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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의 창작과 독서] 작법서, 작가의 토템 (2)
<김초엽의 창작과 독서> 11화
어떤 장르를 쓰든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있지만, 한편 콕 집어 SF 장르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들도 있다. 나는 이런 ‘장르 창작론’을 정말 좋아한다. (2022.07.27)
세상에는 수천수만 가지의 창작법이 있고, 개인의 작업 방식에 맞는 작법서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중 나에게 특히 유용했던 책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잠시 작법서처럼 소제목을 써보겠다.
내 경우 초고는 의식과 무의식의 작용 비율이 3:7쯤 되는 것 같다. 반면 고쳐 쓸 때는 반대로, 의식과 무의식이 8:2의 비율로 일한다. 여기서 '무의식'이란 엄밀한 학술적 의미가 아니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쓴다’는 뜻이다. 물론, 초고를 쓸 때 나는 구조와 도입부, 중간, 결말을 고심해서 구상하고 시작하지만, 정작 본문의 세세한 문장을 채워 넣을 때는 영혼을 어디 맡겨놓은 것처럼 그냥 써내려가는 문장이 꽤 많다.
그렇게 써도 결과물이 괜찮아서가 아니라, 그러지 않으면 진도를 도저히 나갈 수가 없어서다. 문장 하나하나를 의식하며, 작법서의 조언들을 시시각각 상기하며 썼다가는 완성은 둘째 치고 한 페이지를 채우는 것도 어렵다. 문제는 그렇게 무의식이 활약해 만들어낸 초고는 대부분 형편없다는 것인데, 이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고쳐쓰기에 임해야 한다.
나는 작법서를 주로 고쳐쓰는 과정에서 참고한다. 초고는 이미 내 손에 익숙한 잘 맞는 도구들을 이용해 자유롭게 쓰되, 고쳐 쓸 때는 내가 눈앞의 원고를 난도질해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냉정한 편집자라고 상상해본다. 초고를 보고 '역시 이 책은 세상에 내놓아서는 안 돼...'라고 생각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대부분의 작법서가 고쳐쓰는 과정에서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지금 소개하는 『소설 쓰기의 모든 것 5 : 고쳐쓰기』는 고쳐쓰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이 책은 총 다섯 권의 <소설쓰기의 모든 것> 시리즈 마지막 권으로, 시리즈 다섯 권 중에서 나에게는 가장 활용도가 높았다. 초고를 고칠 때야말로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한 순간이고, 그럼에도 날카로운 조언에 가장 마음을 다치기 쉬운 순간이니까.
책의 1부에서는 인물, 구조, 시점, 장면, 대화 등 소설의 요소를 수정할 때 참고할 세밀한 기법들을 알려준다. 다루는 영역이 넓고 조언의 양도 방대해서 읽다 보면 ‘고쳐쓰기에는 이미 늦었다!’라고 느낄 수도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한 번에 하나를 발전시키자고 생각했다. 한 작품에서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채우기보다는 하나의 작품에서 한두 가지 요소에 좀 더 집중해서 수정해보자고.
2부는 고쳐쓰기에 대한 파트로, ‘고쳐쓰기 최종 점검 리스트’를 제공한다. 이 목록의 질문은 역시 완성된 초고를 옆에 두고 짚어 봐야 한다.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내 초고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직면할 수 있다. 때로는 문제를 알면서도 나에게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 손 놓을 때가 있지만,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다.
이런 책들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이상한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내 경우는 장편 초고를 쭉 써놓고 고치려고 했을 때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어떤 부분을 쳐내야 하고, 어떤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써야 할까?’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이 있고, 너무 후다닥 지나가 버리는 것 같은 서술이 있다. 그렇지만 글을 쓴 사람 스스로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 책에서는 ‘해당 장면에서 인물의 감정의 강도를 0부터 10 사이의 단계로 나타내보라’ 같은 구체적인 조언을 준다. 0은 전혀 격렬함이 없는 상태고, 10은 감정이 극한에 이른 상태다.
