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에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새 당대표로 선출됐습니다. 6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되면서 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이른바 '어대한' 대세론을 입증한 셈입니다. 22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103일 만에 과반 이상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됐습니다. 시사ON은 '월간 정치' 코너를 통해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분석하고 평가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오늘의 주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평가입니다. 월간 정치 함께하실 패널 소개하겠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네,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그동안 여러 가지 얘기 많았었는데 결국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별로 큰 이변은 없었는데, 총평 먼저 두 분께 듣고 말씀 나눠 이어가겠습니다. 먼저 민주당 쪽에서 보시기에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단 재미있게 봤고요. 남의 집 잔치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이 생각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한동훈 대표가 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득표율이 나왔고, 그리고 흥행에는 일단 성공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남의 집 잔치가 아니고 강 건너 불구경을 하셔서 재미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박 실장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예상대로라고 표현하셨지만,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뜻입니까? 그래도 예상보다는 득표율이 63%에 근접하니까 조금 높게 나왔다고 보는데, 재미있는 포인트는 윤심. 흔히 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어디 있는가인데, 그게 지금 이번 선거에서는 굉장히 좀 퇴색된 감이 있죠.
그래서 중요한 포인트는 국민의힘이 보수 계열의 정당이지만 최근 두세 차례의 전당대회를 보면 외부에서 했던 강력한 지시나, 과거에 당내 표현으로 보면 지령이랄까, 이런 게 있죠. 그런 부분이 작동되기 어려운 시절로 접어들어 간다. 그러니까 당협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의 뜻과는 달리 당원들의 뜻이 굉장히 다를 수 있다. 다르다기보다는 좀 더 당원들의 당심 표출이 당내 민주주의에 근접하는 고무적인 현상도 보인다. 저는 이렇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통령의 의중이 완벽하게 이렇게 완전히 드러날 만큼 실렸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데, 중요한 지점을 말씀해 주신 것 같아요. 당원들의 의지가 결국 당 대표를 선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 같다. 이 점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는데요. 지난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비교를 하면 그 당시에 김기현 대표는 지지율 5%인 상태에서 윤심이 정확하게 작동해서 김기현 당 대표를 결국 만들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윤심과 동떨어진 선거 결과가 당심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거죠. 그러니까 대통령의 마음은 한동훈 후보에게 있지 않았던 게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심과 민심은 한동훈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에 있어서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의 오더도 안 먹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김상호 사회자]
전체적으로는 48.51%로 직전 전당대회보다는 7%가 낮았다고 하는데, 결과치를 보면 당에서 한동훈 대표가 받았던 득표율이나 민심이라고 말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받았던 득표율이 거의 유사한 정도로 나왔는데, 이것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시사하는 바가 제일 큰 시사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첫 번째는 한동훈 개인으로 보자면 당심과 민심이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믿는다면 거의 근접하게 나왔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죠. 예전에 어떤 특정 후보, 대선 후보들을 보면 당심은 좋은데 여론이 안 좋다든가, 여론이 굉장히 본인으로서 억울하게 비칠 수도 있어요. 아니, 내가 좀 당원들이 밑받침했으면 대통령 후보가 됐을 텐데, 당선됐을 텐데 이런 후회 섞인 얘기도 나오는데 한 후보로서는 그게 일치돼 있다는 것은 본인으로서는 클린한 거죠. 깨끗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에 지금 다 무게를 둬도 상관없다는 수치가 본인한테 나온 거니까 그건 그렇고.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도 전체적인 투표율이 좀 낮았다는 거, 그건 아무래도 지금 당으로서는 큰 잔치였다고 할 수 있지만 국민 전체적으로 볼 때는 총선이라는 큰 파도가 휩쓸려 갔잖아요. 월드컵이 치러지고 나서 월드컵 본선도 못 올라갔다. 그러면 국내 K리그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아마 7~8% 투표율이 낮아졌다는 거는 보수 계열의 국민의힘 당원들이나, 아니면 전체 국민들이 중요한 선거라고 보기는 하지만 굉장히 결정적인 정권, 정치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그런 결정적인 선거는 집안 잔치이기도 하니까 그 측면에서 아마 총선 패배 후유증이 좀 가미돼서 7% 정도 투표율이 떨어진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투표율이 떨어졌잖아요. 떨어진 것은 현재 보수 정치,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개선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집권당과 대통령의 지금 정치에 대한 일정 정도의 불만, 그 부분이 반영된 게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큰 틀에서 보수당 당원들 속에서도 지금 대통령이 하는 정치에 대한 불만, 만족하지 못한 마음들이 투표율에서 반영된 것 아니냐, 이렇게 본다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그런데 선거 과정을 보면 언론에서는 ‘자폭 전대’다, 이런 얘기가 나올 만큼 격렬했는데 이런 게 한 번 진행되고 나면 박 실장님, 수습은 어떻게 될 겁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수습이요? 정치적인 상처는 버릇이 되면 곤란해요. 한 번 거리로 나가서 뭘 투쟁하잖아요. 계속 거리로 나간다면 국가적인 동력이라든가 안정성이 떨어지듯이 정당도 마찬가지죠. 이번에 유튜버라고 하지만 팬덤 정치의 폐단이다, 이렇게 해서 자기들끼리 와서 막 치고받고 몸싸움하고 이렇게 했잖아요. 과거 1960년대, 70년대 민주당 계열의 계파 정치를 할 때는 거의 뭐 각목도 들어오고 막 이랬잖아요.
