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항상 짐을 얹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G. 김민섭, 남궁인 작가)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48회)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지금 제 옆에 경계인의 시선으로 글을 쓰겠다, 고 말하는 에세이스트 김민섭 작가님과 ’남궁재간체’의 신세계를 연 남궁인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2020. 08. 13)
“그거 정말 쓸데없는 일이잖아” 라는 말을, 나는 절대로 하지 않으려 한다. 그게 씨앗을 모은다든지 사진을 오려 붙이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쓸데없는 일들도 결국 여러 고리로서 연결되며 언젠가는 정말로 쓸 데 있는 장소에 더욱 단단하게 다다르는 법이다. 오늘의 쓸데없음으로 인해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다시 가장 쓸 데 있어 보이는 어느 자리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책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중 김민섭 작가님의 글 ‘모두의 쓸데없음을 존중하며’에서 한 부분을 읽어드렸습니다. 쓸데없는 것 따로, 쓸 데 있는 것 따로가 아니라 ‘쓸데없음으로 인해’, ‘가장 쓸 데 있어 보이는’ 자리에서 만날 것이다, 라는 말이 유독 응원이 되는 나날입니다. ‘반드시’, ‘다시’, ‘가장’이라는 부사가 마지막 단락에 나오는데요.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절실한 부사가 아닌가 싶어요. “그거 쓸데없는 일이잖아”라는 말이 어디선가 들린다면, 혹 그게 아니라도 내 안에서 그 말이 들려온다면 김민섭 작가님의 이 말을 함께 떠올려봐요. 그리고 오늘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에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를 쓴 일곱 명의 작가를 대표해 김민섭 작가님과 남궁인 작가님이 출연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오은: 먼저 김민섭 작가님이 말하는 ‘경계인의 시선’은 어떤 것인지 들려주세요.
김민섭: 5년 전까지는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었는데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을 쓰면서 대학에서 나오게 됐어요. 그러면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했죠. 대학에서 공부도 오래 했지만 첫 책을 쓰기 전에도 인터넷 게시판에 가벼운 글을 써왔거든요. 가장 가벼운 글부터 가장 무거운 글까지 써본 셈이니까 어떤 위치에서 글을 쓸지 고민을 한 거예요. 또 오전에는 맥도날드에서 물류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식으로 대학의 안과 밖을 경험하다 보니 강의실이나 연구실이 대학에만 있지 않고, 지도교수 역시 마음 먹기에 따라 누구든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 발 물러서서 사회를 바라보는 경계인의 시선에서 글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고요. 너무 포장한 것 같아서 민망하긴 하네요.(웃음)
오은: 이어서 남궁인 작가님의 ‘남궁재간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지 얘기해주세요.
남궁인: 글 쓰는 일을 오랜 취미로 삼고 살다가 응급실에서 직면한 것들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를 작가로 생각하게 됐어요.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제법 안온한 날들』까지 모두 응급실을 주시하는 시선으로 써온 글인데요. 이번에는 저의 글 스펙트럼 중에도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만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쓴 거예요. 뇌 주름이 시키는 대로(웃음) 쓰는 작업을 한 번 해봤고요. 그 결과 ‘남궁재간체’라는 발랄한 문체가 탄생했습니다.
오은: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가 처음에 어떻게 기획된 것인가요?
김민섭: 1월이나 2월이었을 텐데요. 정지우 작가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메일링 구독 서비스를 해보고 싶은데 둘이 같이 해보면 어떻겠느냐고요. 그 말을 듣고 이왕 하는 거 매일 한 편씩 7명의 작가가 보내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좋아하는 작가를 모아보기로 했고요. 제안을 받은 작가 분들이 거의 거절하지 않고 함께 하겠다고 해주셨어요. 마침 ‘북크루’라고 독자가 작가를 초청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가 몇 작가 분들과 만들어뒀던 터라 그곳에서 서비스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됐죠.
