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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겁 없는 운전자에게 미치는 영향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제7차 국가교통안전 기본계획안을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 단속기준을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소주 한두 잔으로도 음주단속에 걸릴 수 있다. 이를 보면 술이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과 합리적인 판단을 얼마나 저해하는지 새삼 의문이 든다. 더욱이 그가 운전자라면?

박소란 기자 [email protected]


경찰청이 발표한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총 10만 3,831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0.2%, 5.9% 감소했으며 특히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무려 29.8%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음주운전 사고가 1만 2,611건 발생했지만 그로 인한 사망자는 46.5건 당 1명에 불과(?)한 271명에 머무른 것. 단순히 수치만을 놓고 보면 음주 운전을 준 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시민 의식이 성숙해지면서 사회가 더 안전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경찰청 이 공개한 또 다른 자료, 즉 연도별 음 주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2 만 6,873건, 2만 8,207건, 2만 8,641건 등 꾸준히 증가했다. 그에 따른 사망자 수는 969명, 898 명, 781명으로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 지만 부상자 수는 4만 8,497명, 5만 797 명, 5만 1,364명으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예나 지금이나 음주운전은 여전히 교통사고의 가장 고질적인 원인이자 인명사고 유발자인 셈이다. 게다가 올 상반기의 수치가 조금 낮다고 올해 전체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 은 없다. 설령 그렇게 돼도 이것이 일회성에 지나지 않고 내년 이후까지 이어 진다는 확증 역시 어디에도 없다.

왜 0.05%인가

지난달 중순 전직 프로농구선수 김모 씨가 음주 교통사고로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BAC)는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0.091%. 그럼에도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한지 모르고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 주려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안타깝게도 김 모씨의 사례는 우리에게 그다지 특별한 경우로 다가오지 않는다. 사실상 만취 상태에서도 운전을 강행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이고 다양한 안전운전 캠페인에 도 불구하고 술이 우리 인체에 얼마나 심각한 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대응 능력과 판단 능력을 얼마나 마비시킬 수 있는지를 체감하는 운전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음주운전 적발의 도구이자 척도가 되는 BAC는 혈액 속에 포함된 알코올의 양을 의미한다.







혈액 100㎖당 0.1g의 알코올이 존재한다면 BAC는 0.1% 가 된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처벌 기준을 보면 BAC가 0.05% 미만일 때는 훈방 조치되고 0.05~ 0.1% 미만인 경우에는 면허정지와 함께 징역 6개월 이하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리고 0.1 ~ 0.2% 미만은 면허취소에 더해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500만 원 벌금이 부과된다. 0.2% 이상은 어떨까. 도로교통법에는 BAC가 0.2%를 초과한 운전자나 음주측정 거부자, 3회 이상 음주운전자는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적시돼 있다.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쯤해서 왜 BAC 0.05%가 음주운전 처벌의 법적기준이 된 것인지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이는 음주 후 나타나는 갖가지 신체적 징후를 보면 이해 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사람은 소주 2~3잔을 마셔서 BAC가 0.05%에 이르면 긴장이 풀리며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이 늦어진다.

운전자는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하고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겠지만 신체는 이미 운전 중 맞게 될 여러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할 근육 운동이 힘들어진 상태라는 얘기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음주운전의 기준을 0.05%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의 계획에서도 알 수 있듯 0.03% 이상이면 이미 인체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는 "불안감과 초조감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0.03% 정도의 낮은 BAC에서도 중추신경계는 알코올의 영향을 받는다"며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거나 외부 자극 반응이 느려지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등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BAC가 0.06 ~ 0.1%에서는 언어 및 운동 조절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판단력이 손상된다.

소주 10잔 정도인 0.2 ~ 0.25%에 이르면 정상적 거동이 불편한 것은 물론 정신 활동에도 지장이 초래된다. 0.3%에 이를 경우 인사불성이나 고주망태가 되고 학습 및 기억 능력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이보다 높은 0.4 ~ 0.5%에서는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심한 경우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두주불사의 생리학

물론 주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소주 한 잔에 혀가 꼬부라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앉은 자리에서 3~4병을 마셔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두주불사(斗酒 不辭)들도 있다. 이 같은 주량의 차이는 결국 BAC의 수치 차이로도 나타난다.

