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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구조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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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자들

대규모의 대륙이동을 기반으로 하는 판구조론의 요점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으며, 대서양 주변의 해안선 윤곽을 서로 맞추어 보는 일은 오래 전부터 많은 자연주의 철학자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1620년 대서양 양편의 해안선 윤곽이 일치함을 주장했으며, 1858년 A. 스니데르 펠레그리니는 노아의 홍수를 대륙이 갈라져 나타난 현상으로 보았다. 그후 미국의 지질학자 프랭크 B. 테일러는 아시아와 유럽의 조산대들이 대륙이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가정했다.

그의 해석은 판의 충돌에 대한 오늘날의 생각과 매우 유사했지만 곧 망각 속에 묻혀버렸다.

베게너와 대륙표이설

대륙표이설의 개념은 기상학자로도 유명한 독일의 알프레트 베게너에 의해 최초로 공식화되었다.

1910년 베게너는 대서양 양쪽의 해안선 윤곽이 유사하다는 사실에 기초해 후기 고생대에는 하나의 커다란 초대륙이 존재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초대륙을 판게아라고 명명했다. 중생대에 초대륙이 갈라졌으며 이때 대서양과 인도양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했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지질학적·고생물학적 자료들을 수집했다.

1912년 그는 강의에서 대륙표이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몇 가지 증거들을 발표했으며, 3년 후에 저서 〈대륙과 바다의 기원 Die Entstehung der Kontinente und Ozeane〉(1915)에 대륙표이설의 내용을 수록했다. 작은 대륙들 몇 개가 모여 초대륙을 구성했다는 생각은 19세기 후반에 오스트리아의 지질학자인 에두아르트 쥐스에 의해서도 제안된 바 있다. 그는 남반구에는 곤드와나라고 하는 거대한 대륙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후에 곤드와나가 가라앉아 대서양과 인도양을 형성했다고 추정했다.

그의 이론은 1800년대 후반까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미 지각평형설이 알려져 있었으며, 따라서 커다란 대륙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베게너는 이러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대륙의 침강 대신 표이를 이용한 대륙표이설을 도입했다.

베게너는 대륙표이설을 주장하면서 이 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많은 자료들을 제시했다.

그는 대서양을 중심으로 양쪽 연안 지층들의 층서가 유사하고 조산대가 연속성을 보인다는 점을 들었는데, 이 증거는 오늘날에도 상당히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만약 대륙들이 맨틀 내에서 상하운동을 할 수 있다면 이와 유사하게 수평방향으로도 운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륙표이를 일으킨 추진력으로 극의 표류와 서쪽으로 작용하는 기조력(起潮力)을 들었지만, 이러한 힘들은 대부분의 지질학자들에게는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베게너가 제안한 대륙표이설은 유럽의 많은 지질학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졌다. 영국의 아서 홈스는 대륙표이를 일으키는 추진력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1929년 맨틀의 대류를 제시했다. 맨틀 대류는 현재까지도 판의 이동을 일으키는 중요한 추진력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베게너의 대륙표이설은 남반구의 지질학자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특히 두 토이트는 평생 동안 대륙표이설을 받아들인 신봉자로서 베게너가 죽은 후에도 대륙표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의 증거를 수집했다.

고생대 말기에는 대륙들이 서로 붙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많은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증거들이 계속해서 알려지고 있다.

대서양 양쪽의 해안선 윤곽이 서로 들어맞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증거지만, 에드워드 불러드는 컴퓨터 분석을 통해 양쪽 해안선의 윤곽은 대륙 말단보다는 1,000m 수심의 등심선에서 더욱 잘 들어맞는다고 주장했다. 남반구의 대륙들과 인도에 나타나는 고생대 지층의 층서가 서로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도 대륙이동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인용되어왔다.

