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오석 KDI 원장 |
|
| 김태준 금융연구원장
|
|
|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
|
| 서울경제신문 창간 50주년 특별좌담회에서 한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수장들이 2010년 한국경제 도약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박시룡(왼쪽부터) 서울경제 논설실장(사회), 김태준 금융연구 원장, 현오석 KDI 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동호기자 |
|
"한국경제 위기에도 눈부신 약진… 새해가 선진화 원년"
■ 경제연구원장 3人 특별좌담
지난 한해는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갖은 수단을 동원해 '급한 불'을 끄는 데 주력한 한 해였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차분히 던질 시기이다. 지난해 OX 문제를 풀었다면 지금 우리 앞에는 난해한 주관식 문제가 놓여있는 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의 수장들에게 2010년 기로에 선 한국경제의 도약방안에 대한 해답을 구했다.
서울경제 50주년을 맞아 기획한 특별 좌담회에 국내 대표적인 국책ㆍ민간ㆍ 금융부문 연구기관의 수장인 현오석 KDI 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이 참석해 기꺼이 '브레인'을 빌려주었다. 서울경제 박시룡 논설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는 서울경제 편집국에서 2시간 넘게 열띤 토론 속에 진행됐다.
<국제경제질서 재편 방향>
▦박시룡 논설실장(이하 사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일 큰 변화 중 하나는 국제경제질서가 G7에서 G20으로 중심축이 옮겨간 것이다. G20의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
▦현오석 KDI원장= 이번 위기와 회복의 과정은 경기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로 볼 수 있다. 그 배경에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있다. 과거와 달리 경제 충격이 전세계에 동시화 되고, 파급력도 강해졌다. 미국 중심의 일극 시스템에서 중국을 포함하는 다극형태로 갈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가 염두에 둘 것은 강한 것이 살아 남는 게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해진다는 점이다. 이 위기에서 살아남으면 강자로 부각할 수 있다. 이번이야 말로 우리가 다른 형태의 세계경제 질서 속에서 부각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위기가 충격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관리만 잘하면 다시 없는 새로운 기회다. 2010년이 선진화의 원년이 될 수 있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G20이 발생한 이유는 세계경제 불균형 문제가 G7으로는 해결 안되기 때문이다. 1985년에는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플라자 협정을 통해서 세계경제 불균형 문제를 해결했다. 미국이 이번 위기에서 부각된 불균형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다 보니 G20이 나오게 됐다.
한국이 G20에서 국제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룰 테이커(rule taker) 가 아니라 룰 세터(rule setter)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G20이 세계경제 시스템 구축에 얼마나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의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의제설정 어떻게 하고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더더욱 중요하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경제사의 대형사건을 짚어 보면 쇼크 뒤에는 대변혁이 찾아왔다. 1, 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서 북미대륙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면서 미국에서 자동차, 항공 산업이 대거 일어났고, 1, 2차 오일쇼크는 일본 경제가 어마어마하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쇼크도 이런 경제사에 대변혁을 갖고 왔다.
이머징국가를 중심으로 팍스아메리카를 대체하려는 세력이 서서히 성장해 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그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은 2011년 중반쯤 되면 세계경제 2위로 올라올 것이다. 중국과 일본, 여기에 인도까지 더해지면 아시아권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이 시기에 산업 내에서 엄청난 변화가 오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녹색ㆍ저탄소 산업이 부상중이다. 개도국의 목소리가 커지고 기존 G7을 자연스럽게 대체할 것이다. 그 와중에 한국이 국가차원에서 성장, 산업전략을 새롭게 짜야한다. 미국 중심의 수출 성장 전략을 10년을 내다보고 바꿔야 한다. 세계질서 재편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후에는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더블딥 가능성>
▦사회= 최근 중국의 버블 논란, 두바이 사태 등 아직도 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더블딥 가능성은.
▦김태준 원장= 동유럽 외채, 유럽 은행 부실 등 세계경제 위기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세계 경제 회복의 완만한 회복 추세는 유지하되 중간중간에 새로운 복병이 나타날 것이다.