그래서 동일한 양의 술을 마셨더라도 누구는 음주측정에 걸리고, 누구는 걸리지 않는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알코올 분해효소를 거론한다.

실제로 일반 음식물이 위나 장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돼 서서히 온몸에 퍼지는 것과 달리 알코올은 소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흡수된다. 빠른 속도로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은 알코올탈수소 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로 바뀌며 이는 다시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 효소(ALDH)의 작용으로 아세트산이라는 비독성물질로 변한다.





이후 최종적으로 아세트산이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되면서 체외 배출되는 것이다. 술에 약한 사람은 바로 ADH와 ALDH가 부족해 알코올 분해가 지연되는 경우다. 그만큼 체내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져 독성에 의해 갖가지 부작용을 겪게 된다. 또한 체질적으로 ADH, ALDH가 부족하면 술이 쉽게 취할 뿐만 아니라 숙취도 오래 지속된다.

이 점에서 주량은 다름 아닌 ADH, ALDH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ADH, ALDH는 개인은 물론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통계상으로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상대적으로 이들 효소를 적게 지니고 있다.



특히 김 교수에 의하면 한국인 중 두 효소를 모두 지니고 있지 않은 사람이 30%나 된다고 한다. 앵글로색슨족은 단 5%만이 이런 경우라고 하니 한국 사람은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임에 틀림없지만 타고난 주당들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체질적으로 술이 센 사람은 술의 위해성도 적게 받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김 교수는 "알코올 분해효소가 많은 사람은 남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실 수 있지만 술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사 산물의 영향을 계속적으로 받기 때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술은 개인의 체질에 따라, 음주 당시의 컨디션이나 음주 속도 등에 따라 해로운 정도가 다르다. 빈속에 마셨는지, 안주는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도 큰 변수가 된다. 그러므로 인체를 손상시키지 않는 정도의 적정량을 명확히 계량화된 수치로 꼽기는 힘들다.

단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의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음주 허용량으로 남성은 하루 세잔, 여성은 하루 두 잔을 권고 하고 있다. 여기서 주종은 크게 상관이 없다. 알코올 함량이 많은 독한 술일수록 술잔의 크기가 작으므로 술 한잔에 들어있는 순수 알코올의 양은 거의 같기 때문이다.



술꾼들에게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양이겠지만 WHO는 이 정도의 음주라면 오히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발병률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동맥경화, 심장병, 중풍 등의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앗, 이런 처벌까지!

우리나라는 음주운전에 관대한 편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전 세계 몇몇 나라에서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아찔한 방법의 처벌을 가해 음주운전의 위험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 일본: 음주운전자는 물론 주류 제공자나 권한 사람도 함께 벌금형.
▒ 미국 캘리포니아주: 음주운전 경험자의 운전 가능 시간을 저녁 8시로 제한. 또한 차량에 부착된 음주측정기를 불어서 정상임이 확인돼야 시동이 걸리는 자동차만 운전 허용.
▒ 호주: 신문에 음주운전자 명단 공개.
▒ 터키: 30㎞ 외곽으로 데려가 집까지 걸어오게 하여 집에서 구속. 걸어오는 과정을 경찰이 뒤따라오며 감시.
▒ 핀란드 : 1개월 월급 전액 압수.
▒ 말레이시아: 24시간 구류. 기혼자의 경우 배우자도 함께 구류.
▒ 엘살바도르: 단속 기준이 0.01%로 엄격. 적발 시 면허 취소 및 차량 압수. 총살형에 처한다는 소문은 낭설.

▩ 혈중알코올농도 자가 측정

꼭 참석해야 하는 회식이나 모임 때문에 부득이 한두 잔의 술을 마실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자신의 현재 BAC를 정확히 안다면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 교수가 알려준 계산법은 이렇다.