저자가 경험하기를, 감정의 강도가 5단계 이상이라면 ‘보여주기’ 방식으로, 즉 장면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대화와 행동을 보여주며 전개하는 편이 낫고, 그 아래 0~4단계라면 ‘말해주기’로, 빠른 장면 전환과 요약으로 넘어가는 편이 낫다고 한다. 이 조언의 유용함이야 작가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나에게는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는 너무 단순한 조언보다는 훨씬 유용한 조언이었다.
SF는 단편이 유독 사랑받는 장르다. 판타지, 미스터리, 추리, 로맨스와 같은 다른 장르에서는 장편이 좀 더 인기 있는데, SF에서는 단편 역시 장편만큼 인기가 많다. 나에게도 독자로서 SF 단편과 장편 중 더 즐겨 읽는 쪽을 고르라면, 역시 단편이다. 인상 깊은 아이디어, 혹은 세계의 단면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분량이라는 점, 이야기 전체를 작가가 장악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F 장르와 단편은 잘 어울린다.
많은 SF 작가처럼 나도 단편 소설로 경력을 시작했다. 하지만 작가 경력 초기에, 나는 단편과 장편의 작법이 어떻게 다른지 잘 몰랐다. 그저 단편을 길게 늘려놓으면 장편이 되고, 장편이 될 법한 내용을 압축하면 단편이 되는 줄 알았다. 그 와중에 내가 읽어온 작법서들은 장편 분량에 맞춰진 것이어서, 그런 책에서 소개하는 ‘3막 구조’라든지 행동과 대사, 서술에 관한 조언을 그대로 단편에 적용하면 이야기가 끝없이 길어지기 십상이었다.
그때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을 만났다. 이 책은 장편보다 단편 쓰기에 좀 더 유용한 조언들로 채워져 있는데, 원제 역시 『Creating Short Fiction』이다. 저자 데이먼 나이트는 미국의 SF·판타지작가협회를 만든 작가였다. 게다가 아내이자 동료 작가인 케이트 윌헬름과 클라리온 SF·판타지 작가 워크샵을 공동 설립하고 운영했다. 클라리온 워크샵은 수많은 SF 작가가 지망생 시절 거쳐간 곳으로 유명한데, 옥타비아 버틀러, 테드 창, 코리 닥터로우와 같은 작가들도 이 워크샵 출신이다.
데이먼 나이트와 케이트 윌헬름은 클라리온을 포함해 약 삼십 년간 소설 창작 수업을 했는데, 다시 말해, 이 부부는 SF 습작생들을 가르치는 데에 거의 도가 텄던 이들이다. 이 사실을 새삼 상기하고 나니 이 책이 왜 나에게 유독 와닿는 조언들로 채워져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저자는 SF 습작생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무척 잘 짚어내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SF를 처음 쓰는 사람이라면 무언가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소설을 완성하겠다는 생각을 할 거다. 당연히 나도 그랬다. 실제로 그런 단편들이 공모전에 많이 투고되고, 출간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다. SF 장르 대부분의 아이디어들은 이미 장르의 역사에서 수천 번 이상 실험되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AI가 인간과 교류하다 타락해서 세계를 멸망시킨다든지, 우리가 사는 우주가 실은 시뮬레이션 우주라든지 하는 발상으로 소설을 쓰면 대부분 망하는 이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선 작품들을 읽어보는 방법도 있지만, 저자는 좀 더 실용적인 조언을 하는데, 바로 처음 아이디어에 두 번째와 세 번째 아이디어를 더 붙여보라는 이야기다.
‘하나의 아이디어로는 부족하다!’
이 책에서 거듭 강조되는 이야기다. 또한, 저자는 “추상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하더라도 거기서 반드시 인물, 장소, 상황, 그리고 감정을 끌어내야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말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법을 제안해준다.
그 무렵 단편 「스펙트럼」을 쓸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아이디어는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뒤집는 것, 그리고 수명 관계를 역전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없었다. 나는 두 번째 아이디어를 더하라는 조언을 받아들여서, 고민 끝에 ‘루이’가 인간보다 뛰어난 감각을 지님으로써 인간과는 완전히 다른 언어 체계를 사용한다는 것, 그로 인해 ‘희진’과 루이의 관계에 아득한 소통의 지연이 유발된다는 발상을 덧붙였다.
