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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먼데이] 삥 뜯기는 국회의원, 공천 밀어준 사람이 김건희였나.

2024.09.30. 오후 6:33

슬로우뉴스 프리미엄: 슬로우 먼데이 목차.

1. 삥 뜯기는 국회의원, 공천 밀어준 사람이 김건희였나.

[슬로우리포트 ] 뉴스토마토의 명태균 녹취록과 10년 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 이정환

2. AI의 영혼이 담길 육체: 조니 아이브의 아이폰 속죄 프로젝트

[AI in a Week by TechFrontier] 한 주일의 주요 AI 뉴스, 논문, 칼럼을 리뷰합니다. / 한상기

3. 금리 인하 이후…

[신현호 칼럼]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이벤트로 평가받는 미국 연준 ‘빅컷'(0.5% 금리 인하)의 의미와 관련 쟁점을 하나씩 되짚어봅니다. / 신현호

4. 내가 하는 차별은 다 좋아요, 얼마나 편해요!

[민노인터뷰 / 제네바 오전 8시]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이상헌 박사와 나누는 노동과 세계 그리고 인간에 관한 이야기. / 민노씨와 이상헌

5. 의사 집단은 하나가 아니다

[이장규 칼럼] 의료대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두 차례에 걸쳐 그 해법을 찾아봅니다. / 이장규

6. 이스라엘의 열 가지 ‘거짓’ 신화 바로 읽기

[마냐의 북라이딩] 북살롱 ‘오티움’ 언니, 청와대 국민청원 기획자, 얼룩소 설립자, ‘정부가 없다’ 저자 정혜승의 종횡무진 독서 탐험기. / 정혜승

7. 한국에도 분자요리가 있다: 여름 감자전 2.0

[어렵게 배우는 컨템퍼러리 가정식] 오늘 어렵게 배워볼 음식은 ‘여름 감자전 2.0’/ 최명진

1. 삥 뜯기는 국회의원, 공천 밀어준 사람이 김건희였나.

[슬로우리포트] 뉴스토마토의 명태균 녹취록과 10년 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슬로우뉴스 이정환 대표기자.

  • 김건희(대통령 부인)의 공천 개입 의혹이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지지율 20%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두 가지 질문으로 시작해 보자.

  • 첫째, 윤석열(대통령)은 왜 이 사건에 격노하지 않나.

  • 둘째, 이렇게 뭉갠다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인가.

이게 왜 중요한가.

  • 김건희가 국민의힘 총선에 개입한 정황이 최소 세 차례 드러났다.

  • 첫째, 김건희가 미는 후보가 실제로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고,

  • 둘째, 김건희가 개입했는데도 공천에 떨어진 정황도 있다. 이것 때문에 김건희와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의 사이가 결정적으로 틀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 셋째, 김건희 때문에 떨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김건희가 미는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 셋 다 정황은 구체적인데 해명이 부실하다.

뉴스토마토(유튜브) 영상 갈무리. 2024.09.19.

첫 번째 사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 발단은 9월 5일 뉴스토마토 단독 기사였다.

  • 김건희가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서 지역구를 바꾸라 했다는 내용이었다.

  • 두 명의 의원이 봤다고 했는데 그 한 명이 이준석(개혁신당 의원)이었다. 이준석은 직접 SBS에 출연해 “그 의원이 나”라며 “공천 개입이라 하기는 약간 애매하다”고 말했다.

  • 이때만 해도 그런 말이 돈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추석 연휴 직후 후속 보도가 나왔다.

  • 김영선의 선거 컨설턴트 역할을 했던 명태균의 통화 녹음이 공개됐는데, 이런 내용이다. 2022년 보궐 선거 때 명태균과 누군가의 통화 내용이다.

  • “사모하고 전화해 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데. 그래서 윤상현이, 끝났어.”

  • ‘윤핵관’ 의원들이 다른 후보를 공천하려고 윤상현(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압박했는데 명태균이 나서서 교통 정리를 했다는 이야기다. 김영선은 창원의창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명태균과 윤석열의 통화.

  • 명태균과 윤석열의 통화 녹음을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당직자는 “명태균이 과시하려고 대통령과 통화 녹음파일을 스피커폰으로 여기저기 들려줬다”고 말했다.

