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루빈이 일본에 납치됐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이 일본 대장성 출신 퇴직자에 의해 도쿄에서 납치됐다. 괴한은 루빈에게 일본 경제에 대해 호의적인 발언을 할 것을 강요하며, 미국 정부에 엄청난 몸값을 요구했다.』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이 뉴스는 역시 가상의 공포 드라마였다. 루빈이 재무장관으로 마지막 집무를 한 지난 1일 빌 클린턴 대통령이 그를 위해 마련한 송별식에서 이 비디오 드라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연됐다. 제목은 「밥을 석방시켜라(FREE BOB)」(밥은 로버트 루빈의 애칭). 감독및 연출·제작·대본은 진 스펄링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맡았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새뮤얼 버거 대통령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윌리엄 코언 국방부 장관, 제시 잭슨 민권운동가, 그리고 진 스펄링등 실제 인물이 비디오에 출연했다. 스펄링은 비디오 제작후 『나를 더이상 대통령 경제 비서로만 보지 말고, 영화 연출자로서도 알아달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대외비인 이 비디오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했다. 『미국의 NBC 방송은 루빈의 납치 소식을 보도했다. 루빈은 재임시절에 일본의 경제정책에 비판적이었고, 자존심이 강한 대장성 출신의 전직 관리가 그를 납치했다. 그런데 정작 백악관은 루빈을 구출하기 보다 다른 속셈에 빠져 있었다. 클린턴은 십자말 풀이에 몰두했고, 백악관 비서진들은 대통령에게 보고할 문서에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려고 싸웠다. 경제담당 비서인 스펄링은 경제문제라고 주장했고, 안보담당 비서인 버거는 외교상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코언 국방장관은 이 기회에 820억 달러의 해군 지원예산을 늘릴 것을 계획했다. 해결책은 그린스펀 의장에게서 나왔다. 그린스펀은 루빈 석방을 조건으로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괴를 풀기로 했다. 협상 창구를 맡은 잭슨 목사는 괴한과의 협상에 성공, 마침내 루빈이 석방됐다.』 루빈은 이날로 부장관이었던 로렌스 서머스에게 배턴을 넘기고, 재무장관직을 떠남으로써 정신적, 육체적 자유를 얻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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