'술의 알코올 농도(%) × 음주량(㎖ 또는 ㏄)×0.8'을 '체중(㎏)×1,000×0.6'으로 나누면 된다. 체중 70㎏의 남성이 알코올 농도가 4.5%인 맥주 1,000㏄를 마셨다고 가정해보자. 위의 공식대로 계산을 하면 이 남성의 BAC는 0.086%가 된다. 만일 이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음주단속에 걸린다면 면허정지를 당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센 막걸리(6%), 와인(12 ~ 14%), 소주(17~21%)를 마셨다면 그 위험도가 훨씬 높다. 고민할 필요 없이 휴대폰을 들고 대리운전을 불러야 한다. 돈이 너무 아깝다면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내며 술이 깨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학계의 연구 결과로는 BAC는 평균적으로 1시간당 0.015%씩 내려간다. 즉 앞서 언급한 맥주 1,000㏄를 마신 남성은 최소한 2시간 30분이 지난 후 운전을 하는 게 안전하다. 그러나 이 계산법 또한 평균적인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개인별, 상황별 편차가 있어 과신을 했다가는 난생 처음 '빽차'를 타고 경찰서로 드라이브를 해야 하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세간에는 개인들의 경 험에 근거해 술을 마셔도 적게 취하고, 남들보다 빨리 깨는 노하우들이 떠돌기도 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술을 적게 먹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술을 천천히 마시거나 안주를 많이 먹는 등의 방법이 회자되고 있지만 이렇게 하면 알코올 체 내 흡수 속도가 느려져 빨리 취하지 않는 것일 뿐 결국 흡수되는 알코올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알코올 흡수가 더디게 진행되면 술이 깨는 회복 속도는 오히려 더 늦어진다.

술자리 단골메뉴인 삼겹살, 오징어, 땅콩, 해물 등의 경우 동물성 지방 및 콜레스테롤, 소금 함량이 높아 이들을 많이 섭취하는 것 자체도 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



▩ 술 깨는 노하우의 진실

내친김에 혈중 알코올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 속설들의 진위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물, 우유, 사탕, 초콜릿 등은 술을 덜 취하게 하거나 술을 빨리 깨는 데 효과적이라는 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음주 전 물이나 우유의 섭취는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보다야 낫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한다. 초콜릿, 사탕도 마찬가지다. 당분이 알코올 해 독에 도움을 주기는 해도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간혹 음주측정 전 술 냄새 제거를 위해 급히 껌을 찾는 운전자들이 있는 데 음주측정기는 입 속 알코올의 냄새를 측정하는 게 아니라 호흡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커피로 술을 깨 보겠다는 생각도 그릇된 판단이다. 술을 해독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간에게 카페인 해독이라는 무거운 짐만 더 얹어 놓는 셈이니 말이다.

수다, 노래, 춤, 사우나 등도 생각만큼 효험이 없다. 경험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여겼다면 오해일 소지가 크다. 시간이 흐르면서 술이 깬 것이지 노래를 하고 춤을 췄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김 교수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숙취해소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효과가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의학적 근거가 있으므로 숙취해소 효과를 체감했다면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음주와 관련한 가장 무서운 습관인 해장술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해장은커녕 간을 두 번 죽이는 행동이며 해장술을 통해 해장이 되는 사람은 이미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로 볼 수 있다. 마약 중독자들이 금단현상을 겪다가도 마약이 주입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처럼 알코올 중독도 마찬가지라는 것. 이는 실제로 알코올 중독 여부를 가리는 진단기준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이렇게 강조했다. "단적으로 말해 술에서 빨리 깨어 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술을 적게 마시고, 술을 마신 후 시간이 지나도록 기다리는 것 외에는 모두 효과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것을 노하우라고 믿는 것은 큰 사고를 부르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WHO는 2005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188개 회원국의 음주량 및 음주 습관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소주, 위스키 등도수가 높은 독한 증류주의 1인당 소비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성인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세계 13위다.

1 년간 대한민국의 모든 성인이 소주 41병에 해당하는 14.8ℓ의 알코올을 마셨으며 이 가운데 9.57ℓ가 독한 증류주였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또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 섭취가 원인이 된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약 4%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중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사고가 결코 적 지 않은 비중을 점할 것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리고 그 빨간 불은 당연히 독한 술을 벌컥벌컥 마셔 대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을 향해 켜져 있다.