  •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윤석열이 “K가 이건 당에 맡겨 달라고 했다”고 말하자 명태균이 “영남 지역구에 여성 의원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윤석열이 “알았어, 내가 다시 알아볼게”라고 한 뒤 윤석열이 K에게 다시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창원의창에 연고가 없던 김영선이 허수아비라도 꽂으면 당선될 공천을 받았다.

  • 윤상현은 “소설 같은 이야기”고 “원칙에 따라 공천했다”고 반박했다.

  • 이때는 이준석(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를 맡고 있었다. 대통령실의 개입이 있었다면 이준석이 몰랐을 리 없다. 이준석은 “수조 물 시음 사건(2023년 6월 30일) 이전이라 그다지 나쁜 이미지는 아니었다”면서 “공천에 따른 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2023년 7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때맞춰 ‘수조물 먹방쇼’을 한 바 있는 김영선(국민의힘 의원)은 22대 총선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두 번째 사건: “여사가 전화 왔어.”

  • 올해 총선(22대)에서 김영선은 공천을 받지 못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창원의창에 김종양(전 경남경찰청장)을 공천했다.

  • 명태균 통화에 이런 대목이 있다.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 그러니까 빨리 기사, 빨리 내 갖고 빨리 확인하고.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요.” (뉴스토마토는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 이 통화를 한 날은 김영선 컷오프가 발표되기 하루 전이었다. 김건희는 어떻게 알았을까.

  • 실제로 이 통화 직후 컷오프됐던 김영선은 험지인 김해갑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공천을 받는 데 실패했지만 김건희가 손을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뉴스경남에 김영선이 김해갑에 출마한다는 기사가 떴는데 이 기사 제보자가 명태균이었다고 한다.

  • 대통령실은 “결과적으로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냐”고 일축했다. 그런 통화를 한 적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

칠불사 모임: 이준석과 김영선의 수상쩍은 거래 시도.

  • 공천을 받는 데 실패한 김영선은 이준석을 찾아갔다. 김건희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하는 조건으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른바 칠불사 모임을 뉴스토마토가 단독 보도했다.

  • 이준석은 “폭로 내용에 완결성이 없었다”면서 “개혁신당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라 거부했다”고 말했다.

  • 당시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1번을 달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3번을 달라고 해서, 거론할 가치가 없으니까 상대를 안 해버렸다”고 말했다.

  • 김영선의 제안을 거절하긴 했지만 개혁신당이 김영선의 제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정황이 있다. 칠불사에서 새벽까지 회의를 했고 천하람(당시 후보)이 기자회견 초안을 준비했다고 한다.

  • 김영선과 결별한 두 가지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 첫째, 김영선이 들고 온 정보가 파괴력이 크지 않을 거라 판단했을 수 있고, 둘째, 비례 1번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 분명한 건 김영선이 김건희의 약점이 될 만한 정보를 쥐고 있었고 딜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세 번째 사건: “이철규가 김건희 루트야.”

  • 서울의소리가 김대남(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이명수(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 김건희(대통령 부인)가 이원모(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에게 공천을 주라고 지시했고 이철규(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가 힘을 썼다는 취지의 말이다.

  • 이철규가 용산 여사를 대변해서 공관위에서 일을 하고 있다. (중략) 아주 그냥 여사한테 이원모 하나 어떻게 국회의원 배지 달게 해주려고 저 지랄을 떨고 있다. (중략) 이원모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근데 그렇게 신줏단지 모시듯이 저 야단 난리 치고 있잖아. 왜냐면 이원모 잘못되면 이철규가 날아가.”

  • 김대남은 지난 총선에서 용인갑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탈락했다. 김대남 대신 이원모가 출마했는데 낙선했다.

  • 김대남과 이철규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022년 고위공직자 재산 내역 공개 당시 MBC 보도. 재산 대부분은 2022년 7월 나토 순방 때 민간인 신분으로, 김건희(대통령 부인)를 수행해서 논란이 됐던 배우자의 소유다.

돈거래 의혹도 나왔다.

  • 김영선-명태균 돈거래는 공천 개입과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명태균이 김건희의 도움을 받게 해준 대가로 받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 JTBC가 “검찰이 김영선이 명태균에게 6300만 원을 건넨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오늘 아침 뉴스토마토에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이 나왔다.