이러한 남반구 대륙들의 공통적인 층서를 곤드와나 층서라고 한다. 곤드와나 층서는 하부로부터 표석점토·사암·함탄층의 순서로 되어 있다.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이 개발됨에 따라, 남서대양의 양쪽 대륙에 나타나는 선캄브리아기 육괴들의 조성과 연령이 서로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선캄브리아기에 하나의 대륙핵이 존재했다가 후에 갈라졌음을 지시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많은 지질학자들이 판구조론을 수용하게 되었지만, 상당수의 지질학자들은 대륙표이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국의 지구물리학자인 해럴드 제프리스는 맨틀의 강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륙의 표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으며, 북아메리카에서는 거의 모든 학자들이 베게너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륙이동설이 상당한 증거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질학자들이 이를 부정하게 된 이유는 대륙이동의 추진력이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고지자기·극이동·대륙표이

암석들이 형성될 당시의 자기장에 대한 기록을 보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왔다.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영국의 스탠리 K. 렁컨을 비롯한 지구물리학자들은 고지자기(古地磁氣) 연구를 통해 유럽 대륙을 기준으로 북자극의 위치가 시대에 따라 이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사실은 자극의 위치가 변했거나, 유럽 대륙이 고정되어 있는 자극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움직였음을 의미했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륙표이나 극이동(極移動)의 채택이 필요하게 되었다.

곧 다른 대륙에서도 고지자기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그결과 유럽 대륙에서의 극이동 경로와 다른 대륙들에서의 극이동 경로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여러 개의 자극이 개별적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대륙표이가 극이동의 합리적인 설명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베게너가 주장한 대로 대륙들을 서로 합쳤을 경우에는 여러 대륙들의 극이동 경로가 일치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는데, 이 역시 대륙표이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이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에 주목하여 대륙표이설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질학자들이 여전히 고지자기 자료를 신뢰하지 못했는데, 이는 고지자기 측정에 대한 기술상의 문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후에 고지자기에 대한 측정기술이 개선되면서 고지자기는 대륙표이설을 강하게 뒷받침하게 되었으며, 과거의 고지리를 복원하는 주요도구로 이용되었다.

판구조론의 형성과 탄생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해양저에 대한 연구는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특히 미국의 브루스 C. 히전과 헨리 W. 머나드의 노력에 힘입어 해양저의 많은 특성이 밝혀지게 되었다.

해양분지는 여러 특성에 있어 대륙과 다르다. 중앙해령은 해양저에 형성된 넓고 긴 산맥으로 해수면 아래 2.5~3km 정도 솟아 있으며, 너비는 수백에서 1,000km 이상까지 달한다. 정상부는 울퉁불퉁하며, 용암류가 분출하고 열류량이 높으며 천발지진이 발생하는 열곡을 동반한다.

해구(海溝)는 길고 좁으며 매우 깊은 일종의 함몰대로서, 주로 태평양 주변에서 나타난다.

해구는 열류량이 낮고 두꺼운 퇴적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심발지진이 일어나는 베니호프 대의 상부 말단에 놓여 있다. 해구는 남아메리카에서와 같이 대륙과 접해 있기도 하고, 남서태평양에서처럼 해양 중앙에 있기도 한다. 파쇄대(破碎帶)는 중앙해령과 해구를 절단하는 구조로서, 해령축에 대해 수직으로 발달한 해령 정상부와 곡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쇄대에서는 화산활동이 일어나지 않으며, 지진은 절단된 해령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3가지 유형의 해저지형의 존재는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에 들어 명확하게 밝혀졌으며, 따라서 지역적인 성인론보다는 전지구적인 성인론이 필요하게 되었다. 해리 H. 헤스는 맨틀 대류설을 이용해, 중앙해령은 맨틀 대류가 상승하여 갈라지는 곳의 지표면에 나타나고, 해구, 베니호프 대, 호상열도는 맨틀 대류가 하강하는 곳에 나타난다고 했다.

중앙해령의 정상부에는 새로운 해양지각이 생성되어 측방으로 이동하면서 냉각되고 침강하다가, 결국에는 해구 근처에서 소멸되는 것으로 설명했다. 또한 해양지각의 연령은 중앙해령의 정상부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증가하고, 결국에는 소멸되기 때문에 아주 오래된 해양지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이러한 설명은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문제, 즉 해양지각에서는 중생대 이후의 새로운 암석만이 나타나는 반면, 대륙지각에서는 그 이전의 오래된 암석들도 나타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었다.

