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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사망 훈련병' 엄마의 편지…"우리 햇병아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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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수료식 19일 열려
얼차려 받다 숨진 훈련병 어머니 편지 공개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어"
"굳은 팔다리, 40도 넘는 고열, 숨 몰아쉬는 아들"
"중대장이 한 말은 '야, 너 때문에 애들 못 가잖아'였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오늘 수료생 251명 중에 우리 아들만 없습니다.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요? 국가의 부름에 입대하자마자 상관의 명령이라고 죽기로 복종하다 죽임당한 우리 햇병아리, 대한의 아들이 보고 싶습니다"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수료식인 19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이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박모 훈련병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공개했다.
 
어머니 A씨는 편지에서 "12사단에 입대하던 날 생애 최초로 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서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며 "당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지실 것인가"라며 "망나니 같은 부하가 명령 불복종으로 훈련병을 죽였다고 하실 것인가, 아니면 아들 장례식에 오셔서 말씀하셨듯이 '나는 그날 부대에 없었다'고 핑계를 대실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숨진 박 훈련병이 입영식 당시 어머니를 업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숨진 박 훈련병이 입영식 당시 어머니를 업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어 A씨는 아들이 위법한 군기훈련을 받아 쓰러진 당시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에게 군이 처음 씌운 프레임은 '떠들다가 얼차려를 받았다'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료와 나눈 말은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등의 말이었다고 한다"며 "자대 배치를 염두에 두고 몇 마디 한 것일 뿐일 텐데 그렇게 죽을죄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책과 생필품을 넣어 완전군장을 만들고 총을 땅에 안 닿게 손등에 올려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총을 떨어뜨리면 다시 시키고, 잔악한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긴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괜히 잘못했다가는 자기 때문에 중대장이 화가 나서 동료들까지 가중되는 벌을 받을까 무서웠을 것"이라며 "굳은 팔다리로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며 얕은 숨을 몰아쉬는 아들에게 중대장이 처음 한 명령은 '야 일어나. 너 때문에 뒤에 애들이 못 가고 있잖아'였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용산역 광장에 차려진 '시민 추모분향소'를 찾아 추모객들을 직접 맞이한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민 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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