  • 김영선이 달마다 의원 세비 절반을 명태균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2년 동안 모두 9600만 원에 이른다.

  • 김영선에게는 “공천 어떻게 받은 줄 아시죠?”라고 했고,

  • 비서관에게는 “나하고 딱 약속한 건 2분의 1이야”라고 했다. 이번 달 세비 얼마 들어왔느냐고 물어서 920만 원이라고 하니 “1원이라도 틀리면 끝이야”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 김영선이 명태균의 ‘백’으로 당선됐다는 걸 알고 있거나 그렇게 믿었다는 이야기다.

명태균은 누구인가: 역술인? 정치 브로커? 사업가?

  • 정치 컨설턴트 역할을 했다. 2003년부터 한동안 창원에서 광고 업체를 운영했다고 한다.

  •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라는 이름으로 윤석열 취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 김종인과 이준석 등과 친분을 과시했다고 한다. 이준석이 함성득(전 경기대 교수)을 명태균에게 소개했고 김종인도 이준석을 통해 명태균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함성득은 슬로우뉴스와 통화에서 “이준석이 있는 자리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명태균을 만났다”고 말했다. 김종인은 “이준석이 당대표에 도전했을 때 그 사람이 붙어 다니면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건희와 명태균의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주요인사 석). 녹색 원이 명태균, 왼쪽 빨강색 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권오수 회장 아들 권혁민 대표, 아래쪽 빨간 원은 작년(2023) 별세한 윤석열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뉴스토마토에서 재인용. 원본 사진은 국방홍보원.

명태균의 반박.

  • 뉴스토마토에 소송을 걸었는데 크게 두 가지를 주장하고 있다.

  • 첫째, 김건희는 김영선과 문자를 주고받은 적 없고, 둘째, 김영선에게 김해로 옮기라고 요청하거나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없다는 주장인데 둘 다 지엽적인 내용이다. 김건희는 나만 친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 텐데 본질과 거리가 멀다.

  • 김영선에게 김해갑으로 옮기라고 요청했다는 게 뉴스토마토 처음 보도였는데 후속 보도를 보면 김영선이 창원의창에서 공천을 못 받게 되니 옮길 곳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크다. 명태균은 뉴스토마토 첫 보도를 반박했지만 두 번째 보도에 대해서는 별말이 없다.

누가 제보했나.

  • 뉴스토마토는 취재원을 밝히지 않았다.

  • 김기성(뉴스토마토 편집국장)은 슬로우뉴스와 통화에서 “여러 언론사가 같은 제보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언론사들이 보도를 내보내지 않은 이유를 두 가지로 봤다. 첫째,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했고, 둘째, 부담감이 컸을 거라고 한다.

  • 김기성은 “명태균이란 사람을 믿을 수 있느냐도 고민했는데 드러난 정황만으로 의미가 크다고 판단해서 기사를 내보냈다”고 말했다.

김건희와 명태균의 대화 녹음은 없다.

  • 제보자는 김건희 쪽이 아니고 명태균 쪽도 아니다. 김영선이 여기저기 흘리고 다녔고 김영선 쪽에서 제보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 아직 김건희와 명태균의 대화 녹음 같은 건 없다. 실제로 명태균이 김건희와 연락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 다만 대통령실이 해명하지 않고 뭉개면 오히려 의혹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쏟아지는 후속 보도.

명태균 음성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나.

  • 통비법 문제가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공개하는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 서울의소리 녹음 파일은 당사자가 직접 공개했으니 해당이 안 되지만 명태균 녹음 파일은 통비법 위반이 될 수 있다.

  •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반응.

  • “드릴 말씀 없다”고만 했다.

  • 해명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하지 않은 걸 안 했다고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드러난 의혹은 해명해야 한다. 명태균이 김건희에게 전화했는데 옆에서 윤석열이 “나는 김영선이야” 했다는 대목은 반박하려고 하면 충분히 반박할 수 있다.

  • 김건희가 공천에 개입한 게 사실이라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소문이 무성하던 김건희의 국정농단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도 논평을 내고 “여사공화국의 명백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 민주당은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을 다시 발의했다.

최순실 사건과 닮은 꼴: 무너지는 건 순식간.

