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미니 7집 '웨얼 투 나우? 파트 원. 옐로우 라이트'로 컴백한 혼성그룹 카드. 카드 공식 트위터(X)
"컴백마다 예상보다 컴백이 늦어져서 팬분들한테 죄송하다는 얘기를 매번 하는 것 같은데 (웃음) 예정보다 늦어져서 죄송하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해요." (전지우)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그룹이 되는 거 같아서 이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참 팬분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크고…" (제이셉)2016년 데뷔해 올해 8주년을 맞은 혼성그룹 카드(KARD)는 탄탄한 라이브와 퍼포먼스 실력을 바탕으로 착실히 공연 규모를 키워가는 대표적인 '공연형' 아티스트다. K팝 신에서 드문 혼성그룹이면서, 일반적인 K팝 아이돌 범주에 넣기에는 독특한 위치를 취하고 있다. 컴백 주기가 2~3개월까지 좁혀지고 있지만, 카드는 보통 1년에 한 번 컴백한다. 지난 미니 6집이 11개월 만에 새 앨범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15개월(1년 3개월) 만의 앨범이 됐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7집 '웨얼 투 나우?(파트 1. 옐로우 라이트)'Where To Now?(Part.1 : Yellow Light)'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카드는 '길어진 컴백 주기'를 언급하며 첫 인사했다. 그 시간이 모두 '빈칸'은 아니었다. 멤버들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앨범 작업에 참여했고,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라는 이름의 월드 투어로 미주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16개 도시를 돌았다.
카드 비엠. RBW, DSP미디어 제공
"드디어 앨범을 낼 수 있어서 되게 행복하다"라고 운을 뗀 비엠은 "굉장히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회사와 멤버들의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과정 안에서 되게 많이 배우고, 아티스트로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라는 게 비엠의 설명이다.
전지우는 "변명처럼 들리는 것 같지만, 예정된 컴백은 올해 3월이었다. 작년부터 열심히 준비했는데 딱 '이거다!' 할 만한 곡은 없었다. 수많은 곡들 모니터하고 작업해 왔지만 발견되지도 않았고, 좋은 곡들은 너무 많았지만 딱 확정 지을 수 없었는데 대표님께서 '이거 어떻냐' 하고 아예 길을 제시해 주셔서 그 뒤로는 술술 풀렸다"라고 말했다.
제이셉은 "저희끼리의 의견이 잘 맞아도 지갑을 열어주시는 마음을 사로잡아야 어느 정도의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게 맞는 거라 어려움이 당연히 없진 않았다. 저희끼리 의견도 사실상 다 성향이 다르다 보니까 다를 때도 많았고, 하나로 모이면 오너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어렵고…"라고 전했다.
카드 전소민. RBW, DSP미디어 제공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순 없었다. '우리가 뭐라도 하고 있자' 하는 생각에 녹음부터 했다. 과반수의 선택을 받은 곡을 하나씩 녹음했다. 그렇게 해서 이번 앨범에 실린 곡도 있다. 타이틀곡 '텔 마이 마마'(Tell My Momma)는 RBW 김진우 대표의 '픽'이었다. 제이셉은 "아예 땅땅땅 해 주셨다. 이렇게 방향성을 제시해 주시니까 수월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제이셉은 "너무 편했던 게 뭐냐면, '이끼'(ICKY)는 저희 네 명의 고집이 하나로 이루어져서 대표님께서 오케이(OK)해 주신 거라면, ('텔 마이 마마'는) 이거로 하자고 해서 요번에는 (저희가 대표님을) 완전히 믿고 가겠다고 한 거였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드가 들려줬던 음악과 비슷한 결의 수록곡 '스핀'(SPIN)이 있어서 타이틀 선정이 조금 더 고민스러웠다고 전지우는 전했다. 그는 "정말 카드스럽고, 카드가 잘할 거 같고, 팬분들이 정말 좋아해 주실 것 같은 곡이었다. '텔 마이 마마'는 너무 좋지만 저희가 해 보지도 않았고 팬분들이 낯설게 느낄 것 같은 새로운 시도라 좀 두려운 게 있었다"라고 밝혔다.
카드 전지우. RBW, DSP미디어 제공코드 진행이 매력적인 '텔 마이 마마'는 엄마에게 특별한 사람을 소개하는 가사가 익살스러운 곡이다. 중독성 있는 신스 사운드로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곡에 '쿨함'을 불어넣는 비트가 매력적이다. 이전에 발표한 곡들과 비교해도 아주 '이지 리스닝'(듣기 편안한) 계열의 음악이다. 악을 뜻하는 '이지 리스닝' 곡이 최근 가요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언제나 100% 이상을 쏟아붓는 듯한 무대를 선보이는 카드에게는 '이지 리스닝'이 하나의 도전이었지만, '텔 마이 마마'는 그대로 타이틀곡이 됐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전지우) 한 까닭이다. 타이틀곡의 매력을 자랑해달라는 부탁에, 제이셉은 "갑자기 생각났다"라며 요리와 음식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새는 조미료를 다 빼고 있다. 첫입 딱 먹었을 때 조미료 맛은 혀를 탁 치고 들어오는데 이 그릇 하나를 못 끝내더라, 쉽게 질려서. 그래서 다 빼고 그냥 본연의 맛으로 먹었을 때는 끝까지 먹더라. 이 곡 '텔 마이 마마'도 조미료를 다 뺀 맛이다. 본연의 맛이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한 자동차 광고 문구를 들어 "정말 쓸데없는 거 없이, 강할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카드 제이셉. RBW, DSP미디어 제공퍼포먼스를 준비할 때도 걱정이 앞섰다. 전지우는 "저희가 퍼포먼스가 강한 팀인데 이번 노래에 맞춰서 '아, 이렇게 안무를 들어내도 되나? 정말 (이렇게) 없어도 되나? 무대에서 안무를 안 춰도 되나?' 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라면서도 "완성된 걸 보고 정말 잘 어울리는 안무다, 깔끔하게 잘 나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전소민은 "안무 중에 난도가 제일 낮다. 안무를 다 배우고 모니터하니까 어색했다. 쉬는 구간이 많아서. 그동안은 3분을 정말 꽉 채워서 했기 때문에 목에서 피 맛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 이번에는 진짜 너무 많이 덜어내서 보시고 어떤 반응을 해 주실까 너무너무 궁금하다"라고 밝혔다.