▩ 음주측정기는 얼마나 정확할까?

무고한 운전자마저 괜스레 움츠러들게 만드는 음주측정기. 이는 1939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처음 사용된 이래 지금은 전 세계 경찰서의 필수 장비가 됐다. 음주측정기는 위와 장에서 흡수돼 혈액에 흘러 들어간 알코올이 폐를 통해 일정한 비율로 배설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날숨에 포함된 에탄올의 양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간접 추정하는 것이다. 채혈을 통해 직접 측정한 수치와 비교하면 일반적으로 음주측정기의 수치가 낮다. 그러니 음주측정기의 수치를 인정하지 않고 채혈을 요구하는 것은 제 무덤을 파는 격이니 지양하는 게 현명하다.

오늘날 주로 사용되는 전자식 음주측정기에는 백금으로 만든 전극센서가 채용돼 있다. 에탄올 분자가 이 전극센서에 달라붙으면 전류가 흐르는데 그 분자수가 많을수록 전류의 세기가 커진다. 바로 이 전류의 세기를 측정, 알코올 농도를 추정한다.

우리나라 경찰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영국제 'SD- 400' 역시 이 같은 전기화학분석 방식을 근간으로 한다. 탐지장비 전문업체 독스콤의 설명에 의하면 이는 아세톤, 페인트, 메탄 등 알코올이 아닌 다른 유사 물질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알코올 농도 0.001%에서 최대 0.575%까지 측정이 가능하며 오차는 0.1%에서 ±0.005% 정도라고 한다.

간혹 슈크림 빵이나 자양강장제 같은 특정 음식물에 측정기가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실제로 이들 식품 속에 약간의 알코올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술을 마신 뒤 구강청정제를 사용하면 음주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다량의 에탄올이 함유된 제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구강청정제로 입안을 헹구고 음주측정기를 불기라도 한다면 자칫 치사량에 가까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제7차 국가교통안전 기본계획안을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 단속기준을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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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준이 적용되면 소주 한두 잔으로도 음주단속에 걸릴 수 있다. 이를 보면 술이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과 합리적인 판단을 얼마나 저해하는지 새삼 의문이 든다. 더욱이 그가 운전자라면?

박소란 기자 [email protected]

경찰청이 발표한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총 10만 3,831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0.2%, 5.9% 감소했으며 특히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무려 29.8%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음주운전 사고가 1만 2,611건 발생했지만 그로 인한 사망자는 46.5건 당 1명에 불과(?)한 271명에 머무른 것. 단순히 수치만을 놓고 보면 음주 운전을 준 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시민 의식이 성숙해지면서 사회가 더 안전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경찰청 이 공개한 또 다른 자료, 즉 연도별 음 주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2 만 6,873건, 2만 8,207건, 2만 8,641건 등 꾸준히 증가했다. 그에 따른 사망자 수는 969명, 898 명, 781명으로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 지만 부상자 수는 4만 8,497명, 5만 797 명, 5만 1,364명으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예나 지금이나 음주운전은 여전히 교통사고의 가장 고질적인 원인이자 인명사고 유발자인 셈이다. 게다가 올 상반기의 수치가 조금 낮다고 올해 전체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 은 없다. 설령 그렇게 돼도 이것이 일회성에 지나지 않고 내년 이후까지 이어 진다는 확증 역시 어디에도 없다.

왜 0.05%인가

지난달 중순 전직 프로농구선수 김모 씨가 음주 교통사고로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BAC)는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0.091%. 그럼에도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한지 모르고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 주려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안타깝게도 김 모씨의 사례는 우리에게 그다지 특별한 경우로 다가오지 않는다. 사실상 만취 상태에서도 운전을 강행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이고 다양한 안전운전 캠페인에 도 불구하고 술이 우리 인체에 얼마나 심각한 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대응 능력과 판단 능력을 얼마나 마비시킬 수 있는지를 체감하는 운전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음주운전 적발의 도구이자 척도가 되는 BAC는 혈액 속에 포함된 알코올의 양을 의미한다.





