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골프장 회원권 처분 방침이 회원권 시장의 침체 국면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선 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회원권 시장은 골프접대비 손비 제외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삼성이 보유중인 골프장 회원권을 매각하기로 하는 등 악재가 고개를 들자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27일 주요 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의 `회원권 정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시세에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회원권 소유자들은 삼성이 회원권을 정리하면서 매물이 늘면 시세가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래가 되지 않는 안양베네스트 등을 제외한 매각 가능 회원권의 규모를 확인해봐야 하지만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답하고 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팀장은 삼성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헐값에 급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공개 매각할 경우에도 시세와 비슷한 액수로 하한가를 정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시장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나 업계는 삼성의 회원권 매각과 골프 자제 분위기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다른 기업으로 파급돼 전체적으로 시장을 냉각 시킬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골퍼들의 심리적 위축을 가중시킬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최근 계속돼온 회원권 시장의 냉 기류는 예년과 달리 골프장 이용객이 늘어도 시세가 반응하지 않는 `부킹 따로 시세 따로`인 기현상을 낳고 있다. 거래가 줄고 신규 분양이 부진하면서 기존 회원들의 부킹 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복합 회원권`이나 `유사 회원권`의 판매 경쟁이 일고 있기도 하다.
송용권 팀장은 “저금리와 투자처 부재의 상황이 여전해 큰 폭의 시세 하락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국내 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되면서 불황을 모르던 골프장 회원권업계도 활기를 찾지 못할 만큼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분위기를 쇄신할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 한 회원권 시장의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박민영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