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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온증의 증상과 초기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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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봄과 가을에 산행인구가 가장 많다. 꽃이 피고,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는 계절이 산에 오르기 좋은 날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 위의 기상은 그렇지 않다. 예상치 못한 혹한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이 바로 봄과 가을이다. 겨울에는 산 아래도 춥기 때문에 보온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만 봄과 가을에는 추위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 때문에 탈진에 의한 저체온증 사고가 봄과 가을에 많이 발생한다.

산행 중 이를 떨거나 소름이 돋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산의 기상조건에 체온을 빼앗겨 정상적인 체온을 유지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날씨가 춥거나 바람이 불 때 우리 몸은 체온을 급격히 빼앗기는데, 외부 환경이 어떠하든지 인간의 체온은 항상 36.5℃를 유지해야 한다. 빼앗기는 체온만큼 다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체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정상적인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체온이 36.5℃에서 35℃로 내려가면 이가 떨리고, 소름이 돋는 것이다. 이것은 신체의 마찰을 일으켜서라도 체온을 유지하려는 몸부림이자 저체온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저체온증에 이르면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격렬한 떨림 현상이 나타나며, 복잡한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감소한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옷을 꺼내어 껴입는데, 이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조치가 음식섭취다. 옷은 생산된 열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지 열을 생산해내는 기능은 없다. 연료가 없어 불이 꺼진 차가운 난로에 이불을 덮는다고 따뜻해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먹을 수 있는 기력마저 소진되었다면 보온병의 따뜻한 꿀물이라도 우선 마시는 것이 좋다.

이러한 초기 대처를 하지 못하고 체온을 계속해서 빼앗겨 33℃까지 내려간다면 보행이 불가능하고 발음이 부정확해진다. 이때 뇌 기능도 저하된다. 뇌는 신체 중 탄수화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탄수화물만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에너지의 고갈로 뇌 기능도 저하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뇌 기능 저하로 인해 잘 걷지 못하면서 실족과 추락사고로 연결되는 것이다.

31℃에 이르면 떨림 현상이 사라지고 무기력해지며, 30℃부터는 피부가 파래지고 호흡과 맥박이 감소하고 졸음이 쏟아지며 주요 장기의 기능, 운동능력, 정신력 등이 크게 저하된다. 그리고 25℃에 이르면 사망한다. 저체온증에 빠져든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2시간 정도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 해도 너무 맥없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저체온증의 응급처치

저체온증에 이르면 스스로 체온을 유지할 열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강제로 체온을 36.5℃로 끌어올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를 미리 체온으로 데운 침낭 속에 들어가게 하고, 젖은 옷을 모두 벗긴 후 동료가 침낭 속에 알몸으로 들어가 따뜻한 몸으로 감싸안는 피부접촉(skin to skin)이다. 산에서는 텐트를 치고 스토브로 안을 훈훈하게 한 다음 알몸 마사지를 해도 좋다. 그리고 따뜻한 꿀물이나 설탕물, 따뜻한 고탄수화물 유동식(미음, 죽, 수프 같은 음식)을 먹이도록 한다. 텐트나 스토브가 없을 때는 바람이 차단된 곳에서 모닥불을 피워 온기를 제공해준다. 잠들지 못하게 하고, 강한 정신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저체온증의 증상으로 인해 몸을 떨고 있는 사람에게 열을 올려준다고 술을 먹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잠깐은 신체의 열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효소를 분해하기 위해서 그나마 남아 있는 에너지를 빠른 시간에 소비하게 만들어버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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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집필자 소개

국립 목포대 레저스포츠학과 스포츠마케팅 석사과정 중이며, 코오롱등산학교 교육센터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중국 사천성 산악구조대 훈련교관, 한국산악회 이사,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전임강사로 참..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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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등산
똑똑한 등산 | 저자김성기 | cp명하서출판사 도서 소개

건강하고 안전한 등산을 위한 필수 지침서. 등산 전에 알아야 할 핵심 노하우를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다루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전체목차
Part 4. 산행 중의 에너지 저장과 소비 산행과 신체 에너지의 관계 산행식량 섭취와 준비방법
Part 7. 배낭 안의 필수품들 사계절 산행 시 필수품 가을·겨울 산행 시 추가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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