▦현오석 원장= 금융과 실물 시장에서 위험은 있다. 금융 시장쪽은 비유하자면 계기 비행 하기 어렵고 시계 비행하면서 연착륙 해야 한다. 아직도 안개가 많다. 작은 교란요인들이 회복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개방된 금융시장이어서 교란요인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수단이 마땅치 않다. 통화ㆍ재정정책 카드는 다 썼다.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긴 했으나 정책 효과는 다 돼간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큰 흐름은 회복국면으로 들어선 것이 맞다.
▦김주현 원장= 비관론자들이 더블딥 얘기 많이 하는데, 금융위기와 경제침체가 지진이면 스페인, 두바이 사태 등은 여진이다. 여진이 경제회복 속도나 폭을 제한하는 걸림돌은 될 것이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지만 충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 오피스 가격 하락폭은 최고가 대비 40%수준이지만 전체 대출 규모에서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17% 정도 밖에 안 된다.
<재정 건전성 위기>
▦사회= 전세계가 재정적자 확대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됐다. 일부에서는 잘못하면 재정위기가 또 다른 세계 불안요인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현오석 원장= 재정의 건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우리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오지 않았다면 이번 위기는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재정건전 회복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최근 재정 5개년 계획을 해서 2013년부터 흑자로 다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경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경기가 꺼질 가능성도 있다. 유연한 재정정책을 가져가야 할 것이다. 재정건전성 급하게 회복하려고 하면 혹시 그야말로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
▦김주현 원장=마냥 적자를 키우면서 재정을 확장할 수는 없다. 지금 당장 급하니까 그렇게 가지만 중기적으로는 전세계적으로 공조를 해서라도 재정적자 확대는 막아야 할 문제다. 지금의 부동산 버블의 문제를 일으킨 시작을 뒤로 가 보면 2001년 9월 9.11 테러 이후 신경제가 몰락하면서 전세계 경제가 위기가 되니까 모든 나라가 금리를 내렸다.
2001~2003년 전세계적으로 돈이 어마어마하게 풀리고 그 돈이 부동산과 주식 가면서 생긴 문제였다. 지금 풀고 있는 돈이 요요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조기에 같이 대응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자산가격이 폭등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김태준 원장=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는 크지 않지만 ▦증가속도 ▦고령화 ▦낙후된 자본시장 문제가 결부돼 있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재정적자 증가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게다가 급격히 진행중인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국가재정을 늘릴 수 밖에 없어 부채 증가속도는 가속화 될 것이다.
국채를 제대로 소화해 내기 힘든 낙후된 자본시장도 문제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국채를 쏟아내면 이자율이 상승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결국 우리 재정적자나 GDP의 38%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몇 년 내다보면 심각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건이다. 일단 경제성장을 통한 과세기반 확충은 기본이다. 이 외에 세원을 확대하고 형평성을 강화해야 한다. 서민정책과 연계시켜서라도 소득 있는 사람에게 세금 매기는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
<올해 경제 전망>
▦사회= 올해 성장, 물가, 국제수지 등 주요 거시지표 중심으로 올해 경제전망을 부탁한다.
▦현오석 원장= KDI가 GDP 5.5% 전망 내놨는데 너무 낙관적인 게 아니냐는 질문이 많다.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은 합리적인 수준의 예측이라고 생각한다. 5.5% 이상일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대외 여건은 금년보다 올해가 나아진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한국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민간연구소측은 소비부문에서의 성장을 KDI보다 부정적으로 봤다. KDI가 민간 소비를 더 긍정적으로 본 이유는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가 임금상승으로 인한 소비 지출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2009년에 임금이 지난해 대비 2% 정도 낮다. 올해는 임금상승이 요구가 있을 것이다. 또 하반기부터 고용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좋아진다고 봤다.
올해 경상수지는 160억 달러 흑자로 예상하고 있는데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지만 내용은 충실하다. 지난해에는 수출과 수입 모두 줄어든 불황형 흑자인데 올해는 수출 수입 둘 다 늘어난 회복형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물가는 유가 등 상승요인이 꽤 있는데 환율과 같은 하락요인도 있어서 금년보다 조금 오르던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준 원장= 금융연구원에서는 4.4%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재정을 많이 푼 효과가 상반기 정도까진 나타나는데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인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고하저(上高下低)로 봤다. 올해 환율이 절상 되면 수출이 지난 해 추세로 쭉 가긴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실업률,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가 과연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가 안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사회= 환율은 어떻게 보고 있나.