그러고 비로소 소설을 쓸 수 있었다. 「공생가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이 소설은 ‘만능 통역기가 아이들의 옹알이를 해석한다면, 그런데 그게 아주 철학적인 대화라면?’이라는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거기에 유년기 기억 상실이 뇌로 침입하는 외계 생명체에 의한 의도적 현상이라는 것, 그리고 화가 ‘류드밀라’의 존재라는 다음 아이디어를 덧붙인 다음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아이디어 중심의 SF 단편 쓰기에 유용한 도구가 많지만, SF가 아닌 다른 장르의 단편을 쓰려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다. 나는 마지막 장의 ‘성공’이라는 부제가 붙은 페이지를 가장 좋아한다. 이 문장에 줄을 그어두었다.
“소설가로서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아무리 조그마한 구석 자리라도 자신밖에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을 찾아내는 것.”
오랜 시간 작가 경력을 이어가는, 내가 존경하는 이들을 떠올려보니 그 말은 정말로 옳다. 상업적 성공 여부를 떠나, 다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의 자리를 찾는 것을 예전도 지금도 변함없는 목표로 삼고 있다. 그나저나 전혀 다른 원제를 가진 이 작법서들은 왜 한국에 와서 ‘-의 모든 것’ 같은 형태의 제목이 붙었을까? (나처럼 그런 제목의 책들을 다 사들이는 독자가 있기 때문이겠지)
최근 눈에 띄는 작법서 종류로는 『트라우마 사전』, 『디테일 사전 : 도시 편, 시골 편』, 『캐릭터 직업 사전』, 『인간의 130가지 감정 표현법』, 『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 1, 2』 같은 나열형 참고서들이 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인물이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 종류, 도시 혹은 시골의 각종 장소를 묘사할 때의 세부 사항, 감정을 서술할 때의 세부 사항 등을 다룬다.
예를 들어 『트라우마 사전』에서 ‘강제 추방’ 항목을 펼치면 인물이 강제 추방을 경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 이 경우 가질 수 있는 두려움, 형성될 수 있는 성격 특성 등이 나열된다. 한편 『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 1 : 99가지 긍정적 성격』의 ‘느긋한 성격’ 항목을 펼치면 느긋한 성격 형성의 배경과 연관된 행동들, 영화와 문학 작품 속 사례가 나열된다. 참고로 이 책들의 국내 출판사는 다르지만 저자는 같다. 해외에서는 <Writers Helping Writers Series>라는 하나의 시리즈로 묶여 나온 책들이다.
나는 이 시리즈의 책을 거의 다 모았는데, 사실 개별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본 건 아니다. 이런 나열형 참고서들의 의의는 순차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필요한 부분을 목차에서 찾아 참고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잘 정리된 자료 창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책들을 읽고 이야기를 구상하는 순서보다는, 구상한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인물의 성격이나 과거사, 장소 묘사의 세부 사항이 필요할 때 펼쳐 참고하는 순서가 좋다. 따라서 생각보다 자주 찾아 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책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둘 가치가 있는 책들이다. 도무지 안 풀리는 장면 하나, 회반죽처럼 뭉뚱그려진 인물 하나가 발목을 붙잡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어쩌다 한번’ 나를 구원해주는 이런 참고 자료들은, 구원의 빈도수와는 무관한 가치를 지닌다.
어떤 장르를 쓰든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있지만, 한편 콕 집어 SF 장르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들도 있다. 나는 이런 ‘장르 창작론’을 정말 좋아한다. 그냥 작가 에세이라고 생각하며 읽어도 재미있고, 같은 장르 작가들이 쓰는 책이면 공감도 되고, 무엇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앞서 내가 ‘SF란 무엇인가’의 미로에서 헤맸던 경험을 이야기했는데, 꼭 SF가 아니더라도 각 장르에는 장르가 축적해온 역사와 도구, 그리고 개별적 미학이 있으며 그것들을 잘 파악하는 일은 창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장르의 도구를 전혀 모르면 새롭게 쓰기도 어렵다. 본격 문학에서 작품을 평가하는 미학적 틀을 그대로 SF로 가져오면 잘 작동하지 않는데, 본격 문학의 기준에 맞추어 잘 쓰려고 해봤자 어중간한 결과물이 나올 뿐이다. 사실 그런 것쯤 잘 몰라도 뛰어난 작품을 써내는 작가도 많지만, 나는 잘 모르고도 잘 쓰는 계열은 아니었으므로, SF 비평 또는 SF 창작론을 자주 찾아 읽었다.