  • 그때는 비선 실세가 최순실이었고 지금은 ‘실선 실세’가 김건희라는 걸 모두가 안다. 모두가 우려하고 일찌감치 경고가 끊이지 않았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 최순실 사건 전에 정윤회 문건이란 게 있었다. 정윤회는 최순실의 전 남편이고 2002년 박근혜 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 2014년 11월, ‘비선실세’가 문고리 3인방을 통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을 세계일보가 단독 보도했다.

  • 청와대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고 정호성(비서관)과 안봉근(비서관) 등이 세계일보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이 박관천(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 경정)과 세계일보 기자들을 공무상 비밀 누설과 허위 사실 적시 등으로 기소했다.

  • 검찰은 세계일보를 압수수색 하면서 강하게 밀어붙였다. 조한규(당시 세계일보 사장)에 따르면 검찰이 기자들을 미행해서 일부 기자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거의 식사를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 박현준(세계일보 기자)이 나중에 관훈저널에 이런 글을 썼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시간은 진실의 편이라고 믿는다. 진실의 순간은 도둑같이 올 것이다.”

  • 정윤회 문건은 박근혜 2년 차 때 사건이었고 1년 반 뒤 최순실 사건이 터졌다.

  • 박관천이 그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 황당무계한 소리처럼 들렸지만 박관천의 말은 사실로 드러났다.

  •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은 어떨까.

어떻게 될까.

  • 요즘 아침 신문을 보면 비판의 강도가 조중동이 더 강하다. 어제 조선일보 논설실장(박정훈) 칼럼에 이런 대목이 있다.

  • ‘김 여사는?’이란 반박을 받으면 말문 막힐 때가 많다. 윤석열 지지자들이 ‘X팔리는’ 심정이 된 것이다.”

  • 경향신문 칼럼에서 이준웅(서울대 교수)은 “한국 언론에 머로 순간이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 ‘머로 모멘트(Murrow moment)는 언론이 유력 정치인의 말을 조신하게 받아쓰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비판적으로 돌아서는 순간을 말한다. 1954년 CBS의 에드워드 머로가 조 매카시(당시 상원의원)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했던 걸 두고 만든 말이다.

  • “정부·여당에 대해 점잖게 지적하며 정치적 훈수를 아끼지 않던 보수 언론이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논조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다니엘 할린의 영역 이론에 따르면 정치 담론은 합의의 영역논쟁의 영역, 일탈의 영역이 있다. 트럼프가 논쟁의 영역을 넘어 일탈의 영역으로 뛰어들자 많은 언론인이 중립에서 벗어났다. 맞서지 않으면 공범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 2016년을 돌아보면 4월부터 미르재단 의혹이 쏟아졌는데 10월 들어 JTBC 태블릿 PC와 함께 TV조선의 최순실 의상실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돌아섰고 그동안 의혹으로 떠돌던 퍼즐 조각이 맞물리기 시작했다. 탄핵과 장미 대선까지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 윤석열이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을 뭉개고 갈 수 있을까. 10월에는 국정감사도 있고 주가 조작 사건 수사도 시작된다. 오늘 디올 백 수사심의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김건희는 한동안 뉴스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도 수사에 착수했다.


2. AI의 영혼이 담길 육체: 조니 아이브의 아이폰 속죄 프로젝트

[AI in a Week by TechFrontier] 한 주일의 주요 AI 뉴스, 논문, 칼럼을 리뷰합니다.

‘테크프론티어’ 한상기 박사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 분야 중 지식 표현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전자 전략기획실과 미디어 서비스 사업팀에서 인터넷사업을 담당한 후, 2003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대표와 일본 법인장을 역임했다. 두 번의 창업을 했으며, 카이스트와 세종대학교 교수를 거쳐 2011년부터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기업을 위한 기술 전략컨설팅, 정부 정책 자문과 연구 수행 그리고 기술과 사회에 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윤리를 위한 기술 프레임워크, 신뢰가능한 인공지능 등에 대한 연구 과제를 수행했으며 여러 매체에 기술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공공 영역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셋 구축을 위한 AI 데이터 로드맵 총괄기획위원,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 기획위원 등의 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AI 전쟁’, ‘챗GPT 기회인가 위기인가(공저)’,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그 외 공저로 '인공지능은 어떻게 산업의 미래를 바꾸는가',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초연결시대 인간-미디어-문화’, '2019 미래를 읽다'가 있다.


