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책보고

스위스 태생의 일러스트레이터 바르자 라바터(1913-2007)는 고전 동화들을 시각적으로 기호화하여 낯설게 하는 일러스트와 아코디언 형태의 책들로 유명하다. 등장인물을 점이나 선, 면, 색깔로 표현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들을 제작했다.
이 그림책 시리즈는 각각의 색깔과 기호들이 상징하는 인물들을 머리 속에서 그리며 읽는 색다른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다. <Le Petit Chaperon Rouge 빨간 모자>는 그 중에서도 그녀의 대표작이자 시리즈의 시작이다.

<Le Petit Chaperon Rouge 빨간 모자>
<Cendrillon 신데렐라>

목판화의 대가인 안토니오 프라스코니(1919-2013, 미국)는 목판화로 그림책, 포스터, 광고 지면 등 폭넓은 활동을 하며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의 가정에서 태어나 남미에서 자라고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다국어로 된 그림책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거친 선의 목판화와 단순한 색감을 가진 그의 작품들은 강한 전달력을 가진다.

<A Sunday In Monterey> 몬테레이 해안의 일요일 풍경을 담은 콘서티나 북으로 작지만 다 펼치면 길이가 약 3미터에 달한다. 검은 그림 위에 부분적으로 컬러를 사용해 풍경을 생동감 있게 그렸다.

<FRASCONI KALEIDOSCOPE> 프라스코니가 1968년 우루과이 대표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한 것을 기념하여 그의 목판화 중에서 대표작을 골라 묶은 작품집으로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브루노 무나리는 1907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9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회화와 조각, 디자인, 건축, 그림책, 어린이 조형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던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이다. <안개 속의 서커스>는 그의 대표 그림책 중 하나이다.
안개에 쌓인 밀라노를 표현하는 반투명의 트레이싱 페이퍼, 자유롭게 커팅한 색지들, 작은 구멍들, 단순화된 일러스트 등 책을 만드는 데도 브루노 무나리의 모험 정신은 여지 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후에 다른 디자이너들이 책을 만들 때 전형으로 남게 되었다.

밝고 강렬한 색상과 기하학적 형태의 사용으로 유명한 오르피즘의 창시자인 소니아 들로네(1885-1979, 프랑스/우크라이나)가 그린 그림책이다. 빨간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과 검은색 등의 환상적인 색상 조합으로 그려진 알파벳들이 춤 추듯 밝고 역동적이다. 아동들은 알파벳을 즐겁게 익히고 어른들은 뛰어난 예술가의 그림을 즐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