▦김태준 원장= 환율은 1,000원대로 예상을 하고 있는데. 달러의 전반적인 약세기조에서 원화도 자유롭지 않다. 게다가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경제 회복속도 빠르다. 경상수지도 160억 달러 흑자 예상되고 달러캐리 트레이드 때문에 자본수지에서도 흑자가 될 것이다. 원화강세 기조는 틀림없이 유지된다고 확신한다.
▦김주현 원장= 우리는 보수적으로 봐서 4.5%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수출대상인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마이너스 3~4%. 올해엔 대체로 1% 전후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래 봤자 2008년 수준이다. 올해에는 수출 부분에서 경제성장 기여는 크지 않을 것이다.
소비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비부문 성장은 2008년 0.9%, 2009년 0%였다. 올해 소비가 굉장히 회복 많이 되는 걸로 봐서 3.4% 성장을 전망했다. 4%까지 보기에는 아무래도 무리다. 소비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고용과 자산가격 상승 등 2가지 측면을 봐야 한다. 그런데 둘다 올해 호전되기 힘든 상황이다.
<출구전략>
▦사회= 올해 출구 전략 논란이 활발할 것이다. 어떻게 출구전략을 접근해야 할까.
▦현오석 원장= 영화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 출구로 몰려가면 문제다. 출구전략 시작하는 정확한 시기는 시계 비행하듯이 조심스럽게 잡아가야 한다. 출구전략을 좀 먼저 하게 되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늦게 하면 인플레가 우려된다. 그러다 실업으로 인한 경제, 사회적인 비용이 크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인플레와 실업을 두고 선택한다면 실업에 더 코스트가 크다고 접근하는 게 낮다.
올해 재정 적자 규모다 지난해보다 줄어든다. 그러나 적자 규모를 줄이는 게 반드시 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재정적자를 줄임으로써 실업률이 올라가면 그 비용을 더 비싸게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선진국은 상반기까지 출구전략을 안 할 것이다. 미국 금리결정 시기는 3월과 6월로 잡혀 있는데 3월에 올리기 어려우니까 6월로 넘어갈 것이다.
▦김주현 원장= 세계경제가 구해내기 위해서는 일시에 들어갔으나 빠져 나올 때는 각자 다를 수 밖에 없다. 풀어놓은 통화로 인한 자산가격 버블 압력, 물가산승 압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 침체가 오래간다고 본다. 미국 실업률이 10% 수준인데 소비가 살아날 수 없다. 2007년 수준으로 소비 살아나려면 앞으로 오래 걸릴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조금씩 정상화 조치를 하겠지만 경기를 완화 시기키 위한 출구 전략은 아직 이르다.
▦김태준 원장= 자산 가격 거품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면 달러 캐리 자금이 더 들어와 유동성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른 나라 금리 봐가면서 인상 해야 한다. 부동산은 DTI, LTV 등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서 가격을 조절하고 안 통하면 그 다음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사회= 현재 저금리 상태인데도 올해에 이자 부담만해도 20조라고 한다. 금리 인상시에 가계부담이 상당할 듯하다.
▦김주현 원장= 가계대출 800조원 수준이다. 우리의 대출규모가 늘어나는 거 보면 경제학으로 설명 안 된다. 금리 상승시에 대출 줄어야 하는데 가계대출이 그때 대폭 늘었다. 그 이유는 부동산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금리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산가격 상승은 멈췄는데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대비부채가 심각한 수준이다.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춰놔야 지금의 이런 행태가 진정될 것이다.
<2010년, 전략은?>
▦사회= 올해는 한국경제사적 측면으로 봐도 50년 새로운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 흔히 일본 잃어버린 10년 얘기하는데 한국경제도 어떤 분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각계 전반에서 어떤 각오로 2010년 맞아야 하는가.
