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엔지니어가 대우받아야 국가 발전"

권중헌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장<br>공돌이 굴레서 해방시키고 법·제도적 뒷받침 해야<br>창의적 공간·문화 한국서도 꽃피웠으면


"엔지니어들이 대우받는 사회로 진화하는 것이 국가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입니다. 이른바 '공돌이'라는 굴레에서 엔지니어들을 하루빨리 해방시키고 최고의 인재들이 몰리도록 법적ㆍ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권중헌(사진)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장은 최근 실리콘밸리와 같은 인재중심 지원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엔지니어 세상이다. 변호사ㆍ회계사ㆍ은행원, 심지어 공무원도 엔지니어들을 위한 조연에 불과하다"면서 "창의적인 엔지니어들이 제대로 놀 수 있는 공간과 문화가 있는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이며 이러한 창의적인 공간과 문화를 하루빨리 한국에도 꽃피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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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한국 업체는 약 70여개로 지난 3년간 입주기업 수가 대폭 늘고 있다. 부문별로는 IT 보안, 소셜게임, 반도체 장비부품, 소프트웨어 분야 등이며 애플 납품을 위해 현지거점을 마련하는 기업도 상당수다.

권 관장은 실리콘밸리로 진출하는 우리 기업을 위한 당부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보다 벤처캐피털의 자금지원이 쉽다고 판단해 진출하는 벤처기업들이 많지만 실제 펀딩은 쉽지 않다"며 "한국에서의 성공에 도취돼 사전 시장조사도 없이 사무실을 차리고 직원을 고용하는 예도 있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기술만으로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는 경우도 있는데 기술은 '사막에 핀 한송이 꽃'처럼 곧 시들어버린다"고 철저한 사전준비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우리 벤처기업들의 미국진출은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과 모델을 그대로 미국시장에 적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며 "미국시장에 진출할 때는 제품과 콘셉트를 철저히 미국화해야 한다. 이를테면 게임 주인공이 홍길동이라면 이를 배트맨으로 바꾸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뢰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네트워크가 좁고 촘촘한 실리콘밸리에서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세계 최고들이 모이는 시장인 만큼 기술력과 함께 제품 균질화를 의미하는 R&R(Repeatability & Reproducibility, 반복성과 재현성)이 기본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지사대행 사업을 하고 있는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은 현재 국내 30여개 IT 관련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권 원장은 "우리 중소기업이 만드는 제품을 현지 글로벌 기업들의 부품공급망으로 진입시켜주는 '글로벌 파트너' 사업도 하고 있다"며 "현재 반도체 장비부품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게임과 반도체 패키징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무역관 부설 IT지원센터에 입주한 40여개 국내 중소기업들을 위해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마케팅채널 확보, 멘토링 등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젊은이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며 "IT센터 내에 창업지원 공간을 새롭게 만들고 올해 말까지 10여개 이상 국내 벤처기업이 IT센터에 입주해 창업지원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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