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민 ‘수수료 인상’에 반발…“자영업자 털어 모기업 배불리나”

2024.07.10. 오후 6:38

배달 수수료 6.8%서 9.8%로 인상…자영업자 비용 부담에 도미노 가격 인상 우려

[사진=배달의민족]

배달플랫폼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 카드를 꺼내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배민이 2년 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동안 정작 자영업자들은 배민의 수수료 부담으로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배민이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독일 모기업인 DH(딜리버리히어로)에 배당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배달플랫폼 업계가 자영업자의 배달료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배민은 자영업자의 주머니를 털어 독일 모기업 배불리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다.

배민, 배달중개 수수료 9.8%로 3%p 인상…음식값 도미노 인상 우려

배민은 다음달 9일부터 현재 6.8%인 배민1플러스의 배달 중개 수수료를 9.8%로 인상한다고 10일 밝혔다. 운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다른 배달앱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인상하게 됐다는 게 배민 측 설명이다. 2년4개월 만에 수수료율을 44% 인상하면서 부가세를 합치면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배달 중개 수수료는 10.8%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 중개 수수료를 인상한 대신 업주 부담 배달비는 낮추기로 했다. 현재 지역별 배달환경 등을 고려해 2500~3300원 수준인 업주 부담 배달비를 1900~2900원으로 최대 24% 낮춘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서울 지역의 경우 기존 3200원인 업주 부담 배달비가 2900원으로 300원 가량 낮아진다는 것이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배민을 사용하던 점주들 사이에선 주문을 받을수록 남는 게 없어 손해란 반응까지 나온다. 배민에 중개 수수료 9.8%를 내고 배달비와 광고 수수료까지 지급하고나면 매출의 30%가 배민 플랫폼 비용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드 수수료와 임대료, 인건비, 세금 등을 제하면 사실상 자영업자의 손에 남는 이익은 얼마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양천구에서 족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 김상진 씨(52)는 “배민플랫폼을 통해 족발 중자를 4만원에 팔아서 정산받으면 2만6000원이 들어온다”며 “중개 수수료에 배달비, 광고비, 쿠폰할인 비용까지 더하면 배민에서 음식값의 30% 넘게 떼간다”고 말했다. 이어 “원재료값에 카드수수료, 임대료, 인건비 등까지 감안하면 배달 플랫폼으로 팔아선 남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배민의 중개 수수료 인상이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볼 거라는 주장도 나왔다. 자영업자 입장에선 수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메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소비자의 외식비 부담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그간 배민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 정책을 바꿀 때마다 되풀이돼왔다는 설명이다. 자영업자 김진수 씨(38)는 “배민이 수수료 체계와 광고 시스템을 개편할 때마다 자영업자가 내야 할 비용 부담은 매번 커졌다”며 “울트라콜이나 우리가게클릭과 같은 광고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울며 겨자먹기로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달 플랫폼에 내야할 비용이 오를 때마다 점주 입장에선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다보니 인기메뉴에 한해 가격 인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다수 자영업자들도 비용이 오를 때마다 메뉴 가격을 조금씩 올리는 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배민 흑자전환 이후 매년 역대급 실적…수익 대부분 독일모기업 주머니로

많이 본 콘텐츠

전주 월요일 00시부터 일요일 24시까지 집계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