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멀쩡한 티셔츠에 낙서하지?
2011년 5월27일 대학로에 있는 W카페에서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저자 김수영 씨가 ‘꿈워크숍’을 열었다. 애초 참가 예정인원은 20명이었다. 하지만 2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을 희망했고 계획한 인원보다 많은 30여 명이 워크숍에 참가했다. 행사를 기획한 웅진출판사 담당자는
“행사에 초대받지 못한 독자 중 상당수가 왜 자신은 안 뽑혔는지 문의해 왔다. 저자 강연회를 여러 차례 진행해 봤지만, 이번처럼 많은 문의를 받은 것도 처음이다.”며 김수영 저자에 대한 독자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여러분, 저는 떠납니다. 1년 뒤에 만나요.
‘꿈 워크숍’은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날 워크숍을 이끈 김수영 씨는 굴곡 많은 삶을 살았다. 중학교 중퇴, 실업계 출신 명문대 진학, 골드만 삭스 입사, 암 투병, 로열더치쉘 입사. 이런 사연을 담은 그녀의 책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는 출간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다. 최근 그녀는 아이유와 함께 여수 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을 얘기하며 김수영 씨는
“나는 이제 아이유와 동급이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쉬지 않고 달리기만 했을 것 같은 삶. 화려한 인생을 가능하게 한 게 바로 꿈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담은 리스트를 만들었고 실행해 나갔다. 2011년 6월부터는 런던에서 서울까지 1년간 육로로 여행하며 사람들의 꿈을 인터뷰하는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긴다.
‘꿈 워크숍’에서 김수영 씨는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독자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5단계로 구성한 워크숍을 이끌었다. 보통의 저자 강연회에 비해 2배 정도 긴 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으로 프로그램에 임했다.
자신의 꿈을 일깨우는 꿈 워크숍
첫 번째는 엘리베이터 스피치(Elevator Speech)였다. 김수영 저자가 물었다. 참가한 모든 사람이 자신을 15초 안에 표현하는 미션이 바로 엘리베이터 스피치. 출판사에서 준비한 티셔츠에 그림이나 문자로 자신을 정리한 뒤, 각자가 자신을 소개했다.
“여러분은 누구를 만나고 싶으세요?” 이곳저곳에서 누구나 알 만한 이름이 나왔다. 김수영, 한비야, 손미나, 김제동…… 그 사람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고 가정해 보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을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허락된 시간은 15초. 15초 안에 자신을 표현해 보라. 이렇게 15초 자기소개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는 스피드 드림 데이팅(Speed Dream Dating)이다. 여기서는 참가자가 맘에 드는 상대방을 찾아 30초 동안 이야기한다. 1명의 상대방이 아니라 총 5명의 상대방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방법은 자신의 꿈을 끄집어내기 위해 탁월하다는 게 김수영 저자의 설명이다. 15초 자기소개로 서로의 안면을 튼 덕분에 사람들은 어색해하지 않고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코칭이다. 코칭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수영 씨는 컨설팅과 멘토링, 코칭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상담받는 자가 상담하는 사람에게 100%를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생을 컨설팅으로 접근하면 위험하다고 저자는 말했다. 인생은 다른 사람이 살 수 없다. 전적으로 모든 걸 다른 사람에게 맡긴 뒤, 그 인생이 잘못되면 평생 컨설턴트 욕만 한다고 그녀는 지적한다. 반면 멘토링은 상담받는 자와 상담하는 자의 비중이 50:50이다. 컨설팅과 멘토링에 비해 코칭은 상당받는 사람이 모든 걸 스스로 끄집어내는 데 역점을 둔다. 코치의 역할은 단순히 듣는 것. 결국 자신이 모든 문제에 해답을 내야 한다. 코칭에서 코치가 던지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목표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목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나.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자신이 목표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네 번째는 카메라에 하는 약속(Promis to the Camera)이다. 10분간의 코칭이 끝난 뒤 김수영 씨는 카메라를 준비했다. 자기소개에서 코칭에 이르는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한 참가자는 자신의 꿈을 정리하여 카메라 앞에 발언한다. 카메라는 저자가 직접 잡았다. 촬영한 영상이 공중파 방송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김수영 씨는 자신이 기획중인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늘 참가한 사람 중 일부를 1년 뒤에 찾아갈 것이며, 그때 이 영상이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 앞에 선 참가자는 구체적으로 꿈을 말하고, 그 꿈을 실현했다는 증거를 어떤 식으로 제시할지 밝혔다.
다섯 번째는 다른 사람 꿈을 응원하기(Wrap Up)다. 워크숍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일정이다. 이제 모든 사람의 꿈을 알게 된 참가자는 다른 사람의 등에 응원의 메시지를 적는다. 이로써 3시간 동안 계속된 ‘꿈워크숍’은 끝을 맺었다. 자, 이제 왜 사람들이 멀쩡한 티셔츠에 낙서했는지 짐작하겠는가. 이들의 티셔츠를 장식한 건 낙서가 아니라 꿈이었다.
김수영 씨는
“원래 제대로 꿈워크숍을 하려면 1박2일, 2박3일은 해야 한다.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한편,
“정말 중요한 건 여러분의 꿈이다. 1년 후 모두가 꿈을 이룬 즐거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약한다”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1년 뒤, 이 자리에서 파티를 열겠습니다!
‘꿈워크숍’의 주인공은 독자였다. 행사에 참석한 독자의 꿈은 다양했다. 비키니 화보 찍기, 자신이 원하는 대학 진학하기, 자신의 이름으로 된 브랜드 갖기, 책 하루에 한 권씩 읽기, 안나푸르나로 회사 식구들과 함께 떠나기, 기타 등등. 꿈을 이룬 사람이 10명 이상이면, 1년 뒤 이 자리에서 특별 파티를 연다고 하니, 2012년 5월 27일을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