조니 아이브, AI 시대의 하드웨어를 디자인하다

  • 어떤 하드웨어가 AI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인가?

  • 내가 AI 분야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기대하는 건 AI가 과연 어떤 ‘육체’에 담길 것인가 하는 점이다. AI와 AR를 결합하는 새로운 메타의 스마트 글래스 오라이온도 이번 주에 발표했지만 3년 뒤에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AI 핀이나 래빗 R1도 모두 다 너무 이르거나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 2023년 9월부터 나오는 얘기는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아이팟, 아이폰, 매킨토시 디자인의 아버지 조니 아이브(Jony Ive)가 협력해 AI 시대의 아이폰을 만들려고 하고, 이를 위해 10억 달러 펀딩을 추진한다는 얘기였다. 현재는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렌 파웰 잡스(Laurene Powell Jobs)가 만든 에머슨 콜렉티브와 아이브 본인의 자금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 9월28일 자 이 와이어드 기사는 아이브와 올트먼이 함께하는 프로젝트의 의미는 물론이고, 이 프로젝트를 다른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AI 하드웨어 디자인으로 담을지에 관한 것을 망라한 심층 기사다. 한마디로 말하면 아이브의 속죄 프로젝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그렇게 심혈을 기울인 아이폰이 사실은 우리가 화면에 지나치게 몰입하게 만들고 소셜 미디어에 중독되게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조니가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눈의 피로, 일주기 리듬 붕괴, ADHD 증상 악화,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도 있다). 아이브 그 자신도 자녀에게 화면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 조니 아이브가 2019년 애플을 나와서 만든 회사는 러브프럼(LoveFrom)이다. 여기에는 지금 애플 워치 디자인을 위해 조니가 데려왔던 마크 뉴슨, 2019년 조니가 애플을 떠난 이후 산업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었던 에반스 행키, 아이폰과 애플 워치 디자인 담당 부사장 탱 탄이 있으며, UI 디자인 총괄이었던 크리스 윌슨, 인간 인터페이스 디자인 베테랑인 완 시 완, 네스트의 UI 디자이너 마이크 마타스 등이 있으며 새로운 하드웨어 회사를 위해 10여 명의 스태프를 고용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애플 디자인팀 핵심 인력으로 회사를 만든 것이다.

홈페이지 캡처.

  • 여러 디자이너의 기대와 비판 또는 의견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포스트 스크린 컴퓨팅 시대를 여는 기기가 될 수 있다고 보며, 영화 ‘그녀’의 기기나 애플TV 드라마 ‘써니’에 나왔던 홈봇이 될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까지 러브프럼이 해 온 프로젝트를 보면 모듈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핵심 요소였다. 데일라이트의 안야 카타는 이렇게 기대감을 표현한다.

“저는 아이브가 단순히 AI 하드웨어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컴퓨팅 영혼을 통해 AI를 더 인간적인 컴퓨터로 만드는 새로운 창조의 가능성에 흥분하고 있다.”

안야 카타

  • 연말까지 10억 펀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고, 애플 출신이 애플을 무너뜨리는 일을 할지 그 또한 궁금하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의 펀딩 경쟁과 비즈니스 현황

  • 일주일 동안 오픈AI의 CTO인 미라 무라티가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에 이어 최고 연구 임원 밥 맥그루와 연구 분야 부사장 배럿 조프도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이어지는 영리법인화 이야기, 그리고 투자 상황과 비즈니스 현황 분석, 이어서 경쟁사인 앤스로픽의 펀딩 추진 뉴스로 바쁘게 돌아갔다.

  • 먼저 뉴욕타임스 9월 27일 기사에서는 오픈AI가 1,500억 가치 평가로 7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을 것 같다고 한다 (다른 보도에 따르면 65억 달러라고 한다). 투자는 어쩌면 이번 주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픈AI의 매출은 8월 기준으로 3억 달러를 달성해 전년 대비 1,700%가 성장했고 올해 37억 달러의 매출을 이룰 것 같다고 한다. 2025년에는 116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단다. 올해 손실은 이미 알려진 대로 50억 달러 수준이다. 회사 직원은 2023년 11월에 770명이었던 숫자가 이제 1,700명으로 늘어났다.

