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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카 강과 볼가 강이 합류하는 퀴비셰프 저수지 상부 동쪽 연안에 위치하며, 좁은 골짜기들로 군데군데 끊어진 구릉지대를 따라 25㎞가량 뻗어 있다.

고대 카잔(이스케카잔)은 13세기말 킵차크 한국의 몽골족(타타르인)이 볼가 강 중류의 불가르 왕국을 정복한 뒤 세워졌다. 처음에는 카잔카 강에서 45㎞ 상류지역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14세기말 강어귀로 옮겨졌으며, 15세기 타타르인들이 분열된 후에는 독립 칸국[汗國]의 수도가 되었다. 당시의 중요한 교역 중심지로 볼가 강의 한 섬에서는 해마다 큰 장이 서기도 했다.

1469년 러시아의 이반 3세가 카잔을 정복했으나 그의 꼭두각시 칸들은 1504년 이곳의 러시아인들을 대량 학살했다. 공포왕 이반 4세는 오랜 포위 공격 끝에 1552년 카잔을 점령하고 칸국을 정복했다. 타타르인들의 옛 성은 러시아 성채로 재건되었다. 그 가운데 하얀 성벽과 탑들이 지금까지 현대 도시의 일부로 남아 있다.

1773~74년에 폭동이 일어나 도시의 대부분이 잿더미가 되었으나, 예카테리나 2세가 이를 복구하고 시가지를 격자형으로 재건했다. 이 시기(18세기)에 상트표트르 성당과 상트파벨 성당을 지었다.

시베리아가 개발되면서 카잔은 교역도시로서 중요해졌으며, 18세기에는 공업도 발달해 1900년경 카잔은 러시아에서 제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비누·가죽·신·모피 제조 등 몇몇 오래된 산업들은 지금도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밖에 정유업, 전기 및 정밀기계공업, 화학품 제조업 등이 새로운 산업으로 떠올랐으며, 아마와 식품제조업도 발달했다.

1920년 카잔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가 되었다. 문화·교육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1804년 카잔주립대학이 설립되어 수학자 N. I. 로바체프스키가 1827~46년에 학장을 역임했으며, 레오 톨스토이, 작곡가 M.A. 발라키레프, V.I. 레닌 등의 인물을 배출했다.

소련과학 아카데미의 지부와 음악학교, 그밖에 고등교육기관들이 있다. 타타르 오페라와 발레를 공연하는 극장, 타타르와 러시아 연극을 공연하는 극장, 음악협회, 유명한 타타르 박물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