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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뒷이야기

2024.06.28.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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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셔도 늦지 않습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그림책은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입니다. 여러분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읽고 오셨나요? 아직이라면 꼭! 읽고 오시길 바랍니다.

왜냐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이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 뒷이야기는 어떻게 쓰였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서 내용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김미혜

이야기는 밤에 손자가 할머니에게 옛날이야기를 해달라며 조르며 시작됩니다. 손자는 할머니에게 오싹 오싹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죠. 할머니가 무서운 분위기를 잡더니 손자에게 말했어요.

그럼 지옥에 간 호랑이 얘기 하나 해야겠구나.

할머니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호랑이가 수수밭으로 떨어진 후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호랑이가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에 마을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가 난 곳으로 모여들었어요.

그곳에는 집채만 한 호랑이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어요. 사람들은 호랑이가 여기에 왜 떨어져 죽었는지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그때!

하늘에서 저 멀리 저승사자가 말을 타고 구름을 가르며 호랑이에게 달려왔어요. 저승사자는 호랑이 앞에서 저승 명부를 펼치며 말했어요.

네가 떡 좋아하는 호랑이 맞으렷다?

호랑이는 자신이 맞는다며 대답했어요. 저승사자는 호랑이에게 이제 이 세상 호랑이가 아니니 따라오라고 했어요. 하지만, 호랑이는 자신이 멀쩡하다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죠.

네 몸은 이미 죽었단 말이다. 넌 호랑이의 넋이고.

저승사자는 대답과 동시에 호랑이의 꼬리를 잡아당기더니 그대로 저승으로 끌고 갔어요. 호랑이는 아무 힘도 못 쓴 채, 자신의 육체에서 쑤욱 빠져나와 끌려갔어요.

저승에는 대왕들이 중앙을 비워놓고 호랑이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잠시 후. 대왕들은 도착한 호랑이에게 말했어요.

거기 거울 앞에 서라. 이승에서 어찌 살았는지 보자.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네가 갈 곳을 정할 것이다.

호랑이는 살았을 때를 비춰본다는 말에 기겁하며 몸을 움직이지 않았어요. 그러자 뒤에서 옥졸이 달려오더니 움직이지 않는 호랑이를 끌고 와 거울 앞에 세웠어요.

거울 속에는 호랑이가 떡을 빼앗아 먹는 모습과 어머니를 잡아먹는 모습 그리고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다가 떨어지는 모습까지 모두 비추어졌어요. 서기들은 호랑이의 만행을 모두 기록했어요.

이번에는 대왕들이 저울 위로 올라가라고 했어요. 호랑이는 갑자기 저울에 올라가라는 말에 왜 올라가야 하냐며 따지듯 물어보았어요.

네 죄를 달아야 한다. 이 저울은 몸무게가 아니라 죄를 다는 저울이다.

이번에도 움직이지 않는 호랑이를 옥졸이 잡아끌어 저울판에 올렸어요. 호랑이가 저울에 올라가자 저울대가 휘청거렸어요.

반대편에서는 호랑이의 무게에 맞게 저울 추를 계속 올렸고, 다섯 개가 되어서야 저울의 균형이 맞았어요.

사람을 죽인 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죄!

거짓말한 죄!

약자를 괴롭힌 죄!

남의 것을 빼앗은 죄!

짧게 살면서 죄도 많이 지었구나!

대왕들은 호랑이에게 호통치며 지옥 곳곳을 가야겠다고 엄포를 놓았어요. 호랑이는 깜짝 놀랄 틈도 없이 바로 옥졸에게 끌려가, 물이 펄펄 끓는 가마솥 지옥에 던져졌어요.

그곳에는 호랑이 외에도 같은 죄를 지은 사람들이 벌을 받고 있었어요. 호랑이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잘못했다고 사정하며 빌었어요.

사람을 함부로 죽였으니 벌을 받아 마땅하다!

이제 와 잘못을 빌어도 소용없다!

다음으로 호랑이가 끌려간 곳은 얼음 지옥이었어요. 너무 추워서 온몸이 달달달 떨리고 이가 딱딱 부딪치는 소리를 냈어요. 그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벌을 받고 있었어요. 호랑이는 다시 잘못했다며 소리쳤어요.

