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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아픔의 역사 간직한 유라시아 고려인

■유라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 150년(김호준 지음, 주류성 펴냄)


유라시아 고려인 통사(通史)다. 저자는 10년의 현지답사와 연구를 토대로 50만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개괄적으로 정리해 기록했다. 조선조 말인 1860년대 연해주로 건너간 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했던 수난, 그리고 성공한 소수민족으로 일어섰다가 다시 유랑의 길로 나서야 했던 유라시아 고려인들의 역사가 빼록히 들어가 있다. 고대 서역을 누빈 고구려 사절, 신라 고승 혜초, 고구려 유민 고선지 장군 등도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원조로 보고 그들의 행적을 전사(前史)로 곁들였다.


이어 과거 차르 시대와 스탈린 시대의 고려인의 삶을 차별받고 탄압받고 착취당한 피지배 소수민족의 입장에서 세밀한 고증을 곁들여 고발하고 있다. 1937년의 고려인 강제이주 역사가 드러난 것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소련 고문서의 비밀이 본격적으로 해제되면서부터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에 관한 많은 자료가 발굴되고 재해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저술도 그 기록물이 1차적인 바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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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에게 중앙아시아는 역외개척의 현장이다. 8세기 서역에 잔류한 고구려 포로들은 제지술 등을 서방에 전파하며 세계문명교류에 이바지 했고, 20세기 중앙아시아로 추당된 고려인들은 근면성을 바탕으로 소련 최고의 모범농장을 건설해 성공한 소수민족으로 우뚝 섰다. 우리 민족에게는 그런 일을 성취해낼 정도로 진취성, 모험성, 개방성 등이 있었던 셈이다. 그 같은 고구려와 고려인의 저력과 투혼이 돋보이는 곳이 바로 중앙아시아라는게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카레이스키(고려인) 역사의 복원이란 그동안 잊었던 민족사의 아픔과 근현대사의 숨은 그림 찾기"라고 말한다. 3만원


정승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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