  • 오픈AI가 투자자들에게 돌리는 문서에 따르면 사용자는 6월 기준으로 3억 5천만 명이며, 챗GPT로 벌어들이는 돈은 27억 달러이고 10억 달러는 기술을 이용하는 다른 비즈니스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 사용료가 20달러이지만 연말에 22달러로 올리고 앞으로 5년 안에 44달러까지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2029년에는 매출이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 최근 오픈AI o1 프리뷰와 미니를 발표하면서 분위기를 띄운 것은 다 이런 투자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동안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투자에서 빠지겠다고 한다.

  • 이런 펀딩을 추진하면서 샘이 추진하는 계획 하나는 회사를 비영리 조직에서 영리 법인으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샘은 이 과정에서 지분 7%를 받는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그러나 샘은 이탈리아에서 직원회의를 하면서 이 보도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샘 올트먼은 자기는 오픈AI에 지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이번 라운드의 계약 조건으로 나온 것이 앞으로 2년 안에 영리법인으로 바꿔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투자는 부채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 무라티나 다른 연구자들이 떠나는 것이 어쩌면 이번 투자 과정과 보상 문제, 영리 회사로의 전환 등이 그동안 오픈AI가 나름 추구했던 철학을 다 버리는 것 아닌가에 대한 불만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긴장을 보도했다. 이미 창업 동지들이 샘과의 알력으로 대부분 떠날 때부터 조짐은 보였다. 제품 우선으로 방향을 틀어 버린 회사의 정책은 연구 중심의 회사를 꿈꿨던 사람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것이고 사실 이제 제품 중심의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할 수도 있는 것이다.

  • 더 인포메이션은 오픈AI의 가장 큰 경쟁사인 앤스로픽이 300억에서 400억 달러 가치 평가를 기준으로 펀딩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번 라운딩은 투자 은행을 통해서 진행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앤스로픽은 지금까지 아마존과 구글을 통해 70억 달러가량 투자를 받았다.

  • 앤스로픽은 올해 매출 예상을 8억 달러 정도로 보고 있고 월 6,600만 달러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매출을 아마존을 통해서 얻고 있기 때문에 순 매출은 이 숫자에서 25%~50% 정도 적을 것으로 봐야 한다. 올해 총손실은 27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 두 회사를 비교해 보면 오픈AI는 매출의 40배 수준의 가치 평가를 제시하는데 앤스로픽은 50배 수준이 될 수 있어서 그 가치 평가를 투자자들이 받아 줄 것인가가 관심 포인트이다. 두 회사 모두 제품과 재무 관련해 새로운 임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앤스로픽은 최근 인스타그램을 공동 창업했고 CTO를 엮임한 마이크 크리거를 제품 담당 최고 임원으로 에어비앤비 출신의 크리슈나 라오를 CFO로 앉혔다. 투자를 원하는 수준으로 받으려면 아마도 앤스로픽에서 조만간 큰 발표가 있을 수 있겠다.

  • 이들이 왜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받아야 하는가에 관해서는 뉴욕타임스의 아래 기사를 참고하면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 센터와 AI 칩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AI의 글로벌 포용성을 위한 파트너십

  • 포용적 AI, AI 주권은 늘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가 외쳐온 주제이다. 사실 국내 네이버의 주요 전략인 소버린 AI도 포용적 AI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 키워드를 돌연 들고나왔다. 뉴욕에서 유엔 총회 중 별도로 열린 행사에서 ‘안전하고 보안이 잘되며 신뢰할 수 있는 AI를 통한 지속가능 개발을 발전시키기 위한 글로벌 포용성 파트너십(PGIAI, Partnership for Global Inclusivity on AI)’을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본명은 Antony John Blinken) 국무장관이 발표했다. 미 국무부의 공식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 파트너십은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개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서 AI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전문 지식, 자원,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미국 정부와 미국 업계의 공동 노력을 보여준다.”

미 국방부

  • 또 하나의 강조는 AI의 형평성을 올리기 위한 3C를 말했는데, 컴퓨팅(Computing), 역량(Capacity), 컨텍스트(Context)라고 하며 이 영역에서 격차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상세한 발표 내용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 일단 국무부가 하겠다는 내용으로는 아래처럼 일단 돈을 대겠다는 것이다.

  1. 자금의 가용성에 따라 1,000만 달러의 해외 지원을 제공하여 AI 접근 격차를 해소하고 컴퓨팅 크레딧을 포함한 파트너십의 목표를 촉진할 계획이다.