혈액 100㎖당 0.1g의 알코올이 존재한다면 BAC는 0.1% 가 된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처벌 기준을 보면 BAC가 0.05% 미만일 때는 훈방 조치되고 0.05~ 0.1% 미만인 경우에는 면허정지와 함께 징역 6개월 이하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리고 0.1 ~ 0.2% 미만은 면허취소에 더해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500만 원 벌금이 부과된다. 0.2% 이상은 어떨까. 도로교통법에는 BAC가 0.2%를 초과한 운전자나 음주측정 거부자, 3회 이상 음주운전자는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적시돼 있다.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쯤해서 왜 BAC 0.05%가 음주운전 처벌의 법적기준이 된 것인지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이는 음주 후 나타나는 갖가지 신체적 징후를 보면 이해 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사람은 소주 2~3잔을 마셔서 BAC가 0.05%에 이르면 긴장이 풀리며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이 늦어진다.

운전자는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하고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겠지만 신체는 이미 운전 중 맞게 될 여러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할 근육 운동이 힘들어진 상태라는 얘기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음주운전의 기준을 0.05%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의 계획에서도 알 수 있듯 0.03% 이상이면 이미 인체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는 "불안감과 초조감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0.03% 정도의 낮은 BAC에서도 중추신경계는 알코올의 영향을 받는다"며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거나 외부 자극 반응이 느려지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등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BAC가 0.06 ~ 0.1%에서는 언어 및 운동 조절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판단력이 손상된다.

소주 10잔 정도인 0.2 ~ 0.25%에 이르면 정상적 거동이 불편한 것은 물론 정신 활동에도 지장이 초래된다. 0.3%에 이를 경우 인사불성이나 고주망태가 되고 학습 및 기억 능력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이보다 높은 0.4 ~ 0.5%에서는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심한 경우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두주불사의 생리학

물론 주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소주 한 잔에 혀가 꼬부라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앉은 자리에서 3~4병을 마셔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두주불사(斗酒 不辭)들도 있다. 이 같은 주량의 차이는 결국 BAC의 수치 차이로도 나타난다.

그래서 동일한 양의 술을 마셨더라도 누구는 음주측정에 걸리고, 누구는 걸리지 않는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알코올 분해효소를 거론한다.

실제로 일반 음식물이 위나 장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돼 서서히 온몸에 퍼지는 것과 달리 알코올은 소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흡수된다. 빠른 속도로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은 알코올탈수소 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로 바뀌며 이는 다시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 효소(ALDH)의 작용으로 아세트산이라는 비독성물질로 변한다.





이후 최종적으로 아세트산이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되면서 체외 배출되는 것이다. 술에 약한 사람은 바로 ADH와 ALDH가 부족해 알코올 분해가 지연되는 경우다. 그만큼 체내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져 독성에 의해 갖가지 부작용을 겪게 된다. 또한 체질적으로 ADH, ALDH가 부족하면 술이 쉽게 취할 뿐만 아니라 숙취도 오래 지속된다.

이 점에서 주량은 다름 아닌 ADH, ALDH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ADH, ALDH는 개인은 물론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통계상으로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상대적으로 이들 효소를 적게 지니고 있다.



특히 김 교수에 의하면 한국인 중 두 효소를 모두 지니고 있지 않은 사람이 30%나 된다고 한다. 앵글로색슨족은 단 5%만이 이런 경우라고 하니 한국 사람은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임에 틀림없지만 타고난 주당들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체질적으로 술이 센 사람은 술의 위해성도 적게 받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김 교수는 "알코올 분해효소가 많은 사람은 남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실 수 있지만 술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사 산물의 영향을 계속적으로 받기 때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술은 개인의 체질에 따라, 음주 당시의 컨디션이나 음주 속도 등에 따라 해로운 정도가 다르다. 빈속에 마셨는지, 안주는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도 큰 변수가 된다. 그러므로 인체를 손상시키지 않는 정도의 적정량을 명확히 계량화된 수치로 꼽기는 힘들다.

