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셸 위 "일편단심, 야반도주 같은 한자성어도 알아요"

한국어 실력 자랑<br>"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꼭 국내대회 다시 참가할 것"

“공부와 골프 병행하는 것 어렵지 않아요.” 미셸 위(20ㆍ위성미)는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참가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얼굴은 환했다. 3라운드 합계 7오버파 공동 36위. 경기 내내 퍼트는 불안했고 티샷은 흔들렸다. 연습이 부족한 게 아닐까.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한 그는 학과 공부와 시험 등으로 시간을 많이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 수업으로 인해 대회에도 띄엄띄엄 참가하고 있다. 미셸 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제주도의 잔디와 코스에 익숙하지 않아 생각보다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라산이 헷갈렸어요. CJ나인브릿지 대회에서 한번 경험했는데 치는 방법이 달라 힘들었어요.” 언덕이 평지처럼 보이는 ‘마운틴 브레이크’라는 착시 현상에 퍼팅이나 샷을 자신 있게 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학교 성적에 대한 우려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스탠퍼드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인류학과 수사학을 공부 중인 그는 “한국어 수업을 들어 A학점을 받았다”고 웃음 짓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 ‘낭랑18세’를 보면서 ‘일편단심(一片丹心)’, ‘야반도주(夜半逃走)’ 같은 한자성어도 익혔다고 한다. 미셸 위는 경기 내내 뉴스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경호원을 대동하고 경기를 펼치고, 108명의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번개를 목격해 경기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개인 캐디 동반을 금지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규정에 반발해 프로암대회에 불참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런 만큼 제주도에서의 생활도 세간의 관심사였다. 다금바리를 먹고 노래방에도 갔다고 한다. “노래를 부른 뒤 점수는 안 봐요. 울 것 같아서요”라고 말할 땐 영락 없는 소녀였다. 17일 제주도를 떠나기 전에 그는 “한국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음에 꼭 국내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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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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