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알뜰폰’ 시장 넘보는 은행…국민 이어 우리도 ‘도전장’

수익성 확보 물론…비금융 데이터 ‘줍줍’
카카오뱅크, 파트너 찾아 간접 진출

국내 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손을 뻗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국내 은행들이 ‘알뜰폰’(이동통신사업자·MVNO)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은행들은 알뜰폰 사업을 통해 수익성 증대는 물론, 비금융 데이터 확보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연내 알뜰폰 서비스 개시 목표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신사업제휴추진부 MVNO팀에서 알뜰폰 서비스 출시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지난 6월 10일 LG유플러스와 ‘MVNO’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알뜰폰은 통신 3사의 망을 도매로 받아 재판매하는 사업으로, 우리은행은 LG유플러스에게 먼저 도매망을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우리은행과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에 알뜰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한다. 업무협약을 계기로 우리은행과 LG유플러스는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금융통신 상품과 서비스 개발 ▲알뜰폰 시스템 구축과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 창출 등 성공적인 알뜰폰 사업을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스마트폰 기반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이동통신과 금융의 협업이 필수인 시대가 도래했다”며 “우리은행과 LG유플러스는 양사의 노하우를 결합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이동통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시장 안착 성공…부수업무 인정받아
앞서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019년 12월 선보인 알뜰폰 서비스 ‘KB리브엠’은 지난 8일 기준 약 43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KB리브엠 가입자 수는 서비스를 출범한 해인 2019년 말 5000명에서 2020년 말 9만2000명, 2021년 말 22만8000명, 2022년 말 38만8000명으로 지속 성장했다. 이후 2023년 2월에는 가입자 수 4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은행의 KB리브엠은 2019년 4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제1호로 지정됐다. 이후 같은 해 11월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다. 국민은행이 알뜰폴 사업에 처음 도전했을 당시 사업 성장성에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알뜰폰 사업자 최초의 5G 요금제 및 워치 요금제 출시 ▲365일 24시간 고객센터 운영 ▲멤버십 서비스와 친구결합 할인 제공 등의 활동을 펼쳤다.

이같은 노력은 올해 4월 결실을 맺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5일 국민은행의 부수업무 신고서를 접수하고 이날 알뜰폰 서비스의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공고했다. 이번 금융위원회 공고로 국민은행은 비금융사업을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은 금융권 첫 번째 사례가 됐다.
 
은행, 신규 고객·비금융 데이터 확보 기대
카카오뱅크 또한 협업 파트너를 찾아 간접적으로 알뜰폰 시장 진출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통신 요금제 비교 플랫폼 제휴사인 ‘모요(모두의 요금제)’와 함께 ‘통신비 아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통신비 아끼기는 35개 통신사의 1600여개 알뜰폰 요금제를 각각의 통신사 홈페이지 방문 없이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사용 중인 이동통신사와 데이터 사용량, 월 통신 요금을 입력하면 이를 분석해 고객에게 적합한 알뜰폰 요금제를 추천한다. 또한 12개월 기준 절감되는 통신요금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제시한다.

특히 해당 서비스는 만 19세 이상의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을 보유한 고객이 이용할 수 있으며 납부계좌는 카카오뱅크로 지정해야 한다. 고객들이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카카오뱅크 계좌를 신규로 뚫거나 유지해야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은행 영업의 기반인 신규 고객을 확보 할 수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와 제휴한 모요의 방문자가 크게 늘면서, 카카오뱅크 플랫폼 역량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수익성 증대는 물론,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해 비금융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다. 통신데이터의 경우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고객 이동정보·통신비 내역을 포함해 소비패턴을 추정할 수 있다. 은행은 해당 데이터를 대안신용평가 모델 개발과 생활 밀착형 서비스 등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알뜰폰 사업 진출은 비은행 사업을 넓히는 것뿐 아니라, 가입자 확대 등으로 금융플랫폼 사용자를 늘려 나간다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성심당 대전역점 운영 계속한다…월세 4.4억→1.3억 타결

2 美 8월 PCE 물가 전년대비 2.2%↑…3년 6개월만에 최저

3NHN “페이코, 티몬·위메프 사태로 1300억원 피해”

4‘8억 차익 예상’ 이수 푸르지오 무순위청약에 14만명 몰렸다

5의협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현실감 없어”

6한동훈, 이재명에 “중국식 경제가 목표냐”…25만원 지원금 비판

7업무 환경에 최적화…네이버, 번역 유료 구독 서비스 ‘파파고 플러스’ 출시

8수업 거부 중인데…의대생 3200명, 2학기 국가장학금 신청

9갤럭시 AI ‘혁신 경험’ 그대로…삼성전자, S24 FE 공개

실시간 뉴스

1성심당 대전역점 운영 계속한다…월세 4.4억→1.3억 타결

2 美 8월 PCE 물가 전년대비 2.2%↑…3년 6개월만에 최저

3NHN “페이코, 티몬·위메프 사태로 1300억원 피해”

4‘8억 차익 예상’ 이수 푸르지오 무순위청약에 14만명 몰렸다

5의협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현실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