단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의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음주 허용량으로 남성은 하루 세잔, 여성은 하루 두 잔을 권고 하고 있다. 여기서 주종은 크게 상관이 없다. 알코올 함량이 많은 독한 술일수록 술잔의 크기가 작으므로 술 한잔에 들어있는 순수 알코올의 양은 거의 같기 때문이다.



술꾼들에게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양이겠지만 WHO는 이 정도의 음주라면 오히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발병률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동맥경화, 심장병, 중풍 등의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앗, 이런 처벌까지!

우리나라는 음주운전에 관대한 편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전 세계 몇몇 나라에서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아찔한 방법의 처벌을 가해 음주운전의 위험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 일본: 음주운전자는 물론 주류 제공자나 권한 사람도 함께 벌금형.
▒ 미국 캘리포니아주: 음주운전 경험자의 운전 가능 시간을 저녁 8시로 제한. 또한 차량에 부착된 음주측정기를 불어서 정상임이 확인돼야 시동이 걸리는 자동차만 운전 허용.
▒ 호주: 신문에 음주운전자 명단 공개.
▒ 터키: 30㎞ 외곽으로 데려가 집까지 걸어오게 하여 집에서 구속. 걸어오는 과정을 경찰이 뒤따라오며 감시.
▒ 핀란드 : 1개월 월급 전액 압수.
▒ 말레이시아: 24시간 구류. 기혼자의 경우 배우자도 함께 구류.
▒ 엘살바도르: 단속 기준이 0.01%로 엄격. 적발 시 면허 취소 및 차량 압수. 총살형에 처한다는 소문은 낭설.

혈중알코올농도 자가 측정

꼭 참석해야 하는 회식이나 모임 때문에 부득이 한두 잔의 술을 마실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자신의 현재 BAC를 정확히 안다면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 교수가 알려준 계산법은 이렇다.



'술의 알코올 농도(%) × 음주량(㎖ 또는 ㏄)×0.8'을 '체중(㎏)×1,000×0.6'으로 나누면 된다. 체중 70㎏의 남성이 알코올 농도가 4.5%인 맥주 1,000㏄를 마셨다고 가정해보자. 위의 공식대로 계산을 하면 이 남성의 BAC는 0.086%가 된다. 만일 이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음주단속에 걸린다면 면허정지를 당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센 막걸리(6%), 와인(12 ~ 14%), 소주(17~21%)를 마셨다면 그 위험도가 훨씬 높다. 고민할 필요 없이 휴대폰을 들고 대리운전을 불러야 한다. 돈이 너무 아깝다면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내며 술이 깨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학계의 연구 결과로는 BAC는 평균적으로 1시간당 0.015%씩 내려간다. 즉 앞서 언급한 맥주 1,000㏄를 마신 남성은 최소한 2시간 30분이 지난 후 운전을 하는 게 안전하다. 그러나 이 계산법 또한 평균적인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개인별, 상황별 편차가 있어 과신을 했다가는 난생 처음 '빽차'를 타고 경찰서로 드라이브를 해야 하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세간에는 개인들의 경 험에 근거해 술을 마셔도 적게 취하고, 남들보다 빨리 깨는 노하우들이 떠돌기도 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술을 적게 먹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술을 천천히 마시거나 안주를 많이 먹는 등의 방법이 회자되고 있지만 이렇게 하면 알코올 체 내 흡수 속도가 느려져 빨리 취하지 않는 것일 뿐 결국 흡수되는 알코올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알코올 흡수가 더디게 진행되면 술이 깨는 회복 속도는 오히려 더 늦어진다.