  2. 의회와 협력하여 전 세계적으로 AI의 책임 있는 사용과 거버넌스를 촉진하기 위해 2,300만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며 AI 도구를 활용해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각 나라가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 PGIAI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은 아마존, 엔스로픽, 애플, 구글, IBM,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오픈AI이다. 블링컨 장관의 발표 후 각 기업 대표가 나와서 각 회사가 앞으로 추진할 과제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오픈AI는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 개발자와 조직에 최신 도구와 사용 방법 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인 OpenAI 아카데미를 시작한다고 했다. 메타는 유네스코, 허깅 페이스, 메타가 협력하여 원주민 언어를 포함한 200개 언어로 번역을 제공하는 ‘No Language Left Behind’ 모델을 제공한다.

  • 엔비디아는 신흥국 AI 개발자 역량 강화를 위해 연간 1,000만 달러 규모의 무료 교육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자사의 글로벌 인셉션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 도상국 5천여 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구글은 전 세계에서 AI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1억 2천만 달러를 ‘글로벌 AI 기회 기금’으로 지원한다. 이는 SDGs를 해결하기 위한 AI 솔루션 개발과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억 7,500만 달러의 Google.org 기금과 별도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12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위해 짓고 있으며 에어밴드 이니셔티브를 통해 2억 5천만 명에게 광대역 연결을 지원하고, 500만 명에게 AI 및 디지털 기술을 지원한다고 했는데 더 돈을 내겠다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

  • 같이 발표한 미국의 이니셔티브는 ‘글로벌 AI 연구 어젠다(GAIRA)’와 ‘글로벌 개발 플레이북에서의 AI’이다. 후자는 미국 국제 개발처(USAID)의 프로그램이다. 미 국무부는 이런 계획이 바이든 정부의 행정 명령 14110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주요 국가가 끌고 가려는 AI의 글로벌 아젠다에 대해 의심을 품거나 소버린 AI 지지 움직임에 대한 방어적 성격이 크다. 특히 UN을 통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중국이나 프랑스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안심시키고 중국의 움직임을 저지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

  • 이제 AI 정책과 각종 법안을 누가 어떻게 이끌고 만들고 구체적으로 협업하는 가는 국제 외교의 주요 핵심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18일에 미국이 갑자기 11월 20일과 21일에 AI 안전 연구소 간의 국제 네트워크를 위한 회의를 주최한다고 한 것도 이런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알렌 AI 연구소(Ai2) 강력한 오픈소스 모델 몰모(Molmo) 발표

  • 알렌 AI 연구소는 경쟁자들보다 1,000배 적은 데이터를 사용하고도 GPT-4o, 클로드 3.5 소넷, 제미나이 1.5를 일부 벤치마크에서 능가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다. 이는 새로운 학습 기술을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기술 보고서에서 밝혔다. 아래 그림은 Ai2 블로그에서 보여준 벤치마크 비교표다.

  • 유튜브에는 이 모델을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데모를 보여주는데 기존 GPT-4o 데모와 유사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2주 전에는 ‘OLMoE’라는 전문가 연합 모델(MoE)을 발표한 적도 있다.

  • Ai2가 강조하는 것은 오픈 웨이트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강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고 이를 갖고 누구나 솔루션을 소유하고 제어하며 커스텀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2는 계속 데이터의 투명성을 강조해 왔었다.

  • 몰모는 크게 네 가지 모델로 제공하는데, Molmo-72B(플래그십 모델로 알리바바의 Qwen2-72B 오픈 소스에 기반), Molmo-7B-D(데모 모델, Qwen2-7B 기반), Molmo-7B-O(Ai2 OLMo-7B 모델 기반), MolmoE-1B (OLMoE-1B-7B, MoE 모델 기반으로 GPT-4V와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 허깅페이스의 한 엔지니어는 몰모가 폐쇄형 시스템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제공하며 개방형 멀티모달 AI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다고 강조하는 글을 X에 올리기도 했다.