오은: 남궁인 작가님은 섭외 당시 외국에 계셔서 사실 확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라인업에 올라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남궁인: 당시 신장 위구르 지역 최북단 카나스 호수 앞에 있었어요. 멀리 있는 걸 다들 아니까 가족도 전화를 하지 않을 때였는데요. 열흘 만에 처음 걸려온 전화가 김민섭 작가님의 전화였어요. 받았더니 일을 같이 하자는 거예요. 반갑고, 기분도 좋고 해서 “긍정적으로 고려하겠습니다”라고 하고 끊었죠. 그 뒤로 코로나도 겹치고 해서 연락이 안 됐어요. 20일 만에 한국에 돌아왔더니 홍보가 다 나가 있더라고요.(웃음) 지금까지도 몰랐어요. 정지우 작가님과 둘이서 동방신기처럼 하려다가 일곱 명을 만들어서 BTS처럼 했다는 사실을요.
오은: 작가 소개를 해야 할 시간인데요. 남궁인 작가님은 출연을 하셨었기 때문에 특별히 ‘작가를 묻는다’ 코너를 만들었어요. 김민섭 작가님은 첫 출연이시니까요. 이번 한 번만 진행하는 깜짝 코너고요. 남궁인 작가님도 혹시 김민섭 작가님께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먼저 김민섭 작가님은 비를 무척 싫어하신대요. 지금도 그런가요?
김민섭: 지금도 비를 너무 싫어해요. 오늘 서울에 폭우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어서 <오은의 옹기종기> 녹음을 원격으로 할 수는 없는지(웃음) 생각했을 정도예요. 저는 제 몸이 젖는 느낌이 가장 싫어하는 질감 중 하나고요. 축축한 날, 비 오는 날, 싫어해요.
오은: 남궁인 작가님은 시인이 꿈이었던 적이 있다고 해요. 한편 김민섭 작가님은 소설가가 꿈이었다고 하거든요. 최근 『당신의 떡볶이로부터』라는 앤솔로지에 짧은 소설을 발표하기도 하셨죠.
김민섭: 초등학생 시절부터 소설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저는 국어가 제일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했고, 놀랍게도 국어만 잘하면 서울대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는 걸 고등학교 2학년 모의고사를 보고 알았죠. 그렇지만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은 계속 갖고 있었는데요. 고3 때 자기소개서에 쓴 마지막 문장도 아직 기억이 나거든요. “소설가가 되고 싶다. 글을 써서 밥을 먹고 살고 싶다”라는 패기 넘치는 문장이었어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제가 언제 그런 생각을 했지 싶을 만큼 그런 것과 멀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계속 꿈으로는 남아 있었고요. 대학원 당시 사귀던 친구에게도 “나는 대학원생이고 앞으로도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할 것 같아. 우리가 멋진 집을 얻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소설집은 꼭 선물하고 싶어”라고 얘기한 기억이 있어요.
오은: 남궁인 작가님도 소설을 쓰고 싶은 생각이 있으시죠?
남궁인: 네, 예전에도 소설을 쓰고 싶었고요. 지금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어요. 언젠가 첫 문장을 쓰게 되면 소설이 풀려 나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만 있습니다.