▦김주현= 지난해는 우리 경제가 세계 충격에 어느 정도 내성 있었는지 테스트하는 계기가됐다. 이제 선진국이 주춤하고 개도국이 올라서는 시기인데 우리가 경제적으로 새롭게 자리 매김해야 한다.
삼성이 소니를 잡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현대차가 세계시장에서 앞에 나가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철강, 반도체에서도 일대약진이 있었다. 산업으로나 국가경제 위상으로나 새로운 변화 시도하는 시기가 2010년이 될 거 같다. 그런 시기에 G20 의장국 맡아 세계무대 당당하게 서는 기회가 왔다. 국가 위상, 경제ㆍ사회적으로 2010년이 우리 자리를 우리 스스로가 찾아가는 시발점이다.
▦현오석 원장= 이젠 우리에게 롤모델이 별로 없다. 우리가 앞에 섰다. 조선, 휴대폰, 정보통신, 자동차 등 분야에서 다 앞서 있어서 과거 같은 행태로는 지속 할 수 없다. 이제는 우리 기업들이 앞에서 이끌어 간다는 자세가 되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서 생각하는 한 해가 되면 2010년이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김태준 원장= 위기극복 과정에서 우리 제조업의 세계적 모습을 보여줬다. 몇 년 전만 해도 넛크래커라고 했는데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2010년을 장밋빛 낙관만 할 수는 없다. 너무 낙관하기 보다는 자신감 갖고 미래에 대비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기극복과정을 거치면서 지니 계수가 악화됐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2010년에는 있어야 한다. 또 금융 산업, 신성장동력, 저출산 고령화, 노사문제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올해에 열어야 한다.
싱크탱크 수장들이 말하는 고용해법은… "日전철 안밟으려면 서비스산업 키워야"
좌담회 참석자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로 '고용회복'을 꼽았다. 정부 재정의 '바통'을 민간이 이어받아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려면 고용회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고용 문제는 각국이 머리를 싸매고 수십년 동안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풀지 못한 난제다. 현오석 KDI 원장은 "고용 문제는 하나의 정책으로 풀 수 없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며 "경기진작, 인구구조, 산업구조 변화 등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단기적인 방안으로 고용이 본격적인 회복기미를 보이기 전까지 출구전략 시행을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임시 일자리를 급조했으나 올해 민간에서 자생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지난해 일자리가 7만7,000개 줄었는데 정부가 만들어낸 희망근로 인턴직 30만개를 빼면 사실상 40만개가 축소됐다"며 "올해 정부 예상대로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늘어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섣불리 거둬들였다가는 고용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이는 내수부진의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을 지적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근본적인 처방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현 원장은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서비스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제조업 생산품을 팔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이후 제조업을 대체할 만한 서비스 산업 키우기를 게을리했다는 지적이다.
이후 한국ㆍ중국 등이 일본의 제조업을 추월하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도 떨어지면서 장기침체에 빠져들었다. 현 원장은 "우리도 늦은 감이 있다"며 "앞으로 서비스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지 못하면 일본과 같은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의료ㆍ관광ㆍ교육 분야의 규제를 없애는 것이 시급하다고 참석자들은 조언했다. 김주현 원장은 "제조업을 너무 빨리 버리고 가면 미국과 같은 사태를 맞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인프라가 많이 갖춰진 의료 분야는 키우기가 쉽다"고 말했다. 특히 부처 간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는 규제완화의 경우 통치권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 원장은 "아무리 표에 연결되는 일이라도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오석 KDI 원장
▦1950년 청주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 펜실베이니 아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14회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 KDI 원장
김태준 금융연구원장
▦1955년 인천 ▦경복고 ▦연세대 경제학과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동덕여대 부총 장 ▦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상임자문위원 ▦ 기획재정부 재정정책자문회의 위원 ▦금융연구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1952년 울산 ▦경복고 ▦서강대 영문학과 ▦미 아이오와 주 립대 경영학 박사 ▦미 파이낸셜리서치저널 부편집위원 ▦고려 종합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대한상공회의소 자문위원 ▦현 대경제연구원 경영본부장 ▦ 현대경제연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