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구촌 SI비상] 멕시코시티 '올스톱' 해외는…

"市정부 상업시설 폐쇄명령 내려"<br>식품 사재기 기승·마스크도 동나<br>한국기업들 피해도 점차 가시화

“(가급적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점심은 컵라면으로 때웁니다.”(멕시코시티 대우인터내셔널 윤나라 과장) 멕시코에서 창궐한 돼지인플루엔자(SI) 공포가 인구 2,000만명의 거대 도시 멕시코시티를 뒤덮었다. 시민들은 극도의 대인기피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슈퍼마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우려감으로 생수와 인스턴트식품 사재기마저 등장하고 있다. 다만 한국기업 공장이 밀집한 티후아나와 멕시칼리ㆍ레이노사 등 멕시코 북부 미국 접경지대는 패닉에 빠진 멕시코시티에 비해 다소 차분한 분위기라고 현지 관계자들이 28일(현지시간)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했다. 박봉형 멕시코 KOTRA 무역관 관장은 “멕시코시내의 지하철과 버스는 다니기는 하지만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은 대중교통편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다”며 “출퇴근 때 겪던 극심한 교통체증은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는 있으나 턱없이 부족하며 약국과 편의점에서도 동이 났다”며 “마스크가 없어 부직포로 임시 변통하는 직원도 있어 본사에 긴급 요청했다”고 실상을 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SI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9명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직도 감염 의심환자는 2,500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1,300여명이 입원치료를 받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I 사태가 확산되자 멕시코시티 시정부는 상업시설 폐쇄명령을 내리는 등 대책의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시정부는 경제단체와 협의를 거쳐 이날부터 오는 5월5일까지 2만5,000여개에 이르는 식당과 수영장ㆍ극장ㆍ헬스클럽 등 다중이 모이는 상업시설 폐쇄명령을 내렸다. 다만 음식을 가지고 나갈 수 있는 ‘테이크 아웃(take out)’은 허용했다. 식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오후6시까지 영업이 가능했다. 한국기업의 피해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윤나라 대우인터내셔널 과장은 “서로 사람을 만나기를 기피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비즈니스 활동이 어려워 사무실을 잠정 폐쇄하고 29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오전 흔들림을 느낄 정도의 지진으로 건물 밖 대피소로 긴급히 피했는데 시민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치한 채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고 씁쓰레했다. 이미 일본계 기업은 주재원 가족 철수령이 떨어졌다. KOTRA에 따르면 히타치와 스즈키ㆍ야쿠르트 등 3개사는 27일부터 주재원 가족의 귀국이 시작됐고 구글은 사무실을 폐쇄했다. 한국기업의 공장은 현재까지 정상 가동되고 있으나 출장ㆍ행사 금지령이 내려지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인근 케레타로에 소재한 삼성전자의 한상훈 과장은 “현재 4단계 경보상황이지만 5ㆍ6단계로 악화될 경우 주재원 가족 철수와 조업중단 등 단계별 비상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며 “다행히도 6,500여명의 직원 건강에는 이상이 없고 조업도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남부와 국경을 맞댄 멕시칼리에 소재한 LG전자의 박학준 법인장은 “사내 의사를 통해 직원이 출근할 때마다 직원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결근 직원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당초 우려와 달리 미국과의 국경도 폐쇄되지 않고 검문검색도 평상시와 다름없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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