그런 시대가 지났고 또 국민의힘 계열은 보수정당계는 뭔가 권위적인 전당대회, 질서 정연한 무슨 서울 장충체육관에 모여서 딱 이렇게 일사불란하게 투표하는 이런 이미지가 강했는데, 지금 그게 아니고 완전히 이제 좀 풀어져 있고 뭔가 산만할 정도로, 그리고 여기에다가 더 팬덤 정치의 강성 지지자들이 현장에 나타나서 서로 난투극을 벌인다든가 이런 거는 좋지 않죠. 그게 버릇이 되면, 관습이 된다면 그건 좀 우려스러울 일이에요.
[김상호 사회자]
수습될 것처럼 보이십니까? 실장님 보시기에.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제가 보기에는 그건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알겠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정치 프로들이 하는 거니까 그건 프로들이 경선에 나와서 떠드는 이야기를 갖고 평생을 가져간다면 정치인이 아니겠습니까?
[김상호 사회자]
프로들이 전당대회 마치고 난 뒤에 정말 프로 매치 못지않은 싸움꾼들로 적대적인 라이벌로 전환되는 걸 자주 봐서. 많이 보셨죠? 민주당에서. 김 의원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 갈등,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저는 정치하는 사람 입장에서 진흙탕 싸움을 통해서는 표심도 얻을 수 없고 대세도 바꿀 수 없다는 게 이번 선거를 통해서 잘 드러났다고 보고요. 그런 점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새겨야 할 이번 선거였다는 생각하고, 또 하나의 측면에서는 후보들이 사실 밑천이 다 드러났잖아요. 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 앞에서 지금 정치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밑천이 까발려지는 거, 그것은 유권자들 입장에서 매우 도움 되는 일이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런데 우리 지역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전당대회는 좀 심심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자들이 없었고, TK 출신은 김재원 최고 하나밖에 없는데 짧게 총평 듣고 다음 주제 한번 해보죠. 김재원 최고 유일하게 진출한 건 어떻게 보십니까, 박 실장님?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김 최고위원은 지역구에서는 이번에 경북 지역에서죠. 자기 지역구 의성 이쪽에서 나와서 경선에서 패배했죠. 그런데 보면 정치인들이 이런 경향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지역적인 단위에서는 굉장히 자기 지배력이 강한 정치인이 있는데 전국 단위에 나가면 좀 맥을 못 추는. 이런 정치인이 있고, 또 반대로 전국 단위로는 굉장히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특정 지역에서는 또 패권적으로 국회의원직을 수행하지 못하는 그런 경우도 있어요. 이번에 민주당도 지금 보면 정봉주 전 의원입니까? 그렇게 지역구를 지금 사수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은 아니잖아요. 자기 개인 이력이나. 그런데 투표를 해보니 민주당 내에서 최고위원 투표죠. 지금 1등이죠. 오늘까지는. 그런 상황에 있는데 좀 묘한 부분이 있어요.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미래에 관한 의제는 한동훈 후보가 선정했고 거의 독식했어요. 그런데 선거 결과는 한동훈 후보가 압도적이었단 말이에요. 그러면 국민의힘의 변화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왔다고 봐요. 이 문제가 TK에 있어서는 상당한 고민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TK가 보수 정치의 본산이라고 얘기하지만, 미래에 관한 의제나 임무를 준비하고 있지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인식에서는 김재원 최고가 미래지향적, TK를 대변할 만한 정치인으로 인식되고 있지 못한데 선거는 자꾸 죽은 줄 알았다가 살아나오고 또 살아나고 이러지 않습니까? 이거는 우리 입장에서 굉장히 큰 고민을 안긴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