전환을 선언한 루슨트는 매출은 올해 수준이 되겠지만 비용절감을 통해 순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속속 비용 줄이기를 통해 어느 때 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증시는 대규모 감원이 실업률 증가란 고통을 수반하긴 하지만 이들 기업의 경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 했다. 정규 주식시장 마감 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시스코의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무려 5.37% 급등한 17.66달러에 거래됐으며 NEC도 24일 도쿄증시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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