오은: 김민섭 작가님은 ‘정미소’라는 출판사를 하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를 정미소에서 출간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김민섭: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째, 정미소는 만들 때 생각한 것이 출판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는, 그러나 제가 정말 좋아하는 글을 쓰는 작가님들께 같이 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자는 것이었어요. 젊은 작가의 첫 책 내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요. 이번 책에 함께 한 작가들 경우에는 그간 출간한 저서를 모으면 30권은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내는 건 뭔가 해치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둘째는 잘 팔 자신이 없었어요. 워낙 좋은 글을 쓰시는 분들에게 제가 얹혀 가게 된 것이고, 책을 내면 당연히 어느 정도 팔리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요. 정미소에서 출간하기에는 다른 분들께 죄송했어요. 조금이라도 더 이 책을 잘 만들 수 있는 출판사와 하는 게 안 미안하겠다(웃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은: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의 기획에도 참여하시고, 프로젝트의 수장이기도 했던 김민섭 작가님께서 이 책에 대해 직접 소개해 주시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김민섭: 독자를 기다릴 게 아니라 독자를 만들어서 글을 보내보자는 생각에 메일링 서비스를 하게 됐고요. 정지우 작가님과 둘이 할 게 아니라 일곱 명이 같이 하기로 해서 작가들이 모이게 됐어요. ‘언젠가’라는 큰 틀을 정해서 각 작가가 ‘언젠가 비’처럼 주제를 정해서 쓰기로 했는데요. ‘언젠가’라는 부사가 생각보다 작가들에게서 많은 것을 끌어낼 수 있겠더라고요. 만약 ‘언젠가 죽음’이라고 할 때 과거에 죽고 싶었던 어느 날을 떠올릴 수도 있고, 미래에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한 글을 쓸 수도 있는 거잖아요. 과거와 미래, 현재까지 주제를 포괄할 수 있는 방식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정하고 3개월 동안 메일링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출간 제안을 받았는데요. 책이 나오고 몇 개월이 지나면 이 글의 저작권을 작가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하셨어요. 그 제안이 감사하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해서 웅진과 함께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라는 책을 내게 됐습니다.
오은: 참여 작가가 돌아가면서 주제를 제시했잖아요. 그 중 남궁인 작가님은 난이도가 가장 높은 주제를 제시했어요.
남궁인: 저는 작가님들이 재미있고 발랄한 주제를 던져주실 줄 알았어요. 스펙트럼이 다들 넓은 분들이니까요. 그런데 주제가 ‘작가’, ‘비’, ‘방’, ‘커피’ 등이었잖아요. 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발랄한 주제를 이 좋은 작가 분들에게 던져주고, 뭔가 골탕 먹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래서 ‘나의 진정한 친구 뿌팟퐁커리’를 제시했죠. 심지어 저도 도저히 구상이 안 되는 주제였는데요. 일단 던진 거였어요.
김민섭: ‘뿌팟퐁커리’ 주제가 나왔을 때 ‘북크루’ 편집자가 엄청 걱정을 했어요. 어떤 게 나올까, 하고요. 그런데 편집자의 말에 따르면 이 주제가 나오고 작가들의 포텐이 터지기 시작했다고 해요. 물론 그동안에도 좋은 글을 보내주셨지만 이 글부터 뭔가가 내면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했던 거죠.
남궁인: 저마다의 당황함과 글을 풀어나가는 슬기로움, 지혜가 그 글에서 다들 돋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걸 보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오은 시인님의 글도 그랬죠. 처음에는 당황한 것이 느껴졌는데 뒤로 가면서 전 애인과의 일화를 말씀하셨잖아요. ‘이렇게 좋은 소재가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각자의 스타일대로 그 황당한 주제에 대처하는 게 관전 포인트였어요.
김민섭: 그때 구독자 반응도 폭발을 했어요. 기억 나는 독자 반응이 ‘작가가 왜 작가인지 알았다’는 거거든요. 도저히 쓸 수 없는 주제도 쓰니까 작가구나, 하는 반응들이 굉장히 많이 왔었어요.
오은: 그런데 연재라는 게 사실 쉽지 않잖아요. 기본적으로 다른 원고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매주 한 편의 글을 써야 하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거든요. 두 분은 연재가 힘들진 않으셨어요?
김민섭: 항상 짐을 얹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하나의 책만 신경 써야 하면 그나마 괜찮은데 여러 개의 짐을 얹고 있으니 뭐부터 털어야 하지, 싶었어요. 턴다는 표현은 나쁜 표현이지만 쓸 수밖에 없어요. 짐을 털어 내야 하는 기분이 됐거든요. 이 연재를 하는 동안은 머릿속에 여러 방을 만들어두고 계속해서 뭔가를 집어 넣어야 하는 기분이었죠.
