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목요일 아침에/1월 21일] 쏘나타2.4와 스마트폰

‘강한 경쟁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두 가지 상반된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최근 2,400cc급 쏘나타를 내놓았다. 국내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도요타 등 일본 수입차와 대결하기 위한 전략차종이다. ‘경쟁력은 경쟁에서 나온다’ 보여준 사례 신차는 기존 쏘나타에 현대차가 최초로 독자 개발해 미국 수출용에 장착하는 2.4세타GDi(직분사방식) 엔진을 달았다. 성능이 좋아진 만큼 가격도 비싸졌다. 기본 옵션에 썬루프ㆍ내비게이션만 추가해도 최고 3,284만원이다. 풀옵션으로 수입되는 동급의 알티마ㆍ캠리ㆍ어코드의 3,400만~3,600만원에 비해 별 차이가 없다. 쏘나타2.0과 일본차의 가격차가 500만원 정도이던 것에 비하면 일본차와의 가격차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가격인상과 고급화 전략으로 일본차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가 우선은 관심거리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현대차의 강한 자신감이다. 엔고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가격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한 일본업체들과 대항하려면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현대는 이런 상식을 뒤집고 가격을 높이는 고급화 전략을 썼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일본 업체에 꿀릴 게 없다는 자신감이 배어난다. 외화위기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강해진 체질이 경쟁력 강화와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대차와 달리 스마트폰은 우리 통신시장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경쟁 제한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스마트폰의 대명사라 불리는 아이폰은 휴대폰에 무선 인터넷 기능을 강화한 편리함 때문에 지난 2007년 애플이 내놓은 지 2년 만에 80개국에서 3,500만대가 팔렸다. 세계시장은 격변하고 있었지만 국내시장은 유선 위주의 인터넷 환경에 안주했다. 그러나 KT가 아이폰 공급을 시작하자 국내 통신시장은 지각변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삼성ㆍLG전자도 구글의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1~2개월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ㆍLG와 같은 글로벌 강자의 기술력이 안드로이드 체제와 결합한 제품개발로 이어지면 이들은 금세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옙스토어라는 개방형 모바일 장터가 만들어져 콘텐츠 개발 1인 창업이 활기를 띠는 등 일자리창출에도 엄청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시장개방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낙후한 서비스업, 개방해 경쟁시켜야 쏘나타2.4와 스마트폰의 사례는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지금은 기술과 자본, 인력 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경쟁시대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국내시장의 안주는 곧 도태를 의미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로 칸막이를 치는 것은 결국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잃을 뿐이다. 국내 산업 가운데 국제 경쟁력이 가장 뒤지는 산업으로 단연 서비스업이 꼽힌다. 서비스업이 국내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72%에 15%포인트나 낮은 최하위 수준이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드러났듯이 제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도모할 수 없다. 특히 수익성이 제조업보다 못한 의료산업을 비롯해 법률ㆍ교육 분야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 정부가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수도 없이 내놓고 있지만 국민의 체감지수는 여전히 낮다. 서비스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장을 열어젖혀 칸막이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싸움을 잘 하려면 나보다 센 상대들과 붙어 많이 싸워보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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