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대선 D-100] 초박빙… 승부처는 경제

● 오바마, 지지층 결집력 점점 떨어져 중산층 감세안 통과 압박<br>● 롬니, 일자리 창출 적임자 강조… 경기 둔화 지속땐 승산 가능

오바마 (사진 왼쪽)와 롬니(오른쪽)

미국 대선이 오는 29일로 100일을 앞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의 지지율이 박빙을 기록함에 따라 치열한 난타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양측은 '일자리를 잡아먹는 경제 뱀파이어' '분열을 조장하는 대통령'으로 상대방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8%가 넘는 실업률 속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 역시 경제 문제다. 유럽 위기 등으로 여름 이후에도 경제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힘든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판세는 일단 박빙이다. 라스무센이 지난 21~23일 전국 유권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바마와 롬니의 지지율은 각각 45%와 44%로 사실상 동률이었다. CBS방송과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도 롬니 47%, 오바마 46%로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4월 CNN방송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52%, 롬니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데 비하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는가를 알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이번 선거가 2000년 연방 대법원 판결까지 가서야 당선자가 결정됐던 공화당 조지 W 부시, 민주당 앨 고어 대결에 버금갈 정도의 초접전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선의 승부를 결정 짓게 될 12개 스윙스테이트(경합주)도 접전 양상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분석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州)를 제외한 11곳에서 롬니 전 주지사를 앞서고 있으나 5%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는 곳은 위스콘신주가 유일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범위라는 것이다.


WP도 오바마 대통령이 15개주와 워싱턴DC(선거인단 196명)에서 우세하고 롬니는 21개주(170명)에서 앞서 9개 초격전지(110명)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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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프리미엄'도 이번 선거에서는 위력을 떨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현재 40%대로 떨어진 상태다. 경제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53%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4년 전 오바마를 지지하며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에 크게 기여했던 흑인ㆍ히스패닉ㆍ청장년ㆍ여성 등의 유권자층 결집력도 그때만 못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대 이슈인 경제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성공적인 정책을 강조하는 한편 공화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 상원이 25일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해온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데이비드 플루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세금감면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면 1억4,000만명의 중산층이 내년 연간 2,200달러씩의 세금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롬니는 기업인 출신인 자신이 일자리를 창출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또한 최초 흑인 대통령의 재선이냐, 첫 모르몬교도 출신 대통령 탄생이냐는 역사적 의미도 가진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오는 9월3~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오바마 대통령을 당 후보로 공식 확정하며 공화당은 8월27일부터 30일까지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롬니 전 주지사를 후보로 공식 지명한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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