남궁인: 저는 글쓰기에 부침이 있던 때라 이 마감을 동력으로 삼자고 생각했어요. ‘남궁재간체’를 포인트로 잡고 편안한 글쓰기를 하자는 생각이었는데요. 마감이 매주 있을 때는 사실 마감이라는 돌덩이가 나와 계속 같이 걸어가는 느낌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덩이를 자유롭게 녹여서 글을 완성하자고 생각했고요. 저는 재미있었어요.
오은: 제 이야기를 붙이자면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는 백일장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겠구나, 생각했어요. 백일장에 나가면 주제를 주잖아요. 저는 당황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연재 역시 주제를 받아서 그에 대해 써야 했으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해온 글쓰기는 딱히 소재가 있지 않고 그냥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거였거든요. 특정한 키워드에 맞춰 글을 써야 하는데 게다가 나만의 개성까지 얹어야 하는 게 큰 부담이었어요. 아마 제가 마감을 가장 많이 어겼을지 모르겠어요.(웃음)
김민섭: 더 늦었던 사람이 사실 있긴 합니다. 저예요.(웃음) 죄송합니다.
오은: 두 분의 글을 읽으며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쓰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었어요. 두 분에게 쓴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
김민섭: 어떤 상황을 나만의 언어로 제대로 기록하게 됐을 때 내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같은 상황을 두고도 나의 언어로 기록,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주는 것 같거든요. 자기 언어를 갖게 된 후에는 무서운 게 별로 없어지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힘을 기르는 것으로 자존감을 획득하게 될 텐데요. 저는 어떤 상황을 내 언어로 통제하고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자존감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남궁인: 내가 경험하고 본 것들을 다 기록해두는 것이 글 쓰는 사람의 자아인 것 같아요. 인생을 다 살면 그만큼의 글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고요. 또 그것들을 다 써놓고 세상을 떠나야지, 라는 의무감으로 살고 있어요.
오은: 김민섭 작가님은 지금까지 매년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해오셨어요. 가령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가 있었고요. 이 연재 프로젝트도 그렇죠. 또 어떤 일을 궁리하고 있을지 궁금해져요.
김민섭: 대학에서 나온 지 5년 정도가 지났는데요. 매년 그 해를 규정할 재미있는 일이 하나씩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게 “이번엔 뭘 계획하고 있어?”라고 묻기도 하는데요. 사실 기획하고 한 일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겁이 많은 사람이에요. 사람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었는데요. 언젠가부터 바뀌었어요. 내가 나로서 즐거운 일을 행복하게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내 곁으로 온다는 걸 알았거든요. 작은 모닥불이 돼서 즐거운 일을 하면 누군가가 곁에 와서 앉겠다, 나는 그런 연결을 만들어내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제가 즐거운 일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어요.
오은: 남궁인 작가님은 늘 부단히 이동하시는 분이에요.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당분간 해외에 나갈 계획은 없으시겠지만요. 어딘가 갈 수 있다면 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남궁인: 일단 어디라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코로나로 고통 받는 분들을 워낙 많이 보니까요. 어서 종식되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오은: <오은의 옹기종기> 공식 질문을 드릴게요. ‘<책읽아웃> 청취자에게 영업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을 말씀해주세요.
김민섭: 사실 이렇게 책을 추천할 기회가 오면 알려야겠다 싶은 작가를 알리는 게 좋은 일인 걸 아는데요. 그래도 이 책이 제 인생의 책이기 때문에 소개하고 싶어요. 『슬램덩크』라는 만화책인데요. 그 중에서도 마지막 세 권을 추천해요. 전국대회 마지막 3차전을 다룬 부분인데요. 살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꼭 그 부분을 다시 읽었거든요. 중요한 미팅을 앞두거나 논문 본심, 결혼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그 책의 마지막을 읽고 나면 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이 들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어요. 지금도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꼭 읽는 책이기에 추천합니다.
남궁인: 최근 ‘빅토르 위고’ 관련 행사가 있어서 『레미제라블』을 읽었어요. 대단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익히 알고 있는 영화나 뮤지컬과는 다른 디테일과 문학적 집념이 엄청난 책이어서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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