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 불황에 대응해 통화완화 정책을 앞으로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위안 캐리 트레이드로 눈을 돌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지역에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더 높은 지역의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로열뱅크(RBC)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함에 따라 위안 캐리 트레이드가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노무라홀딩스 등 투자은행들도 중국의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과 달러 약세를 고려할 때 무역 가중치를 반영한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해 위안화를 매도할 것을 조언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7월 31일 금리 인상 결정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멕시코 페소, 브라질 레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해왔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며 주식 채권 등 글로벌 자산시장에 변동성이 커졌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위안화 가치도 끌어올리며 엔화에 이어 위안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엔화 급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는 타격을 입은 반면 위안화는 이러한 충격에 더 면역력이 있을 것이란 게 RBC의 진단이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안화를 빌려 8개의 신흥 시장 통화 바스켓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이번 분기에만 약 0.5% 수익률을 올린 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은 7% 하락했다.
위안화는 중국 당국이 외환을 통제해 자본의 자유로운 유출입이 어려워 엔화와 비교해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헤지펀드 등 단기 자금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한 엔 캐리와 달리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는 주로 중국 수출업체와 해외 기업 중국법인 등이 주도하고 있다. 맥쿼리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22년부터 금리를 끌어올려 중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자 수출 기업들이 위안화 약세를 예상하고 약 5000억 달러 이상의 달러를 비축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