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사진=각사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 수혜주인 금융주가 하락했다. 정부의 밸류업 세제혜택 발표 후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금융주가 연일 하락세를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19분 KB금융은 전 거래일 보다 1300원(1.53%) 내린 8만39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하나금융지주는 900원(1.44%) 내린 6만1500원, 신한지주는 700원(1.36%) 내린 5만800원, 우리금융지주는 10원(0.07%) 내린 1만4680원에 거래됐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앞으로 배당을 늘린 기업은 증가분에 대한 5% 법인세액을 공제 받을 수 있다.


또한 2000만원 미만 금액에 대한 세율은 14%에서 9%로 내리고 이를 넘는 금액에 대해 종합과세 세율과 25%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배당 증가금액 저율 분리과세'도 추진된다.

기재부는 분리과세 혜택을 밸류업기업의 배당 증가금액 등에 대해서만 적용토록 한 만큼 추후 과세 특례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 확대 등 기업 밸류업을 위한 파격적인 혜택이 담겼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들의 목표주가를 속속 올리고 있다. DB금융투자는 KB금융이 올해 총주주환원율 목표치인 40%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이고 높은 자본비율에 따른 자사주 매입 확대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1000원에서 10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도 KB금융의 목표주가를 8만7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올렸고, 하나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도 올려잡았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대거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끈 전날과 달리 이날은 기관투자자만 금융주를 사들였다. 일각에선 밸류업 효과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도 밸류업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들을 모두 순매도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세제혜택 방식 공개에도 정책 모멘텀 피크아웃, 배당 증가분에 한정된 혜택 등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며 전날 상당 부분 반납하며 마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