  • 몰모는 그동안 오픈 모델이 단지 가중치라고 하는 웨이트만 공개한 경우가 많아서 과연 진짜 오픈이냐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 데이터와 코드까지 공개함으로써 (모든 모델은 아니지만) 진짜 오픈 소스 모델임을 자랑하고 있다. Ai2 블로그에는 그동안 얘기한 주요 모델이 얼마나 공개했는지 비교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 몰모 모델 제품군이 좋은 성능을 보인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몰모의 학습 데이터인 픽스모(PixMo)라고 한다. 픽스모에는 (1) 멀티모달 사전 학습을 위한 고밀도 캡션 데이터와 (2) 질문 답변, 문서 읽기, 가리키기 등의 동작을 포함한 다양한 사용자 상호작용을 지원하기 위한 감독 미세 조정 데이터라는 두 가지 범주의 데이터를 포함하는데, 결국 데이터의 양보다 품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 AI2의 블로그를 보면 ‘작은 것이 새로운 큰 것이고 적은 것이 새로운 더 많은 것(Small is the new big, less is the new more)’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내세우고 있다. 앞으로 아카이브에 더 상세한 기술 문서를 공개할 예정이고 픽스모 데이터셋 패밀리도 공개한다고 한다.

샘 올트먼이 올린 글 ‘지능의 시대’

  • 샘 올트먼이 갑자기 자기 블로그에 ‘지능의 시대’라는 글을 올려서 화제가 되었다.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우리는 조부모님 세대에게는 마법처럼 보였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시작하면서 초지능(ASI) 시대의 도래를 예언하는(?) 글이다.

  • ‘우리가 본 이런 일은 지금까지 모든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로 판명될 수도 있습니다. 수천 일(!) 안에 초지능을 갖게 될 수도 있고,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저는 우리가 거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ETRI 전종홍 책임의 페이스북에서 빌려 와 조금 고쳤다).

  1. AI의 가속화된 발전: 앞으로 수십 년 동안 AI가 급격히 발전하여 과거에는 불가능하게 발전된 일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고, 기존의 기술 발전과 새로운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2. 사회적 인프라의 역할: 인간의 능력 향상은 유전적 변화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능적 인프라 덕분이다. 사회는 고도로 발전된 지능의 형태로, 이전 세대가 구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AI가 문제 해결에 새로운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3. 개인 맞춤형 AI팀: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마다 다양한 분야의 가상 전문가로 구성된 AI팀을 가질 수 있다.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있으며, 교육,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화된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다.

  4. 공유 번영의 가능성: AI의 발전으로 전 세계적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공유 번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모든 사람의 삶을 현재보다 향상하게 할 수 있지만, 번영 자체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5. 딥러닝의 중요성: AI 발전의 핵심은 딥러닝의 성공에 있다. 딥러닝 알고리듬이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의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AI는 점점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6.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 AI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비용을 낮추고 에너지 및 칩과 같은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AI는 제한된 자원으로 남아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7. 미래의 도전과 기회: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거대한 번영과 혁신을 약속하지만, 동시에 복잡하고 높은 위험을 동반한다. 따라서 위험을 관리하면서 AI의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8. 지속적인 진보와 창조적 욕구: AI는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증폭시켜 기후 문제 해결, 우주 식민지 건설, 물리학 발견 등 놀라운 성과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노동 시장의 변화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되지만, 인간은 여전히 창조적이고 유용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9. 역사적 맥락: 기술은 인류를 석기 시대에서 농업 시대, 산업 시대로 이끌었으며, 이제 지능 시대(지능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샘이 그동안 주장한 것이고, 일부 가속주의자들이 얘기한 것과는 조금 다음 뉘앙스를 갖고 있다. 즉 AI가 인류에게 엄청난 번영을 가져올 것이지만 위험 관리가 필요하고 인간의 창조적 능력은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자기 생각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지 않았나 한다.


3. 금리 인하 이후…

[신현호 칼럼]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이벤트로 평가받는 미국 연준 ‘빅컷'(0.5% 금리 인하)의 의미와 관련 쟁점을 하나씩 되짚어봅니다.

신현호 경제평론가

금리 인하

  • 지난 18일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기 회의서 정책금리 타깃이 5.25~5.5%에서 4.75~5%로 인하되었다. 2022년 3월 시작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인하 사이클로 전환되었다.

  • 첫 금리 인하 규모를 둘러싼 논쟁은 소위 빅컷(50bp 인하)이 베이비컷(25bp 인하)을 꺾고 현실화했다. 하지만 관련된 쟁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