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소문서 현실로…보험사 M&A 꿈틀

녹십자생명 피인수 이어 교보생명 등 5곳 매물로<br>4대 금융지주서 눈독… 성사땐 업계 판도변화


현대차그룹의 녹십자생명 인수로 보험사 인수합병(M&A)이 주목을 끌고 있다. 설(說)만 난무해 '소문만 무성한 잔치'라는 얘기마저 돌았지만 현대차의 보험업 진출이 사실로 드러나자 큰 틀의 변화가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보ㆍ동양 생명 주인 바뀔까=올 들어 시장에 매물로 나왔거나 매각설이 흘러나온 보험사는 녹십자 외에 에르고다음다이렉트와 교보생명ㆍ 동양생명ㆍ그린손해보험ㆍING생명 등 5~6개다. M&A 시장의 대어는 단연 교보생명이다. 2대 주주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분(24%)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피인수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대우인터는 지난달 말 "지분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외부 자문기관을 선정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당시 지분매각 방식을 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분을 계속 갖고 있어야 할지 검토하기 위해 자문기관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분 매각설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 됐다. 교보생명 주식 9.93%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도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터라 교보생명의 M&A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교보 측은 "신창재 회장과 우호세력의 지분을 더하면 적대적 M&A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M&A 가능성을 일축했다. 동양생명도 지주사인 동양메이저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M&A설에 휘말렸다. 동양그룹이 동양생명 대주주인 보고펀드에 투입했던 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동양종금증권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얘기였다. 동양생명 측은 M&A설을 부인하지만 업계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새 주인 찾는 에르고다음=에르고다음은 일찌감치 매물로 나왔다. 독일 에르고그룹이 철수를 결정한 지 5개월째다. 적극적인 매입 의사를 나타냈던 기업은행은 발을 뺐다. 예상보다 많은 부실자산과 높은 매각대금 등이 걸림돌이었다. 앞서 프랑스계 보험그룹인 악사도 인수 의향을 나타내고 실사까지 거쳤지만 발길을 돌렸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 에르고다음의 특성에 비춰볼 때 최근 대형사의 온라인 진출과 실적 향상 등이 에르고다음의 새 주인 찾기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본다. ING생명은 아시아ㆍ태평양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핵심 부문인 보험을 내다팔기로 했다는 소식으로 M&A설에 휘말렸다. 매각설이 돌자 사장까지 나서 부인했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와 삼성생명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공격적인 자산운용으로 높은 수익을 거뒀던 그린손보는 글로벌 위기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각설이 대두됐다. 이영두 회장도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4대 금융지주 모두 눈독=보험사 인수 주체로는 신한ㆍKBㆍ우리ㆍ하나 등 4대 금융지주가 꼽히고 있다. 어윤대 KB 회장은 "ING생명 인수를 제안했다 거절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계약 직후 "보험분야가 약하기 때문에 M&A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각각 보험사 M&A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카드 분사나 외환은행 인수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 보험사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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