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민주 전대, 최고위원 경선도 ‘명심바라기’… ‘찐명 vs 짭명’ 입길

입력 2024-07-02 01:22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정책과 비전 제시 없이 친명(친이재명) 각축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고,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최고위원 경선도 ‘명심(明心·이 전 대표의 의중) 경쟁’만 가열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찐명’(진짜 친명)과 ‘짭명’(가짜 친명)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4선 김민석 의원은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민심의 지원과 강력한 대선주자를 가진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 집권 준비의 출발”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를 더 단단하게 해주시고, 일 잘하는 최고위를 구성해 달라”고 호소했다.

재선 한준호 의원도 이날 “혁신은 새로운 시대정신이 돼야 하고, 그 적임자는 이 전 대표임을 확신한다”며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성과로 스스로 지도자로서의 의미를 증명해냈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전당대회가 ‘명심 경쟁’이 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최고위원 후보 모두 충성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동행할 진정한 지도자로 이 전 대표를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선 이성윤 의원도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며 이 전 대표를 앞세웠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발탁한 영입인재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외나무다리에서 맞짱을 뜨겠다”며 “이 전 대표를 보라. 윤석열 검찰정권이 들어선 후 2년이 넘도록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함께 아직도 주야장천 정치수사와 정치기소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재선 강선우·김병주 의원도 지난달 24일 최고위원에 도전하며 이 전 대표와의 관계를 부각하기 위해 애썼다.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은 출마 선언문에서 이 전 대표를 20차례나 언급했다. 출마를 준비 중인 전현희(3선)·민형배(재선) 의원을 비롯해 정봉주 전 의원 등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대회 예비후보 등록은 오는 9~10일 진행되고, 예비경선은 14일 치러진다.

후보 10여명이 나설 최고위원 경선에서 ‘친명 마케팅’이 뜨거운 건 권리당원의 표 비중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중앙위원 100%였던 최고위원 예비경선 방식이 ‘중앙위원 50%·권리당원 50%’로 바뀌면서 당원 표심이 더욱 중요해졌다.

당 일각에서는 ‘찐명’ 대 ‘짭명’의 대결이라는 씁쓸한 평가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모두 ‘친명’을 내세우는 상황이라 누가 찐명이고, 아닌지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전날 엑스(옛 트위터)에 “전화와 문자를 그만 좀 (해 달라)”이라며 “시도 때도 없는 문자와 전화는 응원과 격려가 아니라 고통을 주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연임 도전 선언을 앞둔 상황에서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자제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박장군 송경모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