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고기 특성 찾아내려 회센터서 일해 파닥거리는 모습 떠올리며 힘 얻었죠

애니 영화 '파닥파닥' 만든 이대희 감독


2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마당을 나온 암탉',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된 '돼지의 왕'에 이어 또 한 편의 한국 애니메이션 기대작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파닥파닥'(25일 개봉)이다. 영화는 바다출신 고등어의 횟집 탈출기를 통해 서열주의 현대사회와 그 속의 권력관계를 풍자한다. 자금·인력 문제 등으로 무산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영화는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무비꼴라주상'을 수상, 3,000만 원 상당의 마케팅 비용을 지원받고 무비꼴라쥬 상영관에서 최고 2주간의 상영기회를 얻게 됐다. 또 18일부터 열리는 '제16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경쟁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파닥파닥'의 이대희 감독(35·사진)을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재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했다. 그는 총 제작기간만 5년, 그 중 6개월을 직접 활어회센터에서 일하며 물고기의 특성을 찾아내는데 할애했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은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작업이기에 자료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반대로 영화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조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써야 하죠. 고등어는 늘 직선으로만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수족관 속 고등어 코는 눌려있는 경우가 많죠. 이렇게 물고기들의 성격이나 특징을 각각 따와서 영화 속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파닥파닥'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드림웍스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외피가 다른 다소 무거운 영화다. 관객에게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물었다.

"개인적으로'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불쾌한 상황, 힘든 상황에 부딪혔을 때 이 영화를 떠올리면 괜히 힘이 샘솟더라고요. 지치고 힘들 때 물고기들이 살려고 파닥파닥거리는 모습을 떠올리고, 살아가는 에너지를 다시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을 내놓으면서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매력을 다시금 알게 됐다고 한다. 더디게 내딛는 걸음이지만 한 단계 한 단계 완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그는 애니메이션을 '마약과 같은 것'이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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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애니메이터의 손길을 거쳐 살아있는 무엇이 되죠. 이 때 마치 신(神)이 된 느낌을 받아요. 할리우드 애니메이터들 사이에서 이런걸'애니메이터 매직'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감독은 2008년 자신의 이름을 건 스튜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파닥파닥'으로 막 걸음을 뗀 ㈜이대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바로 그것. 앞으로 행보가 궁금했다.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되 국적불명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한국이라는 온기가 느껴지고 한국인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요. 해외 영화제 출품도 좋지만 우선은 우리나라에서 제 영화가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웃음).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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