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강성호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반도체 메모리 불량 수리 속도 확 높여<br>기존 내장 수리연산회로보다 처리 속도가 2.5배나 빠르고<br>메모리 내 면적은 크게 줄인 새 브랜치 연산회로기 개발<br>"반도체 생산단가 절감에 도움"

강성호(오른쪽) 연세대 교수가 연구원들과 함께 반도체 메모리 칩의 불량 테스트 시험을 하고 있다.

반도체 메모리 칩의 셀(cell) 크기는 점점 작아지는 반면 하나의 메모리에 집적되는 셀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공정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고집적되는 메모리의 특성상 메모리에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와 종류도 그만큼 증가할 수밖에 없다. 메모리 셀이 동일한 형태로 오밀조밀하게 배치돼 있는 메모리의 특성상 한 개의 셀에서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제품 가치가 크게 상실되고 수율이 크게 떨어진다. 이에 따라 메모리 셀에 대한 효과적인 수리가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강성호(47)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존보다 수리 효율을 크게 높이는 대신 하드웨어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반도체 메모리 수리 기술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수리연산회로보다 불량 처리 속도 2.5배 향상=반도체 메모리에 불량이 발생할 경우 이를 수리하는 기술은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과거에는 불량 셀을 수리하기 위해 외부 장비를 이용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메모리 자체에 내장된 수리연산회로를 통해 처리하는 기술이 주를 이룬다.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자체 내장 수리연산회로로는 크레스타(CRESTA), ESP, LRM, SFCC, 인텔리전트살브퍼스트(IntelligentSolveFirst) 등이 있다. 크레스타는 수리효율이 뛰어나고 수리연산시간이 빠른 것이 장점이지만 메모리 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큰 것이 단점이다. ESP와 LRM은 면적은 적게 차지하는 대신 수리효율이 낮다. 또 인텔리전트살브퍼스트와 SFCC는 수리 효율은 뛰어나지만 각각 긴 연산시간과 큰 면적부담이 한계로 지적됐다. 강 교수는 이 같은 기존 자체 내장 수리연산회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일 연산회로로 처리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병렬연산조건을 추출, 이를 연산하기 위한 브랜치(branch) 연산기를 개발했다. 이 연산기는 메모리 셀에서 발생하는 불량의 연속성을 고려해 불량 종류를 분류하고 불필요한 정보 저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메모리 셀에서 수리연산회로가 차지하는 면적을 크게 줄였다. 또 효과적으로 분류된 불량 정보를 활용해 수리방법을 찾기 위한 연산시간도 최소화했다. 특히 하드웨어적으로 간단한 회로를 구성, 수리방법 후보를 병렬적으로 연산하도록 해 빠른 시간 안에 최적의 수리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강 교수가 개발한 브랜치 수리연산회로는 최근에 개발된 SFCC보다 약 13%가량 적은 면적을 차지하고 처리 속도도 약 2.5배 빠르다. 강 교수는 "이 기술은 최적의 수리효율뿐 아니라 소요면적과 수리시간에서도 매우 우수하다"면서 "산업체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생산단가 낮추고 효율은 높여=테스트 기술은 제작된 반도체 칩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검사하기 위한 기술로 반도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수율을 향상시킴으로써 생산단가를 절감하는 데 핵심적인 수단이다. 반도체 메모리 칩이 갈수록 고집적화하는 추세여서 반도체 개발 및 생산에서 테스트 비용을 줄이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강 교수는 "앞으로 반도체 업체들은 관통전극(TSVㆍThrough Silicon Via)과 같은 형태의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단품메모리의 용량과 동작속도를 증가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기존에 시스템 반도체(SoCㆍSystem on a Chip) 내부의 내장 메모리에만 적용됐던 자체 내장 수리연산회로를 상용 단품 메모리에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수리연산회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최대 화두"라고 말했다. 자체 내장 수리연산회로가 불량을 빨리 잡아내고 메모리 칩 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적어야 고집적 고성능 메모리를 개발할 수 있고 반도체 생산 단가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우주항공이나 자동차ㆍ의료기기 같은 분야에서는 동작상의 작은 불량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메모리 효율의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강 교수는 "이러한 분야에서 자체 내장 수리연산회로를 이용하면 실시간 불량 수리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자체 내장 수리연산회로 기술은 제품 출하 후에도 자체적인 수리가 필요한 분야에서 동작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미래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지난 2002년 테스트협회를 창립한 데 이어 2008년에는 한국반도체테스트학회를 설립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으면서 국내 반도체 테스트분야의 연구와 산학연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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