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블로그 같은 곳에서, 벤자민 리 선생이 '악용'된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그분들의 벤자민 리 선생을 '활용'하는 비중은, 그분들의 전체적인 움직임 중에서 미미한 축에 속합니다만, 그래도 벤자민 리 선생을 내 물리학 정신의 근본으로 생각하고 있는, 어떤 의미에서의 우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저 같은 대학원생의 입장에선 정말로 바로잡고 싶은 부분들 중에 하나입니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으며, 또한 거기다 덧붙여 그분을 잘 아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타당한 근거를 들어 부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벤자민 리 선생이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깊은 관계를 가졌으며 당시 한국의 핵개발에 깊숙히 참여했다는 의혹을, 오른쪽 분들은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습니다. 공석하 씨나 김진명 씨의 '소설'(에 지나지 않는 글들)을 교과서처럼 인용하면서요.
저는 지금 스탠포드 물리학 정보 검색 시스템에서 그분이 쓴 모든 논문을 다 조회하고, 시간순서대로 재배치하면서, 그분의 생애를 보다 더 정확하고 촘촘하게 재구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사람들이 그런 쓰레기 같은 소설들을 인용하면서 계속해서 벤자민 리 선생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깊은 관계였다는둥, 핵개발에 참여했다는 둥의 의혹들을 아예 입 밖에 꺼낼 수도 없도록요.
벤자민 리 선생님에 대한 모욕 아닌 모욕(혹은 불명예스러운 명예 고양)만이 아니더라도, 오른쪽 분들의 활동 범위가 엄청나게 폭넓은 것은 사실이며, 그래서 그런저런 거 다 커버하기엔 제가 너무 나약한 일개 시민일 뿐이겠죠. 여기저기 다 대응하려 하면 스스로 오지랖이 넓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오른쪽 분들의 행동 중에, 단 한가지 벤자민 리 선생님의 명예의 영역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더 사실에 근거한 내용으로 이휘소 기사를 채워나가면서, 명백한 사실을 한점 의혹 없이 나열하려 노력하면서, 오른쪽 사람들의 벤자민 리 선생 악용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논리의 성채를 튼튼하게 구축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