이런 류 책 중에 가장 먼저 접한 건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였는데, SF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아시모프의 로봇 공학의 3원칙’이라고 하면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그 아이작 아시모프다. 이 책은 아시모프의 SF 장르론, SF 창작론, 그리고 몇 편의 소설을 묶어 아주 두툼한데, 지금은 절판되어 새 책을 구하기는 어렵지만, SF 창작에 관심이 있다면, 도서관 상호 대차 서비스를 이용해서라도 읽어볼 만하다. 솔직하고 유쾌한 아시모프의 필치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고, SF의 주요한 테마나 도구에 대한 생각도 수십 년 전의 글이지만 그다지 녹슬지 않았다.
올슨 스콧 카드의 『당신도 해리 포터를 쓸 수 있다』 또한 어울리지 않는 번역 제목과, 절판이라는 슬픈 운명을 지닌 책이지만 SF와 판타지에 확실하게 초점을 맞춘, SF 작가로서 배울 점이 무척 많은 책이다. 한편 접근성이 훨씬 좋으며 SF의 주요 테마를 살펴볼 수 있는 책으로 이경희의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가 있다. 앞쪽에 실린 에세이도 물론 재미있지만, 시작하는 창작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 뒤쪽의 ‘SF 소백과 사전’이다. 부록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거의 본문 두께다. 항성 간 여행, 외계 문명과의 접촉 같은 테마, 그리고 인공 중력 같은 소도구에 관해 설명하고 참고 작품들을 가볍게 소개한다.
『넷플릭스처럼 쓴다』라는 책이 있다. 약간 엉뚱하게 느껴지는 지금 제목과는 달리 예전에 『NOW WRITE 장르 글쓰기 1: SF·판타지·공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예전 버전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사변 소설(Speculative Fiction)에 초점을 맞춘 작법서다. 아이디어 얻는 법, 제목 짓는 법 등 꼭 필요하지만,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기 어려운 조언들과, 인물을 우주로 데려가는 법, 공포심을 조성하는 법, 상상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법 등 장르 창작에 특화된 조언들로 채워져 있다. 여러 작가가 각자 따로 쓴 장르론, 혹은 창작론 에세이를 묶은 것인데, 이런 책이 으레 그렇듯 지금 자신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면 해결의 단서 하나 정도는 얻어갈 수 있을 법한 구성이다.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한 장르가 진정으로 번영한다고 말하기 위해선 소설뿐만 아니라 그 장르와 관련된 논픽션 출간이 활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극히 드문 천재들이나 온갖 작품을 섭렵해온 마니아를 제외한 보통의 작가들은 이미 나와 있는 자료와 지침서를 쥐고 장르 세계를 탐색해야 하는데, 그 지침이 될 만한 책들이 없다면 잔뜩 헤매며 시간 낭비를 할 수밖에.
영미권 SF·판타지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인 휴고상도 소설 외에 ‘최우수 관련 작업(Best Related Work)’이라는 부문으로 각종 SF 사전과 장르론, 작법서, 비평, 에세이 중 하나를 선정해 매년 상을 주고 있다. 이 수상작과 후보 목록은 너무나 흥미롭지만, 국내 출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책으로 가득해서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다만 나는 역시 운이 좋은 편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도 SF 논픽션 출간이 급증하고 있다. 번역서와 국내 저자의 책 모두 늘어났다. 책이 팔려야 출판사에서 더 내줄 텐데 하는 걱정에 출판사들이 시키지도 않은 영업을 뛰고 있지만(효과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지금은 이 시기를 즐기고 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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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1993년생.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원통 안의 소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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