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돈맥경화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

5월 통화승수 21.9 그쳐 증시 위험자산 투자 줄고 은행 예금 회전율도 급락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의통화(M2)에서 본원통화를 나눈 통화승수는 5월 21.9로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본원통화란 한국은행의 화폐 발행물량과 지급준비금을 합한 것이며 M2는 민간보유현금, 은행 요구불예금, 은행 저축예금, 수시입출식예금(MMDA), 투신사 머니마켓펀드(MMF), 정기 예적금 및 부금, 거주자외화예금, 시장형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발행어음, 신탁형 증권저축 등 합친 것으로 시중 통화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통화승수는 본원통화의 통화창출력을 보여주는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26.2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보다 4.3포인트 낮다. 통화승수는 2008년 이후 ▦2009년 24.4 ▦2010년 24.3 ▦2011년 22.7 등 하락 추세를 이어가 돈이 도는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본래 본원통화가 증가하면 시중은행의 대출이 늘면서 통화량이 확대되고 금리가 하락해 소비 및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론이 현실에서는 맞아떨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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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8,012억원으로 4조원을 밑돌았다. 거래대금이 4조원을 밑돈 것은 2007년 3월 이후 5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예금은행 회전율도 크게 떨어졌다. 금융기관의 예금지급액을 평균 예치잔액으로 나눈 예금은행 예금회전율은 5월 기준으로 4.0회를 기록,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수준과 같다. 예금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예금에서 빼는 돈이 적어 시중에 자금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결국 '유동성 폭탄'에 비유될 정도로 막대한 돈이 풀렸지만 기업투자 유인감소,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둔화, 은행대출 기피 등으로 실제 경기진작에는 효과가 없다"며 "경기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통화공급 확대가 곧 경기진작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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