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전] 예스24 도서 PD가 엄선한 9월의 책
<월간 채널예스> 2023년 9월호
거친 숨소리, 눈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광경, 상쾌한 공기가 활자를 통해 전달된다. ‘내려올 텐데 왜 산에 올라갈까?’ 하는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펼쳐낸다.
쏟아지는 신간 가운데, 예스24 도서 PD가 골라낸 여섯 권의 책을 소개한다. |
파스칼 브뤼크네르 저 / 최린 역 | 와이즈맵
산을 좋아한다. 국토의 3분의 2가 산으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즐기기에 등산은 괜찮은 취미다. 그런데 산에 관한 책은 읽을 만한 게 그렇게 많지는 않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산 예찬론인 『인생의 비탈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출간이 반가운 이유다. 거친 숨소리, 눈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광경, 상쾌한 공기가 활자를 통해 전달된다. 저자는 산을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인생과 연결 지어 사색하며, 인간이 왜 산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지를 분석했다. 산을 오르며 인간은 성숙해지고 고난을 이겨낼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내려올 텐데 왜 산에 올라갈까?’ 하는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펼쳐낸다.
알베르 카뮈 저 / 장소미 역 | 녹색광선
감각적이고도 관능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청년 카뮈의 에세이. 좌절과 불확실함 속에서도 생에 대한 욕망을 품고 사랑을 향해 걸어나가는 청춘의 에너지가 살아 움직인다. 알제리 태양 아래의 바다에 뛰어드는 자유분방함부터 냉전의 시대에 방문한 티파사에서 텅 빈 영혼을 채워줄 빛을 찾는 모습까지, 예술과 철학을 넘나드는 카뮈의 글에 취해 젊음이 내게 다가오는 듯한 강한 일렁임을 느끼게 된다. 하늘색 표지와 디자인까지 ‘젊음’이란 단어를 완벽하게 표현해 낸 책.
백민석·한은형·성혜령·성해나 저 | 읻다
최근 나온 책들 중 가장 눈에 확 들어왔던 표지 1위. 읻다 출판사에서 이번에는 ‘오마카세 소설’ 콘셉트로 기묘하고 무서운 이야기들을 카레라이스 표지에 담았다. ‘순한 맛’ ‘매운맛’ 두 가지로 독자들이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게 한 것도 키포인트. 둘 중 하나만 추천하자면, 무조건 매운맛이다. 순하다고 생각했던 작가의 매운맛을 보고 얼얼해진 채로 새로운 취향을 찾을 수 있을지도. 늦여름이 지나가고 슬슬 선선해지는 9월에도 서늘한 이야기를 찾게 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The Crayons Go Back to School』
드류 데이월트 저 / 올리버 제퍼스 그림 | Philomel Books
알록달록 캐릭터가 매력 있는 ‘크레용이 화났어!’ 시리즈의 신작 그림책.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크레용 친구들도 학교 갈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흰색 크레용은 독서를 좋아하고, 보라색 크레용은 수학을 좋아한다. 취향도 제각각인 크레용 친구들이 한마음으로 기다리는 수업은…? 영어 원서지만 영어 표현이 쉽고 간단하다. 가로 15cm의 아담한 크기라 아이가 혼자 들고 펼쳐 보기도 쉽다. 영어도 공부하고 학교생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기도 좋은 영어 그림책.
류승희 글·그림 | 보리
“우리는 서로에 대해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기대어 살아가겠지. 가족이니까.” 삼 년 전에 사망한 아버지의 기일,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해소되지 않은 감정과 고민,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자매의 책장에 하나씩 늘어가는 책들처럼 인생의 챕터가 켜켜이 쌓여가는 모습을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만화. 소박한 일상 속의 섬세한 생각들은 컷 안에서 생동감 있게 움직인다. 누구보다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보편적인, 우리네 인생을 그린 이 이야기는 공감과 위로를 독자들에게 선사해 줄 것이다.
곽재구 저 / 펀그린 그림 | 보리
어린 시절에 자주 들은 말, “공부해라, 공부 잘해야 한다!” 그런데 공부 못해도 성공하고, 공부 잘해도 실패한 사람을 보며 공부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평역에서』 『곽재구의 포구기행』의 저자인 곽재구 시인이 처음으로 펴내는 동시집 『공부 못했지?』가 전하는 메시지도 이와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고, 열심히 하는 게 행복이라는 것.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모두가 공부 잘하는 세상이 아닌, 다양한 취향을 가진 아이들로 모인 세상이 시인이 바라는 세계다. 곽재구 시인의 아름다운 시어가 펀그린 작가의 붓과 만나 탄생한 아름다운 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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