술자리 단골메뉴인 삼겹살, 오징어, 땅콩, 해물 등의 경우 동물성 지방 및 콜레스테롤, 소금 함량이 높아 이들을 많이 섭취하는 것 자체도 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



술 깨는 노하우의 진실

내친김에 혈중 알코올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 속설들의 진위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물, 우유, 사탕, 초콜릿 등은 술을 덜 취하게 하거나 술을 빨리 깨는 데 효과적이라는 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음주 전 물이나 우유의 섭취는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보다야 낫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한다. 초콜릿, 사탕도 마찬가지다. 당분이 알코올 해 독에 도움을 주기는 해도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간혹 음주측정 전 술 냄새 제거를 위해 급히 껌을 찾는 운전자들이 있는 데 음주측정기는 입 속 알코올의 냄새를 측정하는 게 아니라 호흡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커피로 술을 깨 보겠다는 생각도 그릇된 판단이다. 술을 해독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간에게 카페인 해독이라는 무거운 짐만 더 얹어 놓는 셈이니 말이다.

수다, 노래, 춤, 사우나 등도 생각만큼 효험이 없다. 경험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여겼다면 오해일 소지가 크다. 시간이 흐르면서 술이 깬 것이지 노래를 하고 춤을 췄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김 교수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숙취해소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효과가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의학적 근거가 있으므로 숙취해소 효과를 체감했다면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음주와 관련한 가장 무서운 습관인 해장술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해장은커녕 간을 두 번 죽이는 행동이며 해장술을 통해 해장이 되는 사람은 이미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로 볼 수 있다. 마약 중독자들이 금단현상을 겪다가도 마약이 주입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처럼 알코올 중독도 마찬가지라는 것. 이는 실제로 알코올 중독 여부를 가리는 진단기준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이렇게 강조했다. "단적으로 말해 술에서 빨리 깨어 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술을 적게 마시고, 술을 마신 후 시간이 지나도록 기다리는 것 외에는 모두 효과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것을 노하우라고 믿는 것은 큰 사고를 부르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WHO는 2005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188개 회원국의 음주량 및 음주 습관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소주, 위스키 등도수가 높은 독한 증류주의 1인당 소비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성인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세계 13위다.

1 년간 대한민국의 모든 성인이 소주 41병에 해당하는 14.8ℓ의 알코올을 마셨으며 이 가운데 9.57ℓ가 독한 증류주였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또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 섭취가 원인이 된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약 4%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중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사고가 결코 적 지 않은 비중을 점할 것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리고 그 빨간 불은 당연히 독한 술을 벌컥벌컥 마셔 대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을 향해 켜져 있다.

음주측정기는 얼마나 정확할까?

무고한 운전자마저 괜스레 움츠러들게 만드는 음주측정기. 이는 1939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처음 사용된 이래 지금은 전 세계 경찰서의 필수 장비가 됐다. 음주측정기는 위와 장에서 흡수돼 혈액에 흘러 들어간 알코올이 폐를 통해 일정한 비율로 배설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날숨에 포함된 에탄올의 양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간접 추정하는 것이다. 채혈을 통해 직접 측정한 수치와 비교하면 일반적으로 음주측정기의 수치가 낮다. 그러니 음주측정기의 수치를 인정하지 않고 채혈을 요구하는 것은 제 무덤을 파는 격이니 지양하는 게 현명하다.

오늘날 주로 사용되는 전자식 음주측정기에는 백금으로 만든 전극센서가 채용돼 있다. 에탄올 분자가 이 전극센서에 달라붙으면 전류가 흐르는데 그 분자수가 많을수록 전류의 세기가 커진다. 바로 이 전류의 세기를 측정, 알코올 농도를 추정한다.

우리나라 경찰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영국제 'SD- 400' 역시 이 같은 전기화학분석 방식을 근간으로 한다. 탐지장비 전문업체 독스콤의 설명에 의하면 이는 아세톤, 페인트, 메탄 등 알코올이 아닌 다른 유사 물질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알코올 농도 0.001%에서 최대 0.575%까지 측정이 가능하며 오차는 0.1%에서 ±0.005% 정도라고 한다.

간혹 슈크림 빵이나 자양강장제 같은 특정 음식물에 측정기가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실제로 이들 식품 속에 약간의 알코올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술을 마신 뒤 구강청정제를 사용하면 음주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다량의 에탄올이 함유된 제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구강청정제로 입안을 헹구고 음주측정기를 불기라도 한다면 자칫 치사량에 가까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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