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점프는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시니어 이슈 분석 학회 ‘Senior_Future’와 함께 ‘시니어이슈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니어이슈기자단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변화와 이슈를 짚어보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숏폼을 소비하는 연령대 중 하나가 바로 40대입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 쇼츠 사용자 중 40대가 2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시니어이슈학회 특별강연에서 안정기 작가는 시니어층의 숏폼 소비 현황을 이같이 말했다. 미디어와 커머스, 마케팅 분야 전문가인 안 작가는 “현재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8명이 숏폼을 시청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가 시니어 세대”라고 설명했다.
특히 틱톡의 숏폼 전용 앱인 '틱톡 라이트'는 모바일인덱스 조사 기준으로 올해 450만 명의 사용자를 돌파했으며, 60대 이상 사용자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앱 설치와 지인 초대 시 제공되는 경제적 혜택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니어층 사이에서 자발적인 바이럴 효과가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안 작가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미디어 시장의 중심은 지상파 방송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SBS가 창사 이래 최저 실적이 예상되는 등 미디어 환경이 급변했고, 콘텐츠 플랫폼은 OTT와 숏폼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층의 숏폼 소비 패턴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주로 정치 관련 콘텐츠를 압도적으로 소비하며, 임영웅 등 트로트 가수와 K-pop 관련 콘텐츠도 즐겨 본다. 단순 시청을 넘어 라이브 방송 후원과 채널 멤버십 가입 등 적극적인 참여 문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시니어층의 활발한 참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수와진TV’가 있다. 1987년 데뷔한 남성 듀오 수와진의 멤버 안상수, 안상진이 운영하는 이 채널은 7080 음악과 통기타 연주로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대표곡 라이브 공연부터 버스킹, 일상 브이로그까지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며, 2022년 대한민국 슈퍼챗 1위, 2023년 5위를 기록하는 등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시니어 크리에이터들도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인 박막례 할머니는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통해 해외 팬덤을 형성했다. 특히 숏폼 영상에 영문 자막을 달았는데, 이를 본 해외 팬들이 할머니의 지혜에 많은 공감을 보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뉴욕 등지에서 한식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시니어는 더 이상 디지털 소외계층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적극적인 디지털 콘텐츠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변모하고 있지요.”
안 작가는 “앞으로 시니어층을 겨냥한 맞춤형 숏폼 콘텐츠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의 참여가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작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세 가지 아이덴티티를 청중과 공유했다. 구글코리아 유튜브와 틱톡 코리아에서 근무한 그는 워커(Worker)로서의 정체성을 통해 생계와 자아실현을, 18년간 꾸준히 이어온 요가 수련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균형을, 그리고 작가 겸 강연가로서 책과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삶을 강조했다.
안 작가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되 직업에만 매몰되지 않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며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자신감과 열린 자세로 더 넓은 세상을 탐구해 나가길 학회원들에게 당부했다.
- 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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