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뭐가 유리할까

단기상환 계획땐 변동금리, 장기대출 염두땐 고정금리 선택을<br>고정금리 대출 보금자리론<br>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수입 일정한 직장인에 적합<br>NH농협·씨티·하나은행 등 장기 고정금리 상품 봇물… 보험사 혼합형도 고려할만




유럽발 재정위기와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려는 금융소비자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상품을 두고 심각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고정금리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계획을 세울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는 반면 저금리 기조에서 변동금리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변동금리 메리트는 더욱 커졌다.


순간의 선택은 개인마다 매년 0.1%포인트에서 2%포인트까지 금융비용 줄여주거나 도리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단 시장의 흐름은 전반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6월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부터 두드러진 현상이다. 당국은 오는 2016년까지 은행 주택담보대출 총액의 30%를 고정금리 대출로 바꾸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말 기준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44.3%는 고정금리 상품이었다. 시중은행들도 변동금리보다 저렴한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상품(적격대출 상품)을 속속 출시하며 '고정금리 대세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과연 '고정금리가 정답일까'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올 하반기에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도 점쳐지는 상황이라 4%대 후반~5%대 초반인 변동금리가 앞으로 더 내려간다면 4%대 중후반에서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소비자가 오히려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상환계획이 있는 소비자라면 변동금리를, 장기 대출을 염두에 둔 소비자라면 고정금리를 택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10~2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 대출자는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는 고정금리를 택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금리 대출의 대명사 '보금자리론'=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올들어서만 두 차례의 금리 인하로 기본형 금리를 연 4.6%(10년 만기)까지 낮췄다. 보금자리론 기본형은 만 20세를 넘는 사람이 9억원 이하의 주거 목적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보금자리론은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수입이 일정한 직장인에게 알맞다. 만기에 따라 30~75%로 조정할 수 있고 최대 2년까지 거치 기간을 둘 수 있어서 개인의 상황에 맞는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다만 기간에 따라 1~2%의 중도상환 수수료가 붙는다.

연말 성과급 비중이 큰 직장인이나 소득이 유동적인 개인사업자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무주택자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우대형Ⅱ 가운데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상품도 지난 5월 금리를 연 4.2%(10년 만기)로 내렸다. 신청 자격은 부부 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 6억원 이내이다. 대출한도는 2억원이다. 단독 가구주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대출 기간을 10년ㆍ15년ㆍ20년ㆍ30년으로 다양화한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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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장기고정금리 상품 봇물= 시중은행들도 적격대출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하나, NH농협, 씨티, 스탠다드앤드차타드(SC)가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IBK기업, KB국민, 신한, 우리, 외환 등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장기고정금리 모기지론을 내놓은 곳은 NH농협은행. 최장 30년간 고정 금리를 적용,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을 담보로 누구나 대출할 수 있다. 대출 기간은 10∼30년 범위에서 1년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금리는 30년 4.83%, 20년 4.78%, 15년 4.73%, 10년 4.68%이다. 원리금 균등 방식으로 상환하고 거치기간은 5년 이내로 설정할 수 있다. 거치기간 없이 할부로 갚으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용실적이 가장 많은 SC은행의 '순수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 기간은 10·15·20·30년이며 금리는 연 4.4~4.7%다. 3년 내 상환하면 상환금액의 최대 1.5%를, 5년 내 상환하면 최대 2%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현재 SC은행의 대출금리(만기 10년 기준)가 적격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4개 은행 중 가장 낮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3월 출시한 씨티 장기고정 주택담보대출상품은 유동화 대출상품이다.씨티은행이 대출을 취급하고 해당 대출채권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매입해 주택저당증권(MBS)으로 발행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10년 만기의 경우 연 4.9%, 20년과 30년 만기는 연 5%의 금리가 대출 실행 시점부터 만기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담보 물건은 9억원 이하의 아파트와 주택에 한하고, 대출 한도는 최고 5억원으로 감정가의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만기 전 중도 상환 수수료 1.5%는 3년이 경과하면 면제된다.

하나은행의 '7535 모기지론'은 최장 대출기간이 35년으로 다른 은행보다 5년 더 길다.

◇2금융권 '혼합형 상품'도 눈여겨 볼만= 보험사들 역시 은행처럼 특정 모기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취급 규모도 상당하다. 특히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혼합한 상품이 많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장점을 각각 취하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교보생명의 '프라임 하이브리드 모기지론Ⅱ'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결합된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대출을 받은 뒤 처음 3년간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만기 때까지 변동금리로 바뀐다. 금리는 3년 만기 국고채의 최근 한 달 평균금리가 적용된다. 고객의 신용도와 담보인정비율(LTV), 보험 거래 실적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손해보험사들도 각종 아파트 담보대출과 보험계약대출을 취급한다. 삼성화재는 3년 또는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 6개월마다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금리혼합형 아파트 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3년 내 대출금의 50% 상환까지 중도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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