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에 청약시장도 빠른 회복세, 하반기도 계속
올해 1순위 청약자, 이미 지난해 접수량 88% 해당
“분상제 적용되는 강남3·용산구 등 청약자 몰릴 것”
최근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된 단지에서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1을 기록하는 등 최근 2년간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청약 시장이 올 들어 일부 지역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의 전국 1순위 청약자 수는 총 96만25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의 총 청약자 수인 108만5416명의 약 88%에 이미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경기와 서울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경기 지역은 총 36만7672명의 청약자가 접수해 지난해 대비 15% 이상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7월 분양한 ‘동탄역 롯데캐슬’은 무순위 청약 1가구 모집에 294만여명이 몰렸다. 이 단지는 분상제 단지로 최초 분양 당시 분양가가 그대로 적용돼 1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청약 접수 당일 수백명의 청약 대기자가 몰리면서 청약홈 시스템이 마비돼 청약 접수 시간을 늘리고 하루 더 연장해 접수 받기도 했다.
서울 지역도 마찬가지다. 최근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분양 일정 지연으로 후분양되면서 일반분양가가 전에 비해 다소 오르며 분상제 적용 단지 중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주변 시세가 워낙 높다 보니 전용면적 84㎡ 기준 20억원이라는 시세 차익이 기대되면서 일반공급에는 13만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분양가상한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정한 분양가격 이하로 공급가격을 규제하는 제도다. 청약하는 사람들은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로 집값이 많이 오르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이 대상으로 지난해 1.3부동산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가 강남, 서초, 송파, 용산 4곳만 남기고 모두 해제됐다. 그러나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이 지연된 사이 주변 시세가 많이 오르면서 시세 차익이 큰 단지가 생겨나면서 로또 청약이 곳곳에 발생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서울 규제지역에 분상제 적용 단지들의 분양이 예정돼 있어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공사비 인상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 차이가 적어진 다른 지역과 달리, 분상제가 적용되는 강남 3구와 용산구 분양 단지는 청약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분상제가 적용되면 당첨 후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고, 중도금 대출도 분양가의 50%만 받을 수 있어 자금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