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GF리테일, 유통업계 첫 '임원 주6일제'…대내외 위기에 '비상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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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CI

BGF리테일이 유통업계선 처음으로 임원 주6일 출근제를 도입했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국내 소비 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선제적 위기 대응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희망퇴직, 사옥이전 등 불황을 견뎌내고 있는 유통업계에 주6일 출근제가 확산될 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 13일부터 임원들에게 토요일 출근을 지시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임원들을 대상으로 '토요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불투명한 유통 환경과 빠르게 변화하는 트랜드에 대응하고자 주요 의제(상품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해 임원 간 격식 없이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이 임원 주6일 출근제를 도입한 것은 최근 대내외적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미중갈등·불안정한 중동 정세 등으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 업체가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시장 경쟁까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BGF리테일 수익성도 둔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9% 감소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위축으로 기존점 성장률도 약화되고 있다”며 “향후 성장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점포 수도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점포 수는 5만5580개에 달한다. 내년 최저임금 또한 1만30원으로 오르면서 점포 수익성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BGF리테일 내부적으로는 복지, 성과급 감소 등으로 업계 최초로 노조가 설립되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띄운 임원 주6일 출근제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글로벌 업황 부진을 이유로 전 계열사 임원에게 주6일 근무제를 권고했다. 이후 SK그룹, NH농협은행, HD현대오일뱅크 등에서도 임원 주6일 출근제를 실시하면서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유통업계도 전반적인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BGF리테일을 시작으로 주6일 출근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유통업계는 희망퇴직·사옥이전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3월 창립 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SSG닷컴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달 말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공지한 바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그간 불황인 유통업계에서도 편의점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지만 최근 인구 감소가 시작되면서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며 “편의점이 선제적으로 실시한 임원 주6일 출근제가 위기의식을 느끼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