헤스의 모델은 많은 해양지질학자들에 의한 관찰사실과 잘 들어맞아 많은 해앙지질학자들이 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헤스의 모델은 후에 미국의 해양학자 로버트 S. 디츠에 의해 해저확장설로 명명되었다. 해령의 정상부에서 해양지각이 생성된다는 사실과 이들이 곧 측방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여졌으나, 파쇄대는 암괴를 측방으로 전위시키는 주향이동단층으로 이해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해석은 많은 파쇄대들이 대륙주변부에서 갑자기 끝난다는 점을 설명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캐나다의 지질학자 J.T. 투조 윌슨이 해결했는데, 그는 2개의 해령축 사이에 나타나는 전위부는 초기부터 존재하며 각 해령축에서는 새로운 지각이 생성되어 측방으로 이동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령축의 암괴는 정상부 사이의 파쇄대를 따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며, 이러한 이동은 해령축이 정지상태로 있는 경우에도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해령축을 벗어난 지점에 인접해 있는 지각은 서로 평행하게 움직이며, 결국에는 해구에서 섭입된다고 주장했다. 윌슨은 이러한 파쇄대를 변환단층이라고 명명했으며, 이러한 단층에서의 지진활동은 해령축들 사이에서만 제한되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그의 이러한 가정은 관찰결과와도 잘 부합된다.

해저확장설은 해령으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해양지각의 연령이 증가한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을 필요로 했다.

윌슨은 대서양의 화산섬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으나, 실제로 이런 섬들은 적었고 용암과 화산재의 특성상 그들의 형성방향을 확정하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추가적인 증거가 요구되었는데, 이는 해양지각에 대한 자기탐사 자료로부터 얻어졌다. 1961년 아서 D.래프와 로널드 G.메이슨은 태평양 동부 연안에 대한 자기탐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자료에 의하면, 해양에서의 자기이상은 지구자기장의 평균자기장보다 높거나 낮은 자기대가 규칙적으로 반복되어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정(正)이상과 부(負)이상은 중앙해령의 축에 대해 평행하게 선상으로 배열하는 양상을 띠었다. 자기이상은 파쇄대에 의해 분기되며 중앙해령을 중심으로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여준다.

헤스는 감람암질 맨틀이 수화작용을 받아 해양지각을 형성하는 것으로 간주했는데, 이 경우에는 규칙적인 자기이상이 형성될 수 없다. 따라서 맨틀의 부분용융이 현무암질 마그마를 형성하고 현무암질 마그마가 지구의 자기장을 기록할 수 있는 좋은 매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드러먼드 H. 매슈스와 프레더릭 J. 바인은 해양지각은 간헐적으로 자기장이 역전하는 상황에서 분출된 현무암으로 구성된다는 가정하에서 새로운 해양지각은 형성 당시의 자기장에 의해 자화(磁化)된다고 했다.

따라서 새로운 해양지각이 정상의 자기장에서 만들어질 경우에는 정이상을 갖고, 극성이 역전된 시기에 만들어질 경우에는 부이상을 갖게 된다고 했다. 또한 새로 만들어진 해양지각은 갈라져서 서로 반대방향으로 이동하여 현재 해양저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은 좌우대칭의 자기이상을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양지질학자들은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인정하여 해저확장을 실제의 지질학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지질학자들은 해저확장설을 해양지질학자들만의 관심사로 간주하여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

영국의 댄 P. 머켄지와 로버트 L.파커는 기하학적인 분석을 통해 이동하는 판은 단단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두꺼워 변형을 일으키지 않으며, 이들이 지구와 같은 구상체에서 운동할 경우에는 분기·수렴·변환 경계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운동과 같은 양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W. 모건은 판의 운동방향과 운동속도는 자기이상의 양상과 변환단층에 의해 기록된다고 주장했으며, 연약권 위에 놓여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온 판이 단단한 암석권 밑으로 약 100km가량 뻗어 있다고 주장했다. 1968년 프랑스의 지구물리학자 그자비에 르 피숑은 컴퓨터 분석을 통해 해령에서 생성되는 판의 양은 섭입대에서 수렴되는 양과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같은 해에 브라이언 아이작스를 비롯한 미국의 지구물리학자들은 판구조론을 '신지구조론'이라고 명명했으며, 지구의 모든 지진활동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판의 운동을 일으키는 추진력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섭입하는 지각에 의한 견인력, 해령에서 작용하는 미는 힘, 연약권에서 일어나는 대류, 기조력 등이 가능한 추진력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명확한 증거들이 부족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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