전지우는 오히려 '텔 마이 마마' 안무를 배울 때 "제일 어려웠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계속 감을 못 잡았다. 어떻게 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오히려 '스핀' 안무 배웠을 때, 멤버들도 느꼈겠지만 '텔 마이 마마'보다 '스핀'을 훨씬 잘 흡수하고 빨리 배웠다. 다 금방 배워서 금방 끝냈다. '텔 마이 마마'는 안무도 많이 들어낸 만큼 처음 해 보는 스타일"이라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카드 비엠, 제이셉. RBW, DSP미디어 제공'이렇게 들어내도 괜찮나?' 싶을 만큼 안무가 쉬워졌다면, 라이브 할 때 조금 더 편해졌을까. 이에 전소민은 "퍼포먼스가 강한 곡은 짧게 짧게 치고 나간다. 호흡을 이어 가는 게 아니라. 이 곡은 멜로디들이 이어져서 숨 쉴 구간을 딱 정해야 한다. 그것도 연습 많이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번 앨범 수록곡은 제이셉이 쓴 한국어 가사를 빼면 다 영어로 돼 있다. 전소민은 "(곡을) 해외에서 많이 받았다. 가사가 다 너무 완벽하고 내용이 좋게 온 것"이라며 "있는 가사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게 좋겠다는 의견 주셔서 알겠다, 좋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제이셉은 "한국어를 집어넣어서 배분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라며 "저는 제 가사가 너무 100% 너무 만족스럽다. 몇 날 며칠 고민한 게 아니라 그냥 밤새 쓴 거였다. 이런 거 다른 거 꺼내와서 쓴 게 아니라 간결하게 나온 거여서 100% 마음에 든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연습생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라며 "원래 랩을 이런 스타일로 썼었지, 이런 거 재밌게 썼었지 하면서 재밌게 작업했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카드 전지우, 전소민. RBW, DSP미디어 제공
'웨얼 투 나우?' 앨범이 '카드표 이지 리스닝'의 시작점이 될까. 앞으로도 이지 리스닝 계열 곡을 선보일지 묻자, 비엠은 "반응을 보고 결정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전지우는 "한국 팬분들은 청량한 카드의 모습을 굉장히 그리워하시고 좋아해 주신다. 아마 (곡이) 나왔을 때는 좋아해 주실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또 걱정됐던 건, 저희는 주로 투어 활동을 하다 보니 이 노래로 투어를 돌 때 괜찮을까? 했다. 수록곡은 핫한 걸로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카드는 '꽉 찬' 하반기를 보낼 예정이다. '옐로우 라이트'라는 부제가 붙은 파트 1에 이어 파트 2 앨범도 연내 선보인다. 새 투어도 계획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일 단독 투어다.
제이셉은 "독일만 단독으로 몇 개 도시에 간다고 했을 때 되게 생소했다. 유럽 투어는 몇 번 가봤지만 '독일 투어'라는 말 자체가 되게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너무 감격스럽고 이럴 수가 있구나, 하며 독일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카드에게 일찍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낸 곳은 남미였다. 어떤 매력으로 남미 팬들을 사로잡은 것 같냐고 물으니, 전지우는 "'오 나나'(Oh NaNa)로 첫 단추를 잘 끼워서 그게 쭉 이어오는 거 아닐까. K팝을 좋아해 주시는 남미, 미국, 전 세계 팬분들이 K팝에서도 혼성그룹이 나올 수 있구나 하는 게 되게 신선했던 것 같다. 노래도 퍼포먼스도 재밌고 멤버들 간의 케미도 좋게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카드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미니 7집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타이틀곡은 '텔 마이 마마'다. RBW, DSP미디어 제공전소민은 "남미는 여자 솔로, 남자 솔로가 컬래버(협업)하는 게 많은데, 팀으로 K팝 그룹이 나왔다는 것? 뭄바톤이라는 장르가 그 당시(데뷔 초)에는 대중화하지 않았고, 트월킹(엉덩이 움직임을 강조하는 안무)이 춤 안에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게 다 너무 신선해서 '카드 되게 재밌다' 하고 좋게 봐주신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첫 독일 투어를 앞둔 카드는 지난해 미국 4대 메이저 에이전시로 꼽히는 UTA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소감을 묻자, 제이셉은 "정말 너무 큰 에이전시와 손을 잡아서, 요번 활동에 되게 많은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크다.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유명 토크 쇼를 나간다든지, 굵직굵직한 라디오, TV 프로그램 출연할 수 있게끔 (UTA가)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큰 기대를 안고 있다, UTA"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멤버들 모두 영어 공부에도 열심이라고. 특히 비엠은 '켈리 클락슨 쇼'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새 앨범명 '웨얼 투 나우?'에 맞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질문하자, 비엠은 "도착하는 목적지보다 누구랑 함께 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지금 목표는 이룬 거 같다. 멤버들이랑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어쩌면 상상보다 높은 위치로 가지 않을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