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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각조각 꿰매진 ‘그날’의 슬픈 진실 (2) / 홍성욱

2024.11.05. 오전 10:00

[본 서평은 3회에 걸쳐 업로드됩니다.]

조각조각 꿰매진 ‘그날’의 슬픈 진실 (2)

홍성욱

본지 편집위원.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과학기술학자. 2024년 가을에 ‘기술 재난(technological disaster)’에 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최근에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에 대해 그동안의 여러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이 글에서는 『세월호, 그날의 기록』(2016)과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2024)을 각각 『세월호』(2016), 『세월호』(2024)로 축약합니다.

‘작은 소동’에서 참사로

4월 16일 아침 8시 49분, 잔잔한 바다를 순항하던 배가 갑자기 기우뚱했다. 3부는 사고의 원인을 깊게 파헤친다. 나중에 선체를 인양한 뒤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타 방향을 좌우하는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장 나서 고착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럴 때 배는 마치 35도 전타를 쓴 것처럼 원형으로 크게 회전한다. 그런데 선박을 출하할 때 거치는 선회 시험은 바로 배의 이런 성능을 테스트하는 것이며, 나미노우에호도 이 시험을 다 거친 배였다. 따라서 배가 정상적이었다면 이 기기 고장은 하나의 “작은 소동”으로 끝날 것이었다.(3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