이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죗값이다!

지금 뉘우쳐도 어쩔 수 없어!

옥졸은 이번에 호랑이를 묶어두고 혓바닥을 쭈욱 뽑아 바닥에 깔았어요. 잠시 후. 커다란 황소가 호랑이 혓바닥 위를 걸으며 옥졸과 함께 쟁기질을 시작했어요. 호랑이는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벌은 멈추지 않았어요.

그래도 벌은 받아야 해!

호되게 벌을 받은 호랑이는 옥졸에게 번쩍 들려 이번에는 약한 자를 괴롭힌 죄로 칼 산 지옥으로 내동댕이쳐졌어요. 호랑이는 제발 용서 해달라며 빌었어요.

아직도 갈 곳이 남았다!

호랑이는 칼 산 지옥의 베이는 고통에서 빠져나와 이번에는 남의 것을 빼앗은 죄로 독사 지옥으로 던져졌어요. 독사들은 혀를 날름거리며 호랑이를 칭칭 감고 물어뜯기 시작했어요.

호랑이는 이제 비명을 지를 기운도 없었어요. 모든 죄를 받은 호랑이는 다시 대왕들 앞에 서서 마지막 심판을 기다렸어요.

네 잘못을 깨달았으니 한 번 더 기회를 주마.

다음 생에도 호랑이로 태어나라.

다음 생이 끝난 뒤에 다시 보자.

호랑이가 다시 호랑이로 태어나고 여러 해가 지나던 어느 날. 너럭바위 쪽에서 큰 소리가 울렸어요. 약초 캐던 심마니가 달려가 보니 웬 호랑이 한 마리가 떨어져 있었어요.

잠시 후. 하늘에서 저승사자가 말을 타고 구름을 가르며 호랑이 앞으로 달려왔어요. 명부를 펼친 저승사자가 말했어요.

나무꾼한테 형님 소리 들은 호랑이 맞으렷다?

호랑이가 자신의 아우가 나무꾼이 맞다고 대답하자, 저승사자는 호랑이의 넋을 저승으로 끌고 갔어요. 저승에 도착한 호랑이는 다시 거울 앞에 세워졌어요.

거울 속에는 호랑이가 나무꾼의 어머니를 위해 멧돼지를 잡아다 드리는 모습과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며 생을 마감한 모습들이 비추어졌어요.

비록, 나무꾼에게 속아 자신을 나무꾼의 형님으로 착각하고 보낸 생이었지만, 죄짓지 않고 착하게 살아온 모습들이었죠. 서기들은 눈물을 흘리며 호랑이의 일생을 모두 기록했어요.

대왕들은 이제 호랑이에게 저울 위로 올라가라고 했어요. 호랑이는 두려운 마음으로 저울에 올라갔어요. 하지만, 저울은 전혀 기울지 않았어요.

너는 남을 의심하지 않는 순박한 마음을 지녔구나.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정성을 다했으니 그 마음이 어떤 보물보다 값지다.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해라.

착하게 살면 좋은 곳에 갈 수 있을 것이다.

호랑이는 구름 위로 뻗은 여섯 개의 길 중에서 두 번째 길을 따라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어요. 과연, 호랑이는 어떤 사람으로 태어났을까요?

손자는 할머니에게 호랑이가 진짜 사람이 되었는지 물어봤어요. 할머니는 저승 대왕이 말했으니 분명 사람으로 태어났을 것이라고 말해주었죠.

손자는 호랑이가 엄마 말도 잘 듣고 할머니 볼에 뽀뽀도 하는 착한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할머니는 그걸 어떻게 아냐며 물어보았죠.

그걸 왜 몰라.

저승사자에게 두 번이나 잡혀간 호랑이가 바로 난데.

어흥!


어떠셨나요? 그림책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뒷이야기를 상상하며 만든 작품이자, 아동문학가 방정환 님의 호랑이 형님을 이어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또, 저승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그곳이 어떤 곳인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모든 동물과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입니다.

알지만 죽음이란 참 두려운 일이죠.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일이니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부모님이 더 생각나곤 합니다.

가까이 있어도 자주 만나지 가지 않고, 언제든 연락할 수 있어도 자주 연락하지 않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은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야겠습니다.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이야기라도 들려드리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