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1월 6일] 2010년- G2 시험대 원년

지난해 중국과 미국은 역사적 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 등 글로벌 문제에 공동 대처해나가기로 하는 한편 양국 간 정치ㆍ경제ㆍ군사 등 다방면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보다 포괄적이고 높은 단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이른바 주요2개국(G2) 시대를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고 미국은 글로벌 문제를 협의할 동반자로서 중국을 인정했다. 이처럼 달라진 중ㆍ미관계를 놓고 중국에서 구존동이(求存同異ㆍ같은 것은 지향하고 다른 것은 존중한다), 화이점동(和而漸同ㆍ사이좋게 지내면서 점점 같아진다) 등의 사자성어들이 한해의 키워드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G2의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말 대만에 미사일 헬리콥터 등 수십억달러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을 놓고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 등 서방 언론들은 오바마 미 행정부가 지난해 기존의 대외 안보ㆍ외교정책을 뒷전으로 밀고 너무 섣불리 중국에 다가섰다며 올해는 중ㆍ미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들어설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해는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중ㆍ미가 손을 맞대고 앞을 내다봤지만 올해는 자국의 내부 문제가 불거지며 양국관계가 험로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의 갈등은 먼저 경제 문제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미국은 10%의 실업률이라는 수치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올 한해 경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정부는 국내 제조업계 등 경제계로부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출확대정책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요구, 무역 보복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오바마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 결과가 2기 집권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인 만큼 미국 경기를 어떻게든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으로서도 고성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내부 문제에 봉착해 있다. 지난해 수출경기가 급락하면서 수출 전진기지인 중국 광둥성 방직기업의 20%가 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경기 급락은 수억명에 이르는 농민공의 대량 실업을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사실 중국 지도부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외부에 의해 억지로 G2로 격상되며 글로벌 경제 등에서 국제적 책임을 지는 데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중ㆍ미관계 악화를 우려해 자제해왔던 달라이라마와의 면담을 4월 계획하고 있다. 이 역시 G2 관계를 검증하는 시험대다. 지난해 미래를 내다보고 손을 맞잡았던 양국관계가 올해 현실 체크(Reality check) 국면에 들어서며 새로운 시험대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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