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그 배터리 회사…"벤츠에 공급" 중국 증권가 추천했지만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8.10 09:00

[자오자오 차이나] 중국 배터리 기업 패러시스

편집자주 |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최근 일년간 중국 배터리 기업 패러시스에너지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 패러시스에너지 주가가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곳은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를 일으킨 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다. 상장 이래 4년 연속 적자를 내며 중국 내에서도 리콜 사태에 휩싸여 주가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9일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패러시스에너지(푸넝커지·SHA:688567)는 전일 대비 0.30위안(3.28%) 내린 8.85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52주 최저가이자 역대 최저가다. 패러시스에너지 주가는 2022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하락했고, 특히 최근 일년간 59.95% 빠졌다.

2009년 중국 장쑤성에 설립된 패러시스에너지는 중국에서 판매량 기준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배터리 제조사다. 주사업은 신에너지차(NEV) 동력 배터리 시스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의 연구개발 및 생산과 판매다. 2020년에는 상하이거래소에 개설된 기술·벤처기업 전용 증시 커촹반(科創板)에 상장했다.

패러시스에너지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중국 내외 자동차 기업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덩치를 키워왔지만 상장 이래 줄곧 연간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전년 대비 41.8% 늘어난 164억3600만위안(약 3조1295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손실은 18억6800만위안(약 3556억8588만원)이었다. 상장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순손실은 40억위안(약 7616억4000만원)에 이른다.

적자의 이유는 다양했다. 현지에서는 중국 배터리 제품 수출액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그만큼 많은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시장 경쟁이 심화된 점을 지적한다. 여기에 배터리 가격 하락과 패러시스에너지가 해외 기업과 만든 합작회사의 투자 손실, 누적 재고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해 연간 손실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일 오전 인천 서구 당하동 자동차 공업소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감식이 실시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리콜 사태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 청라 지하 주차장 사고 이전에도 중국 내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에 연루된 전적이 있다. 2019년 3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배터리에 화재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전기차 3만여대를 리콜했는데, 해당 배터리의 제조사가 패러시스였다. 당시 리콜 발표일부터 3거래일간 패러시스 주가는 14%대 빠졌다.

같은 해 7월에도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중국 창청자동차 차량 1만6216대의 BMS(배터리관리시스템) 결함을 이유로 리콜을 지시했다. 이때도 창청자동차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가 패러시스 제품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패러시스는 "BMS는 제조하지 않았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해당일 주가는 하루만에 4%대 하락했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패러시스에너지가 메르세데스벤츠의 배터리 공급사라는 점에서 투자를 권유해왔다. 중국 화촹증권은 "패러시스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의 배터리 핵심 공급사이고 전략적 투자를 받은 기업이기도 하다"라며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신에너지차, 전기차, 드론 등 여러 시장에 제품